크고 우람하다. 지금까지 이런 SUV는 없었다. 대형 SUV인 현대 펠리세이드나 기아 모하비조차 익스페디션과 비교하면 한참 작다. 익스페디션은 길이×너비×높이(5335×2075×1945mm) 어느 하나 예사롭지 않다. ‘초대형 SUV’라고 부르는 게 합리적이다. 익스페디션은 7인승과 8인승으로 출시됐지만 가격은 똑같이 8240만원이다. 차에 올랐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3열이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위 공간에 주먹 하나가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심지어 미니밴조차) 3열에 앉으면 조금 갑갑하게 느껴지는데 익스페디션은 그런 기색이 없다. 편의를 위해 컵 홀더와 USB 포트, 송풍구를 구석구석 넣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V6 에코부스트 엔진이 맹렬한 소리를 내며 rpm을 높인다. 하지만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느낌은 없다. 익스페디션은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차다. 제동도 마찬가지다. 공차중량이 2648kg나 되지만, 브레이크가 무르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시속 100km로 꾸준히 달릴 땐 마치 ‘날아가는 소파’에 앉은 것 같다. 시트가 두툼하고 넓어 몸을 푹신하게 감싼다. 무게를 이용해 네 바퀴를 꾹꾹 누르며 달리기 때문에 승차감이 묵직하다. 차선을 꽉 채우는 크기 탓에 운전대를 평소보다 힘주어 쥐어야 하는 것만 빼면 핸들링 감각은 일반 중형 SUV와 비슷하다. 하지만 주차할 땐 조금 신경이 쓰인다. 진입조차 하지 못하는 주차장이 꽤 많다. 게다가 사이드미러로 확인할 수 있는 시야가 제한적이다. 사각지대가 넓다는 뜻이다. 주차 보조 기능과 360도 카메라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좋다.
만약 캠핑이나 차박을 염두에 두고 대형 SUV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익스페디션이 제격이다.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퀸 사이즈 매트리스를 꿀꺽 삼키고 남을 만큼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손쉽게 시트를 접고 펼 수 있는 것도 장점. 고강도 프레임 보디를 바탕으로 최대 4톤까지 견인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끌고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하다.
FORD EXPEDITION 파워트레인 3496cc V6 가솔린 트윈터보, 자동 10단
최고 출력 405마력
최대 토크 66kg·m
가속력(0→100km/h) N/A
가격(VAT 포함) 82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