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 5인의 보좌진이 말하는 의정활동 뒷이야기 | 에스콰이어코리아


초선의원 5인의 보좌진이 말하는 의정활동 뒷이야기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정치 불신의 시대. 그러나 정말 세상엔 나쁜 정치인만 있을까? <에스콰이어>는 15명의 정치부 기자를 사전 조사해 이들에게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5명의 21대 국회 초선 의원을 꼽고, 그들의 보좌진에게 물었다. 당신의 의원님은 어째서, 또 얼마나 좋은 의원입니까? 그러니까 이건 우리 의원님 자랑 페이지다.

김현유 BY 김현유 2024.03.27
 
김예지 의원 국민의힘, 비례대표
사회 전반에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지만, 세상을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들은 언제나 존재했다. 김예지 의원도 그중 하나다. 김 의원의 여러 활약은 이미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많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활약’을 꼽자면, 2022년 초 발의한 ‘시청각장애인의 권리보장 및 복지진흥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이하 ‘시청각장애인법’) 대표 발의가 아닐까. 현행법상 시청각장애인은 시각과 청각 장애를 동시에 가진 중복장애인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현실의 시청각장애인은 단순한 중복장애가 아닌 전혀 다른 새로운 장애 유형으로 다뤄야 맞다. 시각과 청각 장애를 동시에 가진 어려움은 두 장애를 더하는 수준이 아니라 곱하는 정도의 것이기 때문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김 의원은 원래도 법안을 준비할 때면 늘 토론회 등에 참석해 직접 배우는 데 앞장섰고, 때로는 부처를 설득하기도 하는 등 준비한 법안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시청각장애인법의 준비 과정은 더욱 남달랐다. 수차례의 간담회를 열었는데, 대학교수나 기관 대표 등 소위 말하는 ‘높은 분’이 아닌 여러 유형의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를 모셨다. 참고로 시청각장애는 농 기반의 시청각장애와 맹 기반의 시청각장애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모든 간담회는 넓은 국회가 아닌, 장애 당사자들에게 편한 공간에서 진행됐다. 한쪽에서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기 위한 지원 인력이 빠르게 타이핑을 했고, 발언자는 원활한 통역을 위해 말의 속도를 늦췄다. 때로는 수어가 이용되기도 했다. 그들이 직접 제정안을 만들어 오면, 김 의원은 이를 듣고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법 체계상 맞지 않는 부분 등 전문 영역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차례 법안이 오고 간 끝에 제정안이 마련됐다.
보통 법안을 발의할 때,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의원이 법 적용 당사자들과 단어 하나까지 토론해 법안을 완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시청각장애인에 공감하는 마음으로 시청각장애인들과 토론해 법안을 발의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티가 나지 않는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봤다. 2023년 여름부터 KBO가 시각장애 관람객을 위해 지연 없는 중계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원래 시각장애 관람객은 직관을 할 경우, 현장과 중계 사이의 시차로 수초가 지나서야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명백한 차별이었다. 이러한 불편을 인지한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야구팬들과 두 차례 직접 야구를 관람하고, 곧바로 KBO 허구연 총재를 만나 시각장애인 야구팬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이 야구를 사랑하는 진심을 함께 전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시범사업이었지만 중계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현재는 안정적인 사업 정착을 위해 예산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는 평가에 대한 계산 없이, 진실된 마음으로 일해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화다.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할 정도로 뛰어다니는 김 의원의 지난 임기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내게 그녀는 회사로 따지자면 직장 상사지만, 동료 시민의 입장에서는 사회 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동지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약자의 편에 나와 함께 서주는 든든한 국회의원이다.
김예지 의원실 김리원 비서관


