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에 매료된 여자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TAR

내추럴 와인에 매료된 여자들

신간 <와인에 쓸데없는 건 넣고 싶지 않아요>의 저자 카밀라 예르데와 나눈 와인과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류가영 BY 류가영 2022.07.14
 
여성 내추럴 와인 생산자를 조명한 첫 책 〈와인에 쓸데없는 건 넣고 싶지 않아요〉가 지난 5월에 한국에서 출간됐다. 어떤 보람을 느끼나
내 책이 드디어 한국에 출간됐다는 사실 그 자체. 책을 통해 소개한 아홉 명의 와인메이커들이 기쁘게 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하는 모습을 볼 때도.
 
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정치과학 분야에서 긴 시간 동안 일했다. 그러다 10여 년 전, 내추럴 와인에 매료돼 퇴사 후 각종 와이너리와 와인 페어를 도장 깨듯이 돌아다녔다. 좋아하는 와인을 추리고 보니 생산자가 전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구상했다. 정확한 수치와 통계가 아닌, 취향과 애정으로 일을 벌인 것이 태어나서 처음인데 순수한 즐거움을 느꼈다.
 
취재 방식도 궁금하다
포토그래퍼 세실리아 망누손과 2주간 자전거와 기차를 타고 다니며 취재를 진행했다. 총 일곱 개의 와이너리를 방문했으니 한 곳에서 하루이틀 정도 머문 셈이다. 따로 인터뷰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철저히 생산자들의 일과와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
 
책에는 농업과 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등장한다. 어떤 와인 책을 쓰고 싶었는지
와인보다 환경과 미래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소신으로 뚝심 있게 나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었다. 와인에 들어간 모든 성분이 라벨에 표기돼야 한다고 외치는 폰테렌차 자매, 품질 등급 심사를 거부하는 유타 암브로지치, 인기 있는 외래 포도 품종을 전부 뽑아버리고 토착 품종을 심기 시작한 엘레나 판탈레오니의 이야기처럼.
 
아홉 명의 여성을 마주하며 느낀 공통적인 인상 혹은 에너지가 있다면
컨벤셔널 와인이 점령한 전통적인 와인시장에서는 물론 생산자의 대부분이 남자인 내추럴 와인 업계에서도 이들은 한결같이 아웃사이더다. 어느 분야에서든 소수자로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향한 고집과 끈기가 필요하다.
 
출간을 기념해 5일간 한국에 머무르며 느낀 것은
내추럴 와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뜨거운 애정이 인상적이었다. 레스토랑과 와인 바, 보틀 숍에서 본 내추럴 와인리스트가 기대 이상으로 방대하고 탄탄했으니까. 심지어 유럽에서도 보기 힘든 와인을 만나고 깜짝 놀랐다.
 
한국판을 펴낸 출판사 엔프레스 신혜원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 만만찮은 와인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기분 좋은 에너지와 포용력을 지닌 사람이다. 도멘 드 록타방의 모든 라인업을 만날 수 있는 내추럴 와인 숍 ‘자연스레’에서의 사인회와 도멘 드 라 루의 와인도 함께 음미한 ‘테투’에서의 ‘쥐라 나잇’ 등 이번 방한 일정 중 그의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홍보 방식에 감동한 순간이 많았다.
 
지금 이 시각 북유럽 지역의 와인 트렌드를 소개한다면
내추럴 와인의 인기가 높아진 지 체감상 10년 정도 됐다. 심지어 젊은 세대 중에는 컨벤셔널 와인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이들도 많은데 정말 멋진 일 아닌가? ‘와인’이란 단어가 당연히 내추럴 와인만 의미하게 될 미래를 꿈꾼다.
 
당신의 내추럴 와인 취향은
톡톡 튀는 생기와 산뜻한 산미가 감도는 것. 풍부한 미네랄이 느껴지는 사바냥과 나를 내추럴 와인의 세계로 인도한 아리아나 오키핀티의 일 프라파토는 언제나 옳다. 

Keyword

Credit

    에디터 류가영
    사진 맹민화/장승원
    디자인 김희진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