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을 보낸 집에서의 삶 || 엘르코리아 (ELLE KOREA)
DECOR

유년시절을 보낸 집에서의 삶

패션 브랜드의 신사업 개발팀 매니저인 박하빈은 유년시절을 보낸 집에서 다시 일상을 보내고 있다.

ELLE BY ELLE 2024.03.22
한샘에서 구입한 수납장과 오랫동안 사용한 나무 식탁, 중고 마켓에서 구입한 토넷 체어가 어우러진 다이닝 룸. 요리를 즐겨 해서 조리 도구와 식재료도 다양하다.

한샘에서 구입한 수납장과 오랫동안 사용한 나무 식탁, 중고 마켓에서 구입한 토넷 체어가 어우러진 다이닝 룸. 요리를 즐겨 해서 조리 도구와 식재료도 다양하다.

 유니크한 디자인의 책장에는 좋아하는 물건을 올려놓았다. 단아한 백자와 필름 카메라, 차 도구가 요즘의 관심사다.

유니크한 디자인의 책장에는 좋아하는 물건을 올려놓았다. 단아한 백자와 필름 카메라, 차 도구가 요즘의 관심사다.

독립은 누구에게나 설렘과 도전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독립한 공간이 어릴 적부터 살았던 집이라면 어떨까. 패션 브랜드의 신사업 개발팀 매니저인 박하빈은 그렇게 한집과 긴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1994년 지금의 아파트가 지어질 때 부모님과 입주했고,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잠시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다시 고등학교 때부터 살기 시작했고, 교외 주택을 선택한 부모님과 달리 홀로 이 집에서 지내게 된 건 3년 전부터. 
 
처음에는 언제까지 이 집에 살지 알 수 없어 별다른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어요. 도배만 하고 들어왔는데 다행히 몰딩이나 마룻바닥이 깨끗한 편이었죠. 자세히 보면 문틀에 오래전 함께했던 고양이 발톱 자국이 남아 있어요.
 
 
이국적인 패턴의 패브릭과 액자들이 가득한 박하빈의 거실. TV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긴다.

이국적인 패턴의 패브릭과 액자들이 가득한 박하빈의 거실. TV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긴다.

거실로 진입하는 벽면에는 두 개의 서프보드가 작품처럼 걸려 있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서핑은 그의 취향을 바꿔놓았다. 취미 수집이 취미였던 터라 테니스나 캠핑, 스쿠버다이빙도 오랫동안 해왔지만 서핑처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킨 존재는 처음이었다. 일본인인 할머니와 지냈던 경험, 미국에서 보낸 틴에이저 시절 덕분에 다양한 문화를 체득한 것도 지금의 취향을 만든 계기가 됐다.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의 액자, 일본 뮤지션의 LP, 바닥에 놓인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조명이 거실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도 그 때문이다. 
 
 
페루 여행에서 구입한 커다랗고 이국적인 블랭킷을 다이닝 룸 벽면에 걸었다.

페루 여행에서 구입한 커다랗고 이국적인 블랭킷을 다이닝 룸 벽면에 걸었다.

 장지가 마음에 들어 액자에 담아 걸었다. 종이 포스터나 작품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비주얼이 있으면 액자에 넣어 오랫동안 보려고 한다.

장지가 마음에 들어 액자에 담아 걸었다. 종이 포스터나 작품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비주얼이 있으면 액자에 넣어 오랫동안 보려고 한다.

거실 바닥부터 부엌 벽면, 드레스 룸까지 이어지는 아메리카 나바호 패턴이나 남미풍의 패브릭도 공간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가구의 대부분은 오래전부터 부모님이 사용하던 것들이다. 특히 1인용 안락의자나 원형 식탁은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 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생기면 주로 온라인 중고 마켓을 이용한다. 좋아하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지만, 일상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는 구입 경로를 가리지 않는다. 


패션도 라이프스타일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 바퀴 달린 테이블은 온라인 중고 마켓에서 구입한 것.

패션도 라이프스타일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 바퀴 달린 테이블은 온라인 중고 마켓에서 구입한 것.

거실 소파나 테이블, 식탁의 펜던트도 중고 마켓에서 구입했어요. 지인이 운영하는 빈티지 가구 숍인 오드플랫도 종종 이용하고요. 최근 오드플랫에서 빈티지 서랍장을 구입했어요.
 
 
 나무의 결이 잘 보이는 심플한 디자인의 벤치는 주문 제작한 것. 침실에는 되도록 많은 물건을 놓지 않는 편이다.

나무의 결이 잘 보이는 심플한 디자인의 벤치는 주문 제작한 것. 침실에는 되도록 많은 물건을 놓지 않는 편이다.

아메리카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이 패션에도 반영된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 랄프 로렌 더블알엘 제품과 여러 나라의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아이템이 많다.

아메리카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이 패션에도 반영된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 랄프 로렌 더블알엘 제품과 여러 나라의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아이템이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거실에 서 있는 박하빈.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거실에 서 있는 박하빈.

그는 패션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유행에 초연해졌다고 한다. 당장 유행하는 물건을 집에 놓는다고 해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그보다 고성 바닷가에서 주운 고목, 오키나와 해변의 조개를 비롯한 여행 전리품이 기존 가구나 소품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걸 보고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그는 동네 어귀에 들어설 때면 ‘진짜 집에 돌아왔구나’ 하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오랜만에 귀국했을 때, 짧은 여행을 다녀올 때, 심지어 퇴근할 때도 이 집에 들어서면 안도감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공간에 담긴 무수한 추억들, 그곳을 채운 물건들, 현재의 일상과 취향이 담긴 집은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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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정윤주
    사진가 이주연
    아트 디자이너 이유미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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