김한규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
생소한 풍경이었다.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국회 회의장, 말을 끊고 회의를 파행시키려는 상대 당 의원들의 간섭에도 김한규 의원은 핵심을 정리하고 차분히 질의를 이어갔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이나 거친 표현은 없었고, 질의는 성공적이었다.
정치는 프로레슬링 같다. 관중들의 환호를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더 훌륭한 정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김 의원이 가진 ‘좋은 정치’에 대한 개념은 좀 다르다. 그는 싸움 대신 대화와 토론으로, 막말과 고성보다 논증으로, 모욕적인 표현보다 부드럽고 정제된 표현으로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정치다.
이를 보여주는 그만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결과를 만들어내는 역량이다. 2022년,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었던 해녀의 전당 건립을 비롯해 해녀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제주시를 지역구로 하는 김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질의했다. 기재부·해수부·국토부 장관에게 돌아가며 예산 편성 문제를 지적했다. 기재부 장관은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니까 해당 예산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다른 정치인들은 기재부 장관에게 증오와 분노를 쏟아내며 지역구를 위해 ‘정부와 잘 싸우는’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달랐다. 싸우기보다 해녀 예산 복원이라는 결과에 집중했고, 이를 이뤄냈다.
두 번째는 뛰어난 학습 능력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와 강정애 보훈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당시 김 의원은 후보들이 쓴 모든 논문을 직접 독파하며 준비했다. 청문회 때 김 의원이 던진 날카로운 지적들은 그런 학습의 결과물이다. 평소 집무실에 들어갈 때마다 김 의원은 책이나 자료를 읽고 있었다. 늦은 밤까지 남아서 자리를 지키는 김 의원 때문에 먼저 퇴근하는 보좌관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을 정도다.
제언을 경청하는 포용력도 함께 일하는 입장에선 중요한 덕목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임기 내내 ‘이승만 바로 세우기’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재평가를 주장했다. 나는 지난해 보훈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주4·3 학살을 비롯한 양민학살과 독재의 역사가 ‘바로 세우기’라는 미명 아래 지워지지 않도록 보훈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질의서를 썼다. 국감 전날, 김 의원은 오찬에서 “어떤 정치인을 존경하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지 답을 찾은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보다 스타가 되는 것에 집중하는 이들을 꼬집는 말이었다. 이날 저녁 김 의원은 “많은 생각을 했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우리는 질의서의 방향을 수정했다. 우리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방 대신, 유공자에 대한 지원을 외면한 보훈부 예산의 허점을 짚었다.
거칠고 자극적인 정치가 박수를 받는 시대다. 국민들이 정치에 등 돌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내가 본 김 의원은 다르다. 그는 정치의 본질을 중시하고, 국민에게 도움 되는 정치를 추구한다. 한 사람의 국민이자 보좌진으로서, 언제나 차분하게 대화와 토론에 임하고 기본을 중시하는, 정치다운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인 그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김한규 의원실 장경환 비서관


