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모두가 거리를 두는 시대에 문을 연 레스토랑 3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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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모두가 거리를 두는 시대에 문을 연 레스토랑 3

모두가 거리를 두는 시기에 맞물려 미루고 미뤄 문을 연 가게들이 있다. 개업은 했으나 성대하게 환영받을 기회를 놓친 바와 카페 그리고 레스토랑을 모았다.

ESQUIRE BY ESQUIRE 2020.11.11
 
 
 
먼 나라 이웃 식탁

NOSTIMO

잇쎈틱은 국내의 외국 음식 문화를 다루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현지의 맛을 고집하는 음식점만 엄선해 소개하는 SNS 계정 ‘타드샘플잇츠’로 유명해졌고, 소셜 다이닝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로 요식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잇쎈틱의 두 대표는 ‘식도락가인 컨설팅 전문가’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상 간과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타드 샘플 대표가 그리스인 외조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그리스 가정식을 맛보고 직접 요리해왔다는 것, 혹은 박은선 대표가 낙농식품학 전공자로 유제품에 박식할 뿐 아니라 직접 치즈도 가공한다는 것. 그리스 레스토랑 노스티모가 탄생한 것은 필연이었다는 뜻이다. 치즈는 그리스 음식의 핵심이라 할 만한 요소이며, 타드 샘플 대표는 늘 국내에 그리스 음식의 기반이 약한 것을 아쉬워했으니까. “무엇보다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어요. 저는 이탈리아 음식도, 미국 음식도 좋아하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아메리칸 다이닝을 열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죠. 저희와 그 음식 사이의 연결점이 없잖아요. 지금껏 잇쎈틱이 다뤄온 것도 궁극적으로는 ‘스토리’였거든요.” 타드 샘플 대표의 설명이다. 박은선 대표는 치즈와 소스를 만들고 타드 샘플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 가정식을 구현하지만 둘 다 스스로를 ‘셰프’라 소개하기는 꺼린다.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겸양일진대, 그 사랑의 크기야말로 노스티모의 진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대표는 틈날 때마다 주방에서 나와 손님과 음식 이야기를 하고자 하며, 최종 목표는 치즈와 소스는 물론 가능한 모든 식재료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Where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125 201호
When
월~토 18:00~23:00, 화요일 휴무. 주말 브런치는 11:00~15:00, 일요일은 11:00~16:00.
Who
그리스 음식을 열렬히 그리워하는 사람. 혹은 그리스 음식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사람.
 
 
 
매장에서 직접 만든 라구 소스와 치즈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그리스식 라자냐 파스티치오.

매장에서 직접 만든 라구 소스와 치즈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그리스식 라자냐 파스티치오.

 
꿀을 곁들인 호두 페이스트리 디저트 바클라바, 페타치즈를 통째 튀겨낸 사가나키.

꿀을 곁들인 호두 페이스트리 디저트 바클라바, 페타치즈를 통째 튀겨낸 사가나키.

 
 
세상에, 이런 한식 주점

KOTA by DYUN

압구정은 뻔하다고 생각했다. 압구정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빈 가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땐 ‘그럴 줄 알았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건방진 착각이었다. 맛과 분위기를 갖춘 합리적인 가격대의 핫 플레이스가 압구정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철호 셰프의 ‘코타바이뎐’이 그중 하나다. 코타바이뎐은 ‘코리안 타파스 바이 뎐’의 줄임말이다. 지난 8월 중순 가오픈 후 약 한 달 반 동안 메뉴를 가다듬었다. “1000명의 손님을 모시고 피드백을 받는 게 목표였어요. 시기가 시기인 만큼 걱정도 많았죠. 하지만 거의 매일 만석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하죠.” 이철호 셰프가 시그너처 전 메뉴인 자연산 민어전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건넨 말이다.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한식 주점을 표방하기 때문에 메뉴는 전부 한식을 기본으로 한다. 크게 핑거푸드, 메인, 곁들임 찬 요리, 주전부리로 나뉘어 있다. 단새우 아귀간 김부각으로 입맛을 돋우고 영계 통닭과 찰밥으로 배를 채우는 식이다.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알아서 주세요” 한 마디면 된다. 일식집의 오마카세처럼 말이다. 그는 “한식 주점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왠지 두레박과 창호지가 걸려 있을 것 같은 거요. 그걸 깨고 싶었어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달 〈에스콰이어〉가 소개한 ‘헤일로’ 조명이 레스토랑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걸 보니 허투루 한 말은 아니다. 민화 속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호랑이 카펫도 눈길을 끈다. 요리와 어울리는 청주, 소주, 막걸리 종류도 다양하다.
 
Where
강남구 선릉로 155길 23-3 1층
When
월~토 17:30~23:00. 워크인은 20:00, 라스트 오더는 22:00까지. 일요일 휴무.
Who
잘 보이고 싶은 누군가 “저는 한식이 좋아요”라고 말했다면.
 
 
 
송어, 민어, 참치 등을 올린 한입 김밥.

송어, 민어, 참치 등을 올린 한입 김밥.

 
유자 된장으로 맛을 낸 영계 통닭.

유자 된장으로 맛을 낸 영계 통닭.

 
 
비건이 아니어도 괜찮은 비건 레스토랑

FOOD DOES MATTER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편견은 여전하다. ‘고기 반찬’이 없으면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라고 여기는 보통의 한국인들에겐 더욱 그렇다. 솔직히 그런 편견에서 자유로운 편은 못 되기에 푸드더즈매터 카운터에 놓인 ‘No Milk, No Egg, No Butter’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그릇에 가득 담긴 ‘풀때기’부터 떠올렸다. 그래서 메뉴가 등장했을 때 한 번 놀랐고, 이를 맛본 후에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채식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맛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의 첫 번째 목표였어요.” 박태권 메인 셰프의 말이다. 풍부한 맛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많은 양의 재료를 응축하는 방식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새송이관자파스타에 들어가는 새송이버섯은 된장과 간장 베이스 양념에 24시간을 절여요. 버거류의 패티는 비욘드미트(대체육)를 30%, 나머지는 구황작물과 곡물 그리고 채소 비율을 맞춰 믹스하고, 파르메산 대신 캐슈넛과 뉴트리셔널 이스트로 만든 치즈를 쓰죠.” 채식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털어놨더니 나보미 대표도 공감했다. “해외에는 정말 맛있는 비건 레스토랑이 많거든요. 왜 한국엔 없을까, 그런 생각에 ‘푸드더즈매터’를 준비하게 됐어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손님의 대부분은 ‘완전한’ 비건이 아니다. “하루 한 끼만이라도 채식을 한다는 게 환경 보호 차원에서 어떤 의미인지, 느끼고 실천하려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후에 한 번 오신 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시기도 하고요.” 현재 주력 메뉴는 파스타와 버거 등이지만, 박 셰프는 채식에 대한 편견을 깰 만한 동양식 레시피도 연구 중이다.
  
Where
서울 서초구 서래로1길 10 1층
When
매일 10:00~21:00
Who
한 번쯤 채식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풀때기’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
 
 
 
두유 마요네즈에 절인 치폴레와 비욘더미트를 섞은 패티를 쓴 버거.

두유 마요네즈에 절인 치폴레와 비욘더미트를 섞은 패티를 쓴 버거.

 
당근연어와 두부로 만든 치즈 등이 올라간 오픈샌드위치 세트.

당근연어와 두부로 만든 치즈 등이 올라간 오픈샌드위치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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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오성윤/김현유/박호준
    PHOTOGRAPHER 정우영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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