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가 말하는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문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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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가 말하는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문신

세 번째 월드컵에 도전하는 네이마르의 목표는 ‘우승’뿐이다

김현유 BY 김현유 2022.11.25
스웨트 저지, 운동화 푸마. 팬츠 베르사체.

스웨트 저지, 운동화 푸마. 팬츠 베르사체.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서 30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파리 생제르맹의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가 나온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커피는 1유로, 스탠드 좌석 입장권은 600유로에 판매된다. 〈에스콰이어〉의 포토그래퍼 뤼크 브라케는 이곳에서 여유롭게 양발로 공을 옮겨가며 리프팅을 하고 있는 네이마르에게 오늘 찍을 화보와 포즈에 대해 설명했다.
여름이 저물어갈 무렵,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네이마르는 2022-2023 시즌을 멋지게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네이마르가 합류한 이래, 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리그1에서 수차례 우승을 거뒀다. 리그1의 챔피언 타이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파리 생제르맹뿐만 아니라 네이마르의 목표이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마르에게는 훨씬 이전부터, 브라질 국가대표로 처음 뛰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루고 싶은 평생의 꿈이 있었다.
“월드컵 우승은 아주 어릴 때부터 제 꿈이었어요. 제가 월드컵 트로피를 든 모습을 정말 많이 상상했죠. 카타르에서 다시 도전해보려고 해요. 마지막에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
〈에스콰이어〉와 함께 보낸 몇 시간 내내 네이마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촬영팀과 포즈와 의상에 대해 상의하고, 자신의 에이전트 및 푸마 직원들과 잡담을 나누고, 자신을 따라온 관계자 두 사람과 수시로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네이마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두 관계자 중 한 사람의 이름은 질 아라우주로, 네이마르의 오랜 친구이자 매니저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줄곧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네이마르를 찍어댔다.
이제 만 서른 살이 된 네이마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수입이 많은 스포츠 선수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연봉은 올해 5월 기준, 9500만 달러(한화 약 1260억원)에 달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그를 팔로우하는 계정 숫자를 합치면 3억이 넘는다. 그야말로 슈퍼스타인 그는 이번 11월,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릴 희망과 기대를 품고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다. 이번 월드컵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이기도 하다. 카타르 이전에 열렸던 스물한 번의 월드컵 중 브라질이 우승 후보로 점쳐진 건 열 번이다. 지금껏 매번 본선 진출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이자, 트로피를 다섯 번이나 들어 올린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우승까지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승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니까요.” 네이마르의 말에는 쓰라린 경험이 담겨 있다. 2014년, 2018년 월드컵에서도 브라질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특히 브라질이 월드컵을 주최했던 2014년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브라질의 우승을 확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당시 브라질은 4강전에서 독일에게 1-7로 패배했다. 월드컵 사상 최악의 패배였다. 이때 대회는 네이마르에게도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네이마르는 첫 다섯 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지만,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상대 팀 선수 무릎에 허리를 부딪치며 심각한 수준의 척추 골절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네이마르는 담담하게 답했다. “제 축구 인생 최악의 순간은 아니었어요.” 그는 ‘최악의 순간’이 언제였는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분명히 아주 힘든 시간이긴 했죠. 정말 이기고 싶었어요. 인생 첫 월드컵인데, 심지어 조국에서 열린 월드컵이었으니까요. 우승하고 싶었죠. 그런 식으로 빠지게 돼 정말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당시 네이마르는 기자회견에서 하반신 마비가 될까 두려웠다고 말한 바 있다. “다행히도 저는 다시 축구화를 신을 수 있었어요. 그게 가장 중요하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고통스러운 탈락을 경험해야 했다. 8강 상대였던 벨기에는 브라질의 자책골과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신들린 듯한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경기 내내 브라질은 거친 공격을 이어갔다. 무려 슈팅이 27번이나 나왔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네이마르 역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안타깝게도 후반 추가 시간에 네이마르가 날린 슈팅은 쿠르투아의 손가락 끝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쇼츠 팬츠 푸마 아카이브. 슬리퍼 네이마르x푸마.