배현진 의원 국민의힘, 송파을
지난 1월 25일 오후 5시경, ‘배현진 의원 피습사건’이 발생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총알같이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막상 배 의원이 어디로 이송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119 구급차에 올라탄 배 의원이 유일하게 함께 있던 보좌진을 현장에 남겨 경찰을 돕게 했기 때문이다. 배 의원은 대형 상급병원을 선택하는 대신 구급대원들의 매뉴얼에 따랐다. 배 의원다운 선택이었다.
당시 상황은 심각했다. 옷이 피에 흥건히 젖은 채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배 의원의 지시 사항은 명확했다. 국민들이 많이 놀라셨을 테니, 현 상태를 ‘사실 그대로 신속하게’ 전달하라는 것. 병원에 도착한 지 2시간여 만에 의료진은 의학적 소견을 국민 앞에 상세히 전달했다.
본인이 습격을 당한 상황에서도 국민부터 먼저 생각하는 배 의원의 모습을 보며, 지난 4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우리 의원실은 항상 시끌벅적했다. 배 의원이 토론을 환영하고 장려하며 보좌진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턴에 불과했던 20대인 나의 의견에도 배 의원은 귀를 기울였다.
국회의원은 사실 보좌진이 보기 좋게 정리한 몇 장의 자료를 읽기만 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배 의원은 달랐다. 법안 하나를 만들어도, 의원실에 있는 원탁 위에 자료를 전부 펼친 채 모든 보좌진이 둘러앉아 최적의 대안을 찾아갔다. 배 의원은 늘 우리에게 물었다. “그래서 국민들께 어떤 도움이 되는데?” 그녀의 입법 모토는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정책’이었고, 의원실에서 나온 모든 정책의 중심은 언제나 ‘국민’이었다. 그래서일까? 4년간 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모두 삶의 현장과 맞닿아 있다.
배 의원의 따뜻한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법으로는 ‘영유아 로타 백신 국가지원법’을 꼽을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들에게 쉽게 위장계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로, 백신이 개발되었음에도 비용이 비싸 취약계층이 접종하기 어려웠다. 이 소식을 듣고 우리 의원실은 곧바로 로타 백신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정부도 법안 취지에 공감해 지난해 3월부터 전국 영유아들에게 무료로 로타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배 의원은 본인이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취약계층이 겪는 의료 불평등에 누구보다 공감했던 것이다. 그녀가 국회의원이 된 후 매년 개인 사비 1000만원씩을 불우한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지난 4년간 곁에서 본 인간 배현진은 ‘따뜻한 사람’이다. 나는 그녀의 진심이 국민들에게도 통했다고 본다.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으며, 21대 국회 법안통과율 서울지역 1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전국 지역 평가에서도 국회의원 1위를 달성했고, 최근에는 공약이행 우수의원으로도 선정됐다. 이제 곧 지난 4년의 여정이 마무리된다. 내가 그녀의 재선을 바라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가 내놓을 따듯한 법안이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배현진 의원실 김하은 선임비서관


장철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정치인들 맨날 놀잖아”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욕을 퍼부었다. 알고나 말해! 국회의원과 그들을 보좌하는 보좌진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 ‘9 to 6’는 딴 세상 얘기고, 현안이 터질 때마다 밤을 새운다. 불평을 할 수도 없다. 우리 사무실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우리의 보스인 장철민 의원이니 말이다. 퇴근이 늦은 건, 그가 ‘호기심 많은 모범생’이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시간이 없으니 일과가 끝난 뒤 책을 읽고 논문과 연구 자료를 찾아 본다. 속으로 ‘적당히 좀 하지’라고 생각할 때도 있을 만큼. 그는 정말이지 ‘적당히’를 모른다.
대전·세종·충남의 유일한 국토교통위원이 된 날, 장 의원은 내게 “철도소음에 대해 공부하자”고 말했다.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그의 성격을 알기 때문이었다. 지역구인 대전 동구는 대전역을 품고 있는 원도심이다. 4분에 1회꼴로 열차가 지나가다 보니 철도소음 민원이 잦았다. 열차가 지나갈 때 옆 사람과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니 그곳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오죽하겠는가. 상임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코레일, 철도공단 관계자는 물론이고 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진을 수차례 만났다. 각종 신기술뿐만 아니라 철도소음 측정 방법, 수치를 계산하는 수학식까지 공부하며 장 의원은 국회 내 ‘철도소음 전문가’로 거듭났다.
전체회의 당일, 장 의원은 동구의 철로변 아파트 고층에서 측정한 92dB의 소음을 시연했다. 상임위장의 모두가 그 거대한 소음을 듣고 잠시 넋이 나간 듯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 장 의원의 ‘깜짝 이벤트’ 덕에 모두가 대번에 심각성을 느낀 것이다. 이후 장 의원은 소음 기준과 측정 방법 재확립을 위한 철도소음 종합 연구용역을 지시했고, 그 일환으로 대전 동구를 비롯한 네 곳이 철도소음 저감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시범사업 주민설명회에 찾아온 분들은 장 의원의 두 손을 꼭 잡고 “이렇게 신경 써준 사람은 처음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는데, 나까지 덩달아 울컥했다. 방음벽으로 소음을 버티던 그들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가 매우 드문, ‘운전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점은 나의 작은 자랑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지역과 국회를 오가는 국회의원에게는 참 어려운 배려다. 자신의 불편함을 감내하며 보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실제로 우리 의원실 분위기는 편안하고 자유롭다. 식사 때면 의원실의 모두가 맛집, 연애, 이어폰 자랑(장 의원은 이어폰 모으는 취미가 있다) 얘기를 나눈다. 물론 1983년생 국회의원의 ‘라떼는’ 스토리까지 듣는 경우도 있는데, 이 지면을 빌려 처음으로 밝히지만, 우리 의원님은 꽤나 귀여운 수다쟁이다.
보좌진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그가 사람으로서도 꽤나 괜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알고 있다. 정치인이 놀기만 한다는 친구의 인식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장 의원 같은 정치인도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들을 위한 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정치에 대한 애정을 기반 삼아 주민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는 정치인. 내겐 그런 정치인이라면 어떤 불신과 혐오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장철민 의원실 고주연 선임비서관


