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같은 리모델링 하우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조각같은 리모델링 하우스

대대적인 외부 공사로 시작해 대형 유리와 지붕 설치, 테라스 설계까지 쉽지 않았던 1년간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완성된 크리스 첸과 브리트니 파이 부분의 상하이식 타운 하우스.

ELLE BY ELLE 2016.01.18

오른쪽 벽면에는 대리석 타일을 붙였다. 바닥의 대형 러그는 ‘페이딩 선(Fading Sun)’ 모델, BoConcept. 레드 포니 체어는 핀란드 디자이너 에로 아르니오가 디자인.




집주인 브리트니 파이와 크리스 첸, 거실에 놓인 ‘서라운드’ 소파는 Natuzzi.




침대 위 접시 셀렉션은 ‘테마 에 바리아지오니(Tema e Variazioni)’ 컬렉션, Fornasetti. 베드 사이드 램프는 아킬레 카스티글리오니가 디자인한 ‘타치아 데스크 램프(Taccia Desk Lamp)’로 Flos. 울 러그는 ‘시메트리(Symmetry)’, Bo Concept. 블랙 체어는 조지 넬슨이 1955년에 디자인한 ‘코코넛 체어(Coconut Chair)’를 비트라에서 재편집한 것. 커피 테이블에 놓인 꽃병은 LSA International.




대리석으로 된 욕실의 세면대와 욕조는 주문 제작. 스툴은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스톤(Stone)’ 모델로, Kartell, 욕조와 세면대의 수도꼭지는 Dornbracht.




주문 제작한 다이닝 테이블은 듀퐁 인조 석재로 제작. 우드 캐비닛은 티크 소재. 샹들리에는 린지 아델만이 디자인한 ‘아그네스’ 모델로, Roll and Hill. 다이닝 체어는 ‘마리포사 딜라이트’, Bo Concept. 벽면의 동물 드로잉은 상하이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 베이방의 작품. 테이블의 유리 꽃병은 에토레 소트사스가 디자인한 ‘예멘’ 모델로 Venini. 장식 새장은 알레산드로 두비니(Alessandro Dubini)가 디자인한 ‘트위터블(Twitable)’로 Seletti.




체어와 오토만은 가에타노 페세가 디자인한 ‘업’ 시리즈로 B&B Italia. 오른쪽은 첸과 파이가 수집하는 베어브릭 캐릭터 중 하나. 주문 제작한 선반은 브러쉬드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했다. 펜던트 조명은 오메르 아벨(Omer Arbel)이 디자인한 ‘14.14 포틴 펜던트 샹들리에’로 Bocci.




테라스는 메인 침실과 연결돼 있다. 블랙 테이블은 필립 스탁과 유제니 퀴틀레(Eugeni Quitllet)가 디자인한 ‘톱 톱(Top Top)’ 모델, Kartell. 실버 찻잔 세트는 Christofle. 블랙 체어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닥터 예스(Dr Yes)’, 화이트 암체어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버블’, Kartell. 화이트 로킹 체어는 찰스 앤 레이 임스가 1950년에 디자인한 RAR 체어, Vitra.