쇼츠 팬츠 푸마 아카이브. 슬리퍼 네이마르x푸마.

2009년, 브라질 세리A 산토스FC에서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도 이듬해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월드컵에 대한 그의 상처 중 하나다. 아무리 세계적인 축구 스타라도 국가 대항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에 아예 출전하지 못할 때도 있고, 우승의 문턱에서 승부차기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아는 선수는 445명에 불과하다. 월드컵 우승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만큼 운도 크게 작용하는 셈이다. 네이마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가 월드컵에서 전혀 운이 따라주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패배는 항상 쉽지 않죠. 월드컵에서는 더하고요.” 네이마르가 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준비를 더욱 잘 해야 해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100%를 갖춰야 하죠.” 그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 월드컵 준비는 이전보다 훨씬 잘 됐어요. 시즌 중반에 열리는 대회니까요. 시즌 초에는 몸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고, 시즌 말미에는 토너먼트 때문에 지칠 수 있죠. 신체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상태로 출전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유럽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죠. 이번 월드컵은 수준이 아주 높을 것이라고 봐요.” 그는 브라질의 우승을 위협할 만한 상대로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독일, 벨기에를 꼽았다.
카타르에서도 네이마르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다면, 그는 역대 최다 골 기록을 가진 브라질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네이마르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75골을 넣었다. 그보다 앞선 기록을 가진 선수는 77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에 세 차례 기여했던 펠레뿐이다. “펠레는 축구의 제왕이에요. 아무리 긴 세월이 지나도 그건 변하지 않죠.” 펠레는 네이마르와 같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뛰었다. 네이마르는 여러모로 펠레의 뒤를 따르고 있지만, 두 사람이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어떻게 우승한 건지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최선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겠죠. 4년 전, 우리는 러시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정말 잘 싸웠어요. 하지만 두 번의 실수 때문에 패배했죠.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팀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실수를 적게 하는 팀일 거예요.”
네이마르는 촬영 내내 이런저런 옷을 입었다. 칼라를 세워보기도 하고, 소매를 걷었다가 윗옷을 바지에 넣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네이마르는 어떤 모습을 해도 멋져 보이는, 그래서 정말 짜증나는 스타일의 인간이다.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든, 시상식에 가기 위해 정장을 걸치든, 그는 스타일리시하다. “스타일이 좀 과감해 보일 수 있죠.” 네이마르가 웃었다. “저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옷을 입지 않아요. 이것저것 섞는 게 좋거든요.”
지난 9월 뉴욕 패션 위크에서 진행된 푸마의 퓨트로그레이드 쇼에서는 전신 스캔으로 만든 3D 네이마르 아바타가 런웨이를 걸으며 현실과 가상세계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줬다. “과감하게 옷을 섞어 입는 것처럼, 저는 플레이에서도 몸을 사리지는 않을 거예요. 팀을 돕기 위해 뭔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도전할 거고요. 푸마도 제너레이션 피어리스 캠페인(Generation Fearless Campaign)을 통해 새롭고 다른 것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죠. 이런 시도는 패션에서도, 축구에서도, 그리고 우리 인생에서도 중요해요.”
그의 말대로,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태도는 그에게 늘 새로운 동력이 되어준다.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다면, 네이마르는 충분히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의 전설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네이마르 역시 알고 있다. “어서 가서 뛰고 싶어요. 월드컵 경기는 다른 경기와는 달라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있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각오뿐이에요.” 네이마르의 눈이 빛났다.
“물론 유럽이나 브라질에서 뛰는 것과, 카타르에서 뛰는 건 아주 다를 거예요. 아주 덥겠죠. 그런데도 정말 대단한 월드컵이 될 거라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저에게도, 브라질 대표팀에게도.” 네이마르의 바람대로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네이마르라는 ‘행운의 부적’을 갖고 있는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타투에 대한 네이마르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몸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도화지 같다. 여기, 그가 직접 전한 문신의 의미를 소개한다. 
1 목 바로 아래와 등 윗부분에는 날개 달린 십자가와 ‘Blessed’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의 종교적 믿음을 상징한다.
2 네이마르의 등에 있는 문신. 가운데에는 ‘Be your hero(너의 영웅이 되어라)’는 글자와 함께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슈퍼히어로들이 새겨져 있다.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그리고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과 파워레인저가 그 주인공이다.