장혜영 의원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답답한 사람. 한번은 집회에 나간 장혜영 의원이 별안간 민머리가 되어 돌아왔다. 놀란 보좌진들이 경위를 묻자, 장 의원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부모들의 삭발식이 있었는데, 자기도 함께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당사자로서 말이다. 그렇게 까까머리가 된 장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경제부총리에게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장애 예산 계획에 대해 캐물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스스로를 뽐내기 위해 노력한다. 시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정치인의 일이니, 당연하다.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오면 의원들은 배정받은 발언 시간을 십분 활용해 최대한 많은 말을 하려 한다. 우리 의원님이 던진 날카로운 질의가 일간지 지면에 실리고 방송을 탈 수 있도록, 보좌진이 가장 집중해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장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장 의원의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 질의였다. 장 의원은 장애 당사자이자 해당 사업에 참여한 박경인 활동가가 내년도 중증장애인 일자리 사업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을 지적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왔다. 자신이 돋보여야 하는 질의 시간을 할애해 당사자인 활동가의 목소리를 내보내려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거대 양당 간 ‘합의’에 따라 영상을 재생하되 소리는 켤 수 없었다. 결국 장 의원은 영상 속 박 활동가의 입 모양에 맞춰 그가 한 말을 그대로 대신 읽었다.
“동료 지원가 사업이 내년에는 예산이 없대요. 동료 지원가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속상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저희에게 복지 일자리를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료 지원가는 복지부 장애인 일자리와 완전히 다릅니다. (중략) 고용노동부는 자꾸만 사업 실적만 낮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도움만 받는 발달장애인이 아니라 명함과 직업을 가진 박경인으로 일하는 것이 진짜 성과 아닙니까? 기재부, 정부는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사람인 걸 인정해주세요. 일하고 월급 받으며 내 인생을 꽉 쥐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추경호 장관님, 동료 지원가 사업 예산을 돌려놔주세요.”
이는 무연고 발달장애인 당사자로 지금은 다른 발달장애인들의 동료 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인의 목소리이자 장혜영의 목소리였다. 장 의원은 추경호 경제부총리에게 관련 예산을 챙길 것을 요청하고 발언을 마쳤다. 추 부총리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좋은 지적을 해줬다며 적극 살피겠다고 답했다.
정치의 쓸모가 빛바래 보여도,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가 보여주는 어떤 순간들에 감동하곤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은 정치인들이 제 본분을 다할 때 나타난다. 가까이서 지켜본 장 의원은 자신을 뽐낼 줄 몰라 답답하지만, 그만큼 제 본분을 다하는 정치인이다.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발언 시간을 내어가며 소수자의 목소리를 국회 안에 직접 전한 그의 진심을 나는 믿는다. 이것이 그가 장애계, 여성계, 성소수자계, 기후생태계, 동물권계 그리고 이태원참사 유가족들로부터 종종 ‘국회동지’라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가 더 오래 그리고 더 많은 시민들의 ‘국회동지’가 되었으면 한다.
장혜영 의원실 정윤호 비서관


숫자로 돌아보는 의정 활동

열려라국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법률소비자연맹 조사 결과

Keyword

Credit

    EDITOR 김현유
    PHOTO 김예지 의원실
    김한규 의원실
    배현진 의원실
    장철민 의원실
    장혜영 의원실
    ART DESIGNER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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