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현은 <환혼>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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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은 <환혼>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11년이 지났다. 그 긴 시간 동안 황민현이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10.20
 
재활용 나일론 소재 불꽃 프린트 파카, 앵그리 베어 프린트 티셔츠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재활용 나일론 소재 불꽃 프린트 파카, 앵그리 베어 프린트 티셔츠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2년 전에도 〈에스콰이어〉와 밀라노에 다녀왔지요.
맞아요. 코로나 탓에 해외로 나가는 것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생각해보니 〈에스콰이어〉와 지난번에 다녀온 밀라노가 마지막이었네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도 밀라노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요. 어쩌면 이 촬영이 잡혀 있어서 드라마 찍는 데 힘이 더 났던 것도 같고요.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2019년부터 몽클레르와의 인연이 벌써 4년째고 〈에스콰이어〉와도 두 번째라 기자님들, 담당자들과 다 친해서 너무 편했어요. 이번에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찍어서 좋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밀라노 시내에서, 지하철에서 찍었죠. 특히 마지막 스폿이 기억에 남아요. 밀라노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허가를 얻고 촬영했는데, 실제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찍었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학생들과 같이 찍어보기도 했고, 제 옆으로 학생들이 걸어서 엑스트라처럼 지나가주는 장면을 찍기도 했어요.
완전 리얼 길거리 캐스팅이었군요.
완전 리얼이었죠. 그게 정말 재밌었어요.
유럽이니까 가능했군요.
그런 셈이죠. 한국에서 왔다며, 제 인스타그램 주소와 〈에스콰이어〉 촬영이란 사실을 알려주니까 이탈리아 학생들이 관심을 갖더라고요.
근데 제가 이탈리아 사람이라도 민현 씨가 와서 사진 찍는데 도와달라고 하면 당연히 도와줬을 것 같아요.(웃음) 싫을 리가 없겠죠.
그 과정 자체도 재밌었지만, 옷도 좋았어요. 제가 워낙 평상시에 단조롭거나 무난한 옷을 입고 다니거든요. 이번 화보의 의상 중엔 팜 엔젤스와 몽클레르가 협업한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컬렉션이 포함되어 있어 팝한 색상이나 특별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아 좋았어요. 팜 엔젤스의 시그너처인 야자수나 불꽃 문양이 있는 의상들이라 록스타가 된 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컬러블록 파카, 로고 파자마 셔츠, 로고 파자마 팬츠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컬러블록 파카, 로고 파자마 셔츠, 로고 파자마 팬츠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제 2년 전에 우리가 나눈 대화를 다시 읽어봤는데, 소름 돋았어요. 그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연기자가 되어서 만났잖아요.
저도 그 인터뷰를 몇 번 다시 봤어요. 제가 찾아서 다시 본 건 아니지만, 팬들이 재소환해줘서 다시 읽었죠. 이번에 화보 스케줄을 알게 된 팬들이 2020년도 인터뷰를 인용해 포스팅해줬거든요.
우리 기사들을 팬들이 샤라웃 해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네요. .
그게 바로 팬들이 인터뷰가 길게 담겨 있는 화보를 좋아하는 이유기도 한 거죠.
연기하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20부작에 추가 10부작을 더한 30부작 대작 드라마의 주연급 배우로 성장할 줄은 몰랐어요.
저도 이런 대작에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사실 첫 번째 주연 작품은 웹 드라마 기반의 8부작이어서요.
〈라이브온〉이요?
맞아요. 뉴이스트로 활동하던 때라 그룹 활동을 우선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다른 작품에 욕심을 내거나 찾아다니지 않았어요. 〈환혼〉도 캐스팅은 꽤 오래전에 했거든요. 작품을 찾아다니던 중이 아니었는데, 제작진에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오디션에 불러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레터링 파카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레터링 파카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두 번째 드라마가 이 정도로 성공을 거두니 느낌이 좀 얼떨떨하죠?
