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우리는 지금까지 김우빈을 모르고 있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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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우리는 지금까지 김우빈을 모르고 있었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4.03.21
켄트 핸드 테일러드 코듀로이 재킷 415만원, 엔드 온 엔드 셔츠 가격 미정, 니트 캐시미어 타이 35만5000원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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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만난 게 언제였죠?
2년 전일 거예요. 아직 〈외계인〉 1부가 개봉하기 전이었으니까요.
차기작인 〈다 이루어질지니〉는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만났던 수지 씨와 호흡을 맞추죠.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 각본에,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 연출이고요. 모두가 기대하는 작품이죠.
저도 그래요. 워낙 존경하는 작가님, 감독님, 동료 연기자와 함께 하니까요. 지금 단계에선 아직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램프에 갇혀 있었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고, 저를 그 램프에서 꺼내준 가영이라는 인물을 수지 씨가 연기했죠. 지니가 가영의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에요. 지니인 저는 가영이 원하는 소원을 들어줘야 하니, 가영이가 어떤 소원을 빌지 계속해서 궁금해하는 상황들이 이어져요.
어쩐지 듣기에는 밝고 경쾌할 것 같군요.
맞아요. 그런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에요.
이병헌 감독, 김은숙 작가와도 다시 만나는 거죠.
이병헌 감독님과는 〈스물〉 때 이후로 처음이죠. 〈스물〉의 개봉이 2015년이니 거의 10년 만에 다시 작업하는 셈이에요. 아마 작업 시기로는 그 전 작품인 김은숙 작가님의 〈상속자들〉을 끝낸 다음이 바로 〈스물〉이었을 거예요. 김은숙 작가님과도 그 이후 처음이니까, 두 분과 10년 만에 다시 하는 셈이죠.
〈스물〉의 치호는 정말 귀여웠죠.
저도 그랬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정말 재밌었어요. 거의 보자마자 매니저 팀에 전화해서 너무 하고 싶다고 얘기했죠. 당시엔 아직 배역이 다 정해지기 전이었거든요. ‘차치호’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제가 맡게 됐지요.
이병헌 감독 스타일 코미디의 매력이라고 하면 뭘까요?
감독님은 호흡으로 사람을 웃기세요. 그분만의 특유의 결과 리듬을 가진 유머가 있죠. 디렉션을 많이 주시는 타입이 아녜요. 〈스물〉 때도 ‘일단 너네 하고 싶은 대로 좀 놀아봐라’라는 태도로 저희를 풀어주시더라고요. 우리끼리 해보다가 정말 막힐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 때 ‘감독님, 이 대사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면 조용히 ‘쓱’ 하고 오셔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번 보여주시고는 다시 ‘쓱’ 가세요. 평상시에도 정말 조용한 성격이시거든요.
배우들의 합이 무척 중요하겠어요.
〈스물〉이 잘된 이유가 그건 거 같아요. 당시에 준호랑 하늘이랑 저랑 셋이 너무 친해져서 쉬는 시간에도 안 쉬고 떠들었어요. 정말 영화 속 캐릭터처럼 모니터를 앞에 두고 계속 떠들었죠. 리허설할 때, 세팅할 때도 각자 쉬다가 오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미리 가서 앉아서는 계속 대사를 주고받았어요. 그러면서 그 캐릭터가 되더라고요. 장난기 넘치고 대책 없는 차치호의 캐릭터가 점점 만들어지는 걸 저 자신도 느꼈으니까요.
 
해들리 그랜트 스포츠 코트 415만원, 실크 블렌드 헤링본 니트 베스트 195만원, 리넨 실크 캔버스 셔츠 76만5000원, 그레고리 핸드 테일러드 실크 팬츠 가격 미정, 버니시 카프스킨 피셔맨 샌들 가격 미정, 플레드 리넨 타이 35만5000원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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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말하면서도 느끼지만, 실제의 우빈 씨는 꽤나 진중하고 조용하고 다분히 내성적이잖아요. 차치호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를 보고 나니 그간 우빈 씨가 맡은 캐릭터들과 실제 우빈 씨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알겠더군요.
맞아요. 〈콩콩팥팥〉이 진짜 제 모습이에요.
2년 전에 왜 저희랑 영상 인터뷰할 때 MBTI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죠. “ESFJ가 나왔는데 다시 해봤더니 INTP가 나왔다”라고요. 두 성향이 단 한 글자도 안 겹쳐요. 그래서 ‘역시 배우라 극과 극을 오가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아! 그건 좀 오해가 있어요.(웃음) 안 그래도 이걸 좀 바로 잡고 싶었어요. 그때 제가 잘못 말했거든요. ‘I’는 항상 나와요. 어떻게 검사를 하든 변하지 ‘I’는 절대 변하지 않고 INTP랑 ISTP 사이를 좀 오락가락합니다.
앗! 그렇군요. 제가 너무 과하게 배우를 신성화했네요.
잘못 말한 제 잘못이죠. 현실의 저는 외향적인 ‘E’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계획적인 ‘J’와도 매우 멉니다.
 