LIFE AT THE TOP

SHANGHAI, CHINA


집주인 브리트니 파이가 말한다. “원하는 삶은 다 다르겠지만, 집에 관한 꿈만큼은 누구나 같을 거예요. 우리만의 집을 갖고 싶었어요.” 얼핏 생각하면 이 꿈은 재력만 있으면 이룰 수 있을 것 같지만, 상하이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다운타운 지역엔 개별 주택 건축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새 집을 짓는 대신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해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하기에 파리의 타운 하우스나 그리스식 저택을 짓는 등 여러 주거 스타일이 어우러진 홍메이 로드가 그들의 새로운 터전이 됐다. 크리스 첸과 브리트니 파이 부부는 두 아들 루이스와 레오를 위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정원이 있는 집을 갖고 싶었다. “이웃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집 안에서 충분히 삶을 누리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크게 웃거나 뛰어도 걱정 없도록 말이에요. 또 우리 부부는 집 안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볼륨을 한껏 높이고 필름에 완전히 몰입하고 싶었어요.” 첸과 파이는 부부이기에 앞서, 중국에서 꽤 영향력 있는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 년 이상 소요된 레너베이션은 험난한 과정이었다. 모든 걸 빨리빨리 해치우는 중국에서 이 정도의 공사기간은 기함할 수준이었지만, 그들은 모든 부분이 제대로 완성되도록 차근차근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350㎡에 이르는 하우스는 1996년에 지어진 집으로 기존의 스타일은 소박했다. 자갈을 섞은 시멘트 외관에 붉은 타일의 슬로프 지붕 그리고 작은 창문들이 있었다. 전형적인 겉모습에 비해 내부 문제는 다소 심각했다. 수많은 균열이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다섯 개의 기둥이 거실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첸은 “첫 느낌은 우리가 살기에 알맞은 공간은 아니었어요”라고 말한다. 전체적인 철거 작업은 굉장히 오랜 행정적 과정을 요하기 때문에, 첸과 파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친구인 알렉스 선(Alex Sun)에게 개조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난징의 고급 호텔 프로젝트였던 알릴라 빌라 리조트의 디자인을 맡았던 알렉스는 첸과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지만, 두 사람이 친해진 것은 군복무 시절이었다. 이들은 군대에서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특수 부서 일을 함께했던 사이인데, 몇 년간 연락이 끊어졌다가 지난 2008년 타이페이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고 한다. “그저 감각 있는 친구쯤으로 생각했던 알렉스가 전문가로서 해낸 작업들을 보았을 때 매우 감탄했어요. ‘와우’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했죠.” 첸은 알렉스와의 우연한 만남을 필연으로 생각한다. 친구 사이라 대화도 잘 통했다. “알렉스에게 모든 디테일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하자, ‘돈을 더 쏟아 부을 각오를 하라’더군요.” 첸은 웃으며 회상한다. 알렉스는 로컬 엔지니어링 회사인 허이(Heyi)와 팀을 이뤄 정교한 마무리 작업을 완성해 갔다. 벽면에는 작은 대리석 타일들을 몰딩하고 코리언(Corian) 석재로 조각 작품 같은 계단도 완성했다. 알렉스의 디자인은 외부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됐다. 대형 유리와 지붕을 설치하고, 위층의 메인 베드룸에 연결되는 넓은 테라스도 만들어냈다. 파이는 테라스의 크기를 두고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고 말한다. “알렉스가 테라스의 규모를 얘기했을 때  ‘난 옷을 넣어둘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단 말이에요!’라고 소리쳤어요” 샤넬 신봉자이자 슈즈 애호가인 그녀에게 첸은 ‘센티피드(지네)’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고 놀린다. “두 개의 발에 신기기엔 너무 많은 슈즈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공사 과정에서 1층의 탁 트인 공간감을 확보하기 위해 기둥 중 세 개는 제거하고, 나머지 두 개는 바깥쪽 벽면으로 이동시켰다. 데커레이션에 관한 한 첸과 파이는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컬러만큼은 이견 없이 둘 다 블랙 앤 화이트를 택하는 편이다. 이런 이유로 1층에서 컬러가 발견되는 건 우연한 행운이다. 보 컨셉트(Bo Concept)의 암체어와 뮤직 룸의 레드 컬러 오토만은 빨간색만 빅 세일한 탓에 별다른 생각 없이 구입한 것이라 한다. 두 사람은 가구와 소품을 구할 때도 알렉스에게 일일이 자문을 구했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그는 말을 돌리는 편이었죠.” 유머러스하며 아이 같은 순수함을 더한 것은 알렉스의 조언이었다. 랑방 조각상, 베어브릭(BearBrick) 인형, 위트 넘치는 타코다(Takkoda) 사진 같은 것들이 그 결과다. 유명 스타들을 유니크한 동물로 재탄생시킨 타코다 사진에는 칼 라거펠트 강아지와 에이미 와인하우스 고양이도 포함돼 있다. 그들의 꿈이 실현된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묻자, 첸은 예상 외로 건물 외관을 꼽았다. “내부 디테일들이 대단히 감각적이라는 것도 만족스럽지만, 밖에서 보이는 하우스의 형태가 정말 좋아요. 우리가 만족스러운 것만큼이나 다른 이들도 좋아해 주고 부러워하니까요.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요? 이미 옆집에서 알렉스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했다더라고요!”

Keyword

Credit

    writer Ian Phillips
    photographer Stephen Julliard
    DIGITAL DESIGNER 오주희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