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발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뜻밖의 발견

낮에는 커피, 밤에는 위스키가 어울리는 곳. 커피바 마하한남의 이야기.

ELLE BY ELLE 2023.09.22
 
마하 한남의 내부 전경. @_h.conte 창가에 배치된 오브제. @_h.conte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골목 언덕에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작은 상점들 사이에 우뚝 서 있는 낡은 건물 하나.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라는 생각이 무색해질 만큼 반전 매력이 느껴지는 공간, 서울의 핫플로 주목받고 있는 ‘마하 한남’이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라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찰 때쯤 4층에 위치한 ‘마하 한남’을 마주할 수 있다. 마치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듯 클래식한 음악과 여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재나 가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사장님이 보통 솜씨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마하 한남의 주인이 건축가 김동현 소장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이곳은 공간 전문가의 손길이 더해져 한층 더 감도 높은 커피 바를 완성했다. 마하 한남, 김동현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마하건축사사무소 김동현 소장.오브제 하나까지 신경 쓴 마하 한남의 내부.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와 위스키. @_h.conte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와 위스키. @_h.conte

 
다양한 소재를 엿볼 수 있는 인테리어. @_h.conte

다양한 소재를 엿볼 수 있는 인테리어. @_h.conte

마하 한남을 운영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첫 시작은 서울 용산에 위치한 카페 삼층로비였어요. 당시 세 명의 건축가와 함께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경제적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했던 거였죠.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했던 3층에 사무실과 카페를 열었는데, 로비가 3층에 있다는 부분이 대중에게 새롭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그때를 바탕으로 현재는 독립된 건축사무소이자 카페인 ‘마하 한남’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4층에 낡은 공간이지만, 사람들이 꼭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곳으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죠. 누군가는 커피나 위스키를 마시며 한강 파노라마 뷰를 즐기고 싶은 분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부제가 ‘건축가의 서재’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공간을 경험하는 것이 어떤 책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하’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마하는 산스크리트어로 ‘위대한’, ‘무한의’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요. 건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건축은 안식처를 조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요. 눈과 비를 막을 수 있는 지붕, 단단한 벽, 한기와 습기에 강한 바닥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죠. 그리고 그 공간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이 지닌 분위기와 온도도 더해져야 하고요. 단순히 집을 짓는 행위가 아닌, 공간과 사람의 조화를 담는 것. 그 과정이 마하가 지닌 의미인 것 같아요.
 
빛이 가구에 떨어지도록 배치된 공간. @_h.conte

빛이 가구에 떨어지도록 배치된 공간. @_h.conte

서로 다른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마하 한남의 내부. @_h.conte

서로 다른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마하 한남의 내부. @_h.conte

 
건축가가 운영하는 마하 한남은 어떻게 다른가요?
카페에 방문한 것이 아니라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라운지에 놀러 온 것처럼 다가오길 바랐어요. 그래서 공간에 낮고 넓은 가구들 위주로 배치했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딱딱한 의자와 가구보다는 이곳 무드와 어울릴 수 있는 아이템들로요. 그리고 전체적인 톤&매너를 일관되게 연출하면서 가구에 떨어지는 빛까지도 고려했어요. ‘창가 자리에 앉고 싶다’가 아닌 ‘저 가구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유튜버 레오제이의 작업실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 이 외에도 건축가로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단순히 마하 한남이 카페의 2호점, 3호점처럼 연장되는 건 원치 않아요. 마하가 지닌 브랜드 가치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다면, 다음 날 햇살을 맞이할 수 있는 스테이 공간, 그리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미술관처럼요. 다양한 형태의 마하를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으로, 김동현 소장의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평소 80년도와 90년도의 건축들로부터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기술이 미흡했던 시절이라 화려하거나 형태적이진 않지만, 단순한 재료와 둔탁한 매스에서 풍기는 특별한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시에 지어진 건물들을 보면, 형태의 창작보다는 만듦새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저도 언젠가는 마하만의 건축언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재료와 시간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많은 연륜이 필요하지만, 언젠가 우연히 어떤 건물을 보았을 때 ‘마하스럽다’ 라고 느낄 수 있는 건축언어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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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안혜미(미디어랩)
    사진 마하건축사사무소/h.honte
    디지털 디자인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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