제가 〈환혼〉 오디션을 2021년 2월에 봤어요. 캐스팅이 확정된 게 3월이고 그때부터 대본 리딩 들어가고, 액션 스쿨에 가서 검술 기본을 배우고 6월 말쯤에 촬영에 들어갔죠. 〈환혼〉 촬영이 끝날 때까지 대략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이 작품과 함께한 셈이에요. 너무 오랜 시간을 율이(극 중 배역인 ‘서율’)가 되기 위해 준비했고, 율이가 되어 함께했어요. 그 시간들이 아주 소중해요. 또 이 작품을 통해 만난 인연들도 너무 소중하고요. 나오는 배우들이 비슷한 또래가 많아서 특히 친해졌거든요. 다른 드라마보다 사극 촬영이 좀 힘든 부분이 있어요. 한복을 입고 궁이나 야외 촬영을 하다 보니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거든요. 그런 힘든 일들을 친한 배우와 스태프들 덕에 이겨내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난달에 만난 승호 씨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동년배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요.
승호랑 저랑 동갑이에요. 남자 배우들끼리 ‘우리 여행 한번 가자’고 외치다가 정말로 딱 하루 다 같이 휴차가 맞은 날이 있었어요. 다들 분량도 많고 각자의 이야기에서 다른 장면들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다 같이 쉬는 날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거든요. 그런데 촬영 중에 딱 하루가 맞은 거죠. 전날 밤에 갑자기 번개처럼 ‘가평 가자’고 해서 숙소 잡고 갔거든요. 가는 길에 막국수도 먹고, 이마트 가서 같이 장도 보고, 도착해서는 수박 잘라 먹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고기 구워 먹으며 술도 좀 마시고, 밤에 별도 보고, 새벽에 김광석 선배의 노래도 들었죠.
대학교 엠티 같아요.
감성 과잉이 좀 되어본 거죠. 우리 작품에 대한 얘기도 하고, 인생 고민도 얘기해보고, 소위 좀 ‘딥한’ 주제도 꺼내보고 그랬어요. 그 시간이 우리를 더 가깝게 해준 것 같아요.
샤이니 트랙 재킷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샤이니 트랙 재킷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제가 인터뷰한 아이돌 출신들 중에 그런 걸 경험해본 거의 유일한 아이돌은 엑소의 수호 씨였어요. 대학에 입학해서 1년 동안 대학생활을 즐기며 엠티도 가봤다고 하더군요. 수호 씨도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시간 중 하나로 기억하더라고요.
맞아요. 아이돌들은 평범한 대학생들이 할 법한 일들을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니까요. 저 역시 그 여행을 계속 추억하게 되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지칠 때 ‘촬영 끝나고 또 배우들이랑 여행 가야지’라고 생각하면 버텨지기도 했고요.
드라마도 성공했고, 인생에서 값진 선물도 건졌군요.
정말 그래요.
12월에 방영 예정인 두 번째 시즌 〈환혼: 빛과 그림자〉는 어느 정도 찍었어요?
제 촬영 분량은 이미 끝났어요. 〈에스콰이어〉와의 밀라노 화보 촬영을 위해 제작진들이 일정을 앞으로 몰아주셨거든요. 제가 다녀 온 뒤로도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이제는 다들 거의 끝났거나 막바지인 걸로 알아요.
〈환혼〉이 제가 본 한국형 판타지 중에 완성도가 가장 높았어요. 판타지는 있을 법한 내적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지켜나가는 게 완성도의 척도 중 하나인데, 그걸 기가 막히게 해냈죠.
이런 극찬은 처음 들었어요. (웃음) 처음에는 호불호가 좀 갈린다는 평도 있었거든요.
세계관을 이해하는 과정 때문이었을 거예요.
맞아요. 1화와 2화에서 벌여놓는 〈환혼〉의 세계관을 흡수하기만 하면, 빠져나올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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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건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채대한
    STYLIST 이세희
    HAIR 엄정미
    MAKEUP 달래
    PRODUCTION 박한이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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