스웨트 팬츠 푸마 아카이브.

스웨트 팬츠 푸마 아카이브.

1 쇄골 아래에는 ‘Gigante por Natureza(타고난 거인)’, 쇄골 위쪽에는 ‘Step by Step’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오른쪽 어깨에는 ‘Be Nice(착하게 살자)’, 왼쪽 어깨에는 ‘Resilience(회복력)’라고 새겼다. 왼쪽 가슴에는 독수리의 얼굴이, 그 아래로는 숲으로 둘러싸인 축구장이 그려져 있다. 독수리 머리 아래로는 축구공을 차는 미키 마우스가 눈에 띈다.
2 네이마르의 오른쪽 어깨에는 그의 여동생이자 베스트 프렌드인 라파엘라 산토스의 초상화가 있다.
3 오른쪽 팔꿈치 위에는 거대한 눈이 그려져 있다. 네이마르 아버지의 눈이다. 그 아래에는 아들 다비 루카의 이름과 생일이 적혀 있다.
4 오른쪽 가슴에는 2012년에 새긴 시가 있다. ‘Pai(아버지)’라는 단어 위에 쓰인 것으로, “모든 무기, 모든 언어, 그것은 나의 공이자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이마르는 매 경기 이 시를 외우는데, 이것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1 왼쪽 어깨에는 여동생 라파엘라와 함께 똑같은 모양으로 새긴 다이아몬드 커플 타투가 있다.
2 ‘Far parte de mi historia(역사의 일부분이 되어라)’라는 문구와 함께 그린 주먹은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새긴 것이다. 디자인은 모두 같지만, 문구는 제각기 다르다.
3 왼쪽 손등에는 사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으며, 약지에는 왕관이 그려져 있다.
4 왼쪽 손목에는 2016 리우 올림픽을 상징하는 문구와 오륜기가 위치해 있다. 당시 브라질의 금메달을 기념하기 위해 이 문신을 새겼다고 한다. 
1 오른쪽 다리 윗부분에는 동기를 부여하는 문구들 - ‘Work hard(열심히 하라)’ ‘Focus(집중하라)’ ‘Passion(열정)’ ‘Faith(믿음)’가 쓰여 있다.
2 오른쪽 다리 뒤편에는 혀를 내민 이모티콘과 챔피언스리그 컵, 그리고 ‘06. 06. 15.’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2015년 6월 6일, 그의 소속팀이던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유벤투스를 이긴 날이다. 그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트로피를 얻은 날을 기념하기 위한 문신이다.
3 오른쪽 다리 아래 쓰인 문장은 ‘Que Deus me abencoe(신의 가호가 있기를)’로, 그의 신앙과 깊은 관계가 있다.
4 양쪽 다리에는 각각 ‘19’ ‘92’라고 쓰여 있는데 그의 탄생 연도인 1992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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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WRITER Paul Wilson
    PHOTOGRAPHER Luck Braquet
    TRANSLATOR 이원열
    STYLIST Ferdi Sibbel
    HAIR Quentin GUYEN @WSM
    MAKEUP Laurie Moreau
    ASSISTANT Henry Diagne/Theo Guerlet
    Lotte Knippers/Alise Datsenko
    PRODUCTION Alexandra/Camille @Eyesee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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