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고 예상 가능한 비유이긴 하지만, 영화 <쓰리데이즈>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극장판이다. 단순히 자발적인 감옥 탈출이라면 영화 <빠삐용>, <쇼생크 탈출> 등의 분류겠지만, <쓰리데이즈>는 사랑하는 사람의 탈출을 돕기 위해 위험을 불사한다는 내용이라 다른 맥이다. 드라마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한 형을 빼내기 위한 동생의 혈투를 그렸다면, 영화는 아내를 아끼는 남편의 치열한 노력을 그렸다. 두 작품 다 목숨 걸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지만, 영화에 혈투가 아닌 굳이 노력이란 단어를 쓴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 속 남편 역의 러셀 크로우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처럼 완전 치밀하지도, 크게 대담하지도, 옆에서 도와주는 협력자가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아내를 구하려고 정말 애를 쓴다. (아주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나 <테이큰> 리암 니슨의 큰 역할을 기대하진 말 것.) 그 과정이 너무 어설프고 현실적이어서 더욱 처절하고, 무슨 일이 또 터질지 몰라 긴장의 연속이다. 그 어설픔이 갈수록 점점 다듬어지고 극의 중반 이후부터 전개가 빨라지면서 긴장감은 점점 옥죄어온다. <뷰티풀 마인드> 이후 오랜만에 보는 러셀 크로우의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듯 정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그의 애잔한 눈빛과 심리 연기가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며, 관객들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이끌어 낸다. 과연 온갖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억울한 누명을 쓴 아내를, 나아가 가족을 지키겠다는 남편의 행동이 잘못되기만 한 것일까, 진정한 선과 악의 기준을 무엇일까. <쓰리데이즈>는 처절하고 절실하면 못할 게 없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지난 16일 롯데시네마 건대점에는 라디오 ‘공형진의 씨네타운’ 청취자들과 함께 영화 <쓰리데이즈> 가족 시사회가 있었다. 가족들을 위해 따뜻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보여주는 가족 시사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았다. DJ 공형진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추노> <도망자 PLAN B>로 유명한 곽정환 감독을 초대, 그 가슴 훈훈한 현장을 함께 했다. 영화를 관람한 공형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초절정 배우들의 숨막히는 연기로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며 찬사를 보냈다. 극장을 빠져 나온 사람들의 얼굴에도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자리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