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머니 룩이 뭐길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올드 머니 룩이 뭐길래

‘조용한 럭셔리’로 불리는 올드 머니 시대가 새로운 방식으로 돌아왔다.

김지회 BY 김지회 2023.07.11
@feli.airt

@feli.airt

 
풍성한 헤어스타일과 매끈한 피부를 가진 그녀. 여름엔 지중해 바다 위 요트에서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고, 적당한 체력 관리를 위해 승마와 폴로 경기도 종종 즐긴다. 모두가 부러워할 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그녀는 바로 디지털 크리에이터 펠리(@feli.airt)가 만든 AI 모델의 이야기다. 2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가진 그가 만든 모델들은 틱톡에서 인기인 올드 머니 스타일을 그대로 가졌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indy Crawford, Diana Spencer, Jacqueline Kennedy, Kylie Jenne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indy Crawford, Diana Spencer, Jacqueline Kennedy, Kylie Jenner

 
'올드 머니'는 선조부터 대대로 자산을 상속받은 상류층을 가리키며 자수성가한 '뉴 머니'와 구분되는데,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이들과 IT 기술로 막대한 부를 이룬 신흥 재벌에 대한 반감, 부의 양극화로 좌절감을 맛본 이들이 심리적으로 올드 머니의 삶을 선망하게 된 데서 유행의 근거를 찾는다. 그들이 입은 옷은 로고가 드러나진 않지만 질적인 완성도로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윤리적 방법으로 채취한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 스웨터,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샤넬의 트위드 재킷, 에르메스의 단단한 가죽 액세서리 등 화려한 컬러나 로고 패턴이 더해지지 않아 '어디 거야?'라고 묻게 되는 것들 말이다. 
 
Gigi HadidGwyneth PaltrowChanelHaliey BieberAmina Muaddi, Tina KunakeyElsa HoskHermesCindy CrawfordJacqueline Kennedy OnassisChanel
 
사실 이런 흐름이 하루아침에 나타난 건 아니다. 골프와 테니스, 승마 등 런웨이와 리얼 웨이에서 올드 머니의 라이프스타일은 끊임없이 트렌드로 언급됐으니까. 샤넬 쿠튀르 쇼에선 샬럿 카시라기가 말을 타고 등장하는가 하면, SNS에선 골프나 테니스 룩을 입고 일상을 즐기는 이들의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권층을 다룬 올드 머니 이야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고정 소재가 돼왔다. 로이 가문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석섹션〉에선 형제 중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시브 로이 룩이 화제가 됐는데, 그녀는 뉴트럴 컬러를 조합한 룩에 시계나 벨트 등 클래식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줬다. 영화 〈스펜서〉에서 다이애나의 생전 스타일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룩도 빼놓을 수 없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실크 블라우스와 터틀넥 니트 톱, 맞춤 수트에 대대로 물려받은 주얼리를 더한 룩은 숨막히게 완벽한 그녀의 연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우아한 ‘법정 패션’으로 화제가 된 기네스 팰트로의 룩은 좀 더 현실적이다. 더 로우의 올리브 그린 코트로 화제를 얻기 시작해 모노톤 컬러의 수트, 벨벳과 코듀로이를 조합한 이탤리언 클래식까지 다양한 올드 머니 룩을 선보이며 재판마다 그녀가 다음 재판엔 어떤 룩을 입고 올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악화된 경제 속에 왕족과 금수저, 다이아몬드 수저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한편에선 그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트렌드로 보는 이들도 있다. Y2K 트렌드와 함께 다시 꺼낸 모노그램 패턴, 한정판으로 소비를 자극했던 브랜드의 협업에 지친 이들이 시대를 초월한 질 좋은 아이템을 세련되게 입는 방식에 미학적으로 끌리고 있는 것. 새롭게 올드 머니 스타일을 찾는 이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중고 거래 플랫폼까지 품질과 장인 정신에 중점을 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사람과 브랜드의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자신의 취향과 안목에 집중한 모습이다. 이런 새로운 소비 방식은 패스트 패션과 달리 지속 가능성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질 좋은 소재의 미니멀한 아이템을 오래 고민하며 옷장을 채워가는 것, 그 옷들과 시간을 보내며 인생에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 SNS 세상에서 입혀주는 옷을 입으며 완벽한 인생을 사는 AI 모델은 알 수 없는 일들이 새로운 올드 머니 룩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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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김지회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INSTAGRAM @FELI.AIRT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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