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계 미국인 게이 작가 '헤르난 바스'가 찾고 있는 것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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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계 미국인 게이 작가 '헤르난 바스'가 찾고 있는 것

헤르난 바스가 아직 찾고 있는 것.

ESQUIRE BY ESQUIRE 2021.04.05
 
 

Vague Stare

 
‘It Fell In Sheets That Day’(우)와 ‘The Monster Hunter(or, Desperately Seeking Nessie)’(좌)가 걸린 전시장 전경.

‘It Fell In Sheets That Day’(우)와 ‘The Monster Hunter(or, Desperately Seeking Nessie)’(좌)가 걸린 전시장 전경.

2010년 전후의 헤르난 바스 작품들은 거칠고 추상적인 풍경 속에서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작은 존재를 그립니다. 그러나 이후 그림들에서 이 존재는 화면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추상적이었던 풍경은 구체적으로 변화해가죠. 마치 은둔했던 사람이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요.
 
‘The Sip In’ Acrylic on Linen_213.4x274.3cm_2019.

‘The Sip In’ Acrylic on Linen_213.4x274.3cm_2019.

"그러나 아직 그 주인공들에게선 불안한 모습이 보여요. 이 그림을 보세요. 모험을 떠난 소년이 작은 배 위에서 비를 맞으며 지도를 펼쳐 보고 있어요. 그 모습이 동시대인 누구나가 느끼는 불안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죠."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시가지 속에 마치 보석처럼 자리 잡은 ‘스페이스K’의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가 헤르난 바스의 ‘It Fell in Sheets that Day’를 보며 설명한다. 스페이스K에 전시된 헤르난 바스의 작품 24점 모두가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로 옆에 걸린 ‘The Monster Hunter(or, Desperately Seeking Nessie)’ 역시 마찬가지다. 1991년부터 30년 동안 네스호에서 괴물 네시를 찾아다니다 지금은 50대를 훌쩍 넘긴 네스호의 ‘몬스터 헌터’ 스티브 펠트햄 씨를 모티브로 그린 그림이다.

 
"책이며 피겨며 모든 디테일이 네시와 관련되어 있어요. 이 평범하지 않은 손 모양을 보세요. 네시의 실루엣을 닮았죠."
 
‘The Young Man & The Sea’는 그 제목만 봐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오를 것이고, ‘The Sip In’에 등장하는 바 ‘Julius’의 이름에서 LGBT 저항운동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를 아우르는 큰 틀은 각자의 이야기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미성년 남성이다. 어디를 보는지, 무엇을 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소년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모호한 남자.
 
‘The Young Man & The Sea’ Acrylic on Linen_213.4x182.9cm_2020

‘The Young Man & The Sea’ Acrylic on Linen_213.4x182.9cm_2020

"그들은 어중간한 상태로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입니다. 문학에서도 많이 다루는 연령대의 인물들인데요. 인물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없는 이 모호함이 제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쿠바계 이민자로 성장한 게이 작가 헤르난 바스가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다양한 층위를 쌓으며 발전해가는 이야기, 수많은 디테일에 숨겨진 구상적 상징 속에서 모호한 남자의 눈빛을 따라가보자. 헤르난 바스의 전시 〈모험, 나의 선택(Choose Your Own Adventure)〉은 스페이스K에서 5월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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