플레인 베스트 105만원, 해리슨 드레스셔츠 76만5000원, 그레고리 핸드 테일러드 울 크레이프 팬츠 가격 미정, 페이즐리 타이 35만5000원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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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형 인간과는 잘 지내는 ‘P’인가요? 계획적인 사람 중엔 무계획적인 사람들을 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콩콩팥팥〉에 같이 나온 경수(도경수)가 J예요. 그래서 경수에게 “네가 계획한 대로 우리가 안 하면 스트레스 받아?”라고 물어봤는데, 그렇지는 않대요. 다른 J들에게 물어보니 그것도 J따라 다른가 보더라고요.
제주도에 여행을 간다면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워요?
제주도에 여행을 갔으니, 흑돼지는 한 번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의 계획은 세우죠. 흑돼지 한 번 먹고 공항 가기 전에 고기국수 먹으면 딱 좋겠는데? 요 정도 러프한 계획이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적당하죠. 해외여행도 아니고요.
그렇죠. 호텔을 예약했으니까요. 비행기도 예약했고.
 
켄트 핸드 테일러드 리넨 도비 재킷 305만원, 리넨 실크 캔버스 셔츠 76만5000원, 리넨 실크 헤링본 타이 가격 미정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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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맞아요. 그 정도가 저희 P들이 세우는 계획의 전부죠. 최근 예능에 나온 걸 보고 나니 이제야 실제 우빈 씨의 캐릭터가 손에 잡히는 것 같네요.
〈어쩌다 사장〉 시즌 2에 꽤 자주 등장했지만, 그래도 게스트였고, 〈콩콩팥팥〉이 고정으로는 처음 나간 예능이에요.
〈콩콩팥팥〉의 김우빈은 톤도 차분하고 보기 편하더라고요.
근데 그 안에서 제 딴에는 정말 가슴속에 파도가 치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저는 엄청나게 톤이 높아진 건데, 그렇게 티가 많이 안 났나 봐요. 영상을 보면 저희가 제작진들과 게임하는 장면들이 있거든요. 몇몇 제가 즐거워하는 모습들은, 완전 인생 최대의 하이 텐션이거든요.
그래요? 전 그런 장면에서조차 우빈 씨는 참 차분하다고 생각하며 봤는데, 최고조로 흥분한 거였군요.
다들 제가 얼마나 신나 하는 건지 모르더라고요. 들기름 뽑아서 처음으로 향 맡을 때의 표정을 보면, 그게 저로서는 정말 세상 행복한 표정이거든요. 스태프들이랑 윷놀이할 때 이겨서 좋아하는 표정 역시 정말 너무 기뻐하는 모습이에요. 제 일상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흥분한 모습들이죠. 아시다시피 그 예능에는 진짜 친구들만 등장하잖아요. 기방이 형(배우 김기방), 광수 형(배우 이광수), 경수(배우 도경수) 다 정말 친한 친구들이라 같이 있을 때 본모습이 나온 게 그 정도였던 거죠.
멤버들이랑 평소에도 친한 게 느껴지더군요.
여행도 항상 같이 다닐 정도로 친해요. 인성이 형(배우 조인성)을 포함해 같이 친해진 지 한 10년 됐어요. 
 
싱글 브레스티드 스리 피스 슈트 585만원, 엔드 온 엔드 셔츠 가격 미정, 페이즐리 타이 35만5000원, RL 페블스킨 브리프케이스 365만원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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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윤웅희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박종하
    STYLIST 임혜림
    HAIR 임철우
    MAKEUP 김성혜
    ASSISTANT 송정현/신동주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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