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은 지금] 이태원의 만남의 장을 연 권혁인, 최장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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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지금] 이태원의 만남의 장을 연 권혁인, 최장민

초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2013년부터 디지털 매거진 <비즐라>를 만들어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와 서브컬처를 알려왔다. 2022년에는 보광동에 바 ‘퀘스트’를 열었고, 이곳은 이태원 주민들의 만남의 장으로 거듭났다.

이마루 BY 이마루 2023.03.12
퀘스트에서 용산구청 건물이 보이는 구석 자리에 앉은 권혁인과 최장민. 이태원이 예전 모습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퀘스트에서 용산구청 건물이 보이는 구석 자리에 앉은 권혁인과 최장민. 이태원이 예전 모습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권혁인 & 최장민

초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2013년부터 디지털 매거진 〈비즐라〉를 만들어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와 서브컬처를 알려왔다. 2022년에는 보광동에 바 ‘퀘스트’를 열었고, 이곳은 이태원 주민들의 만남의 장으로 거듭났다.

 
내가 사랑하는 이태원
권혁인 90년대 문라이트처럼 오랜 유흥의 역사가 존재하고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가 탄탄하게 이어져온 곳이다. 클럽 미스틱은 마니아 층이 탄탄했고 조그마한 클럽 베뉴도 독특한 취향의 친구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그렇게 개성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태원은 독특한 취향이나 대중적이지 않은 시선을 가진 친구들이 놀기 좋은 곳이 됐다. 인근에 미군 부대가 있었고, 이태원 주변을 대사관이 둘러싸고 있어 서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국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최장민 10년 전 케이크샵 서울이 문을 열면서 자주 놀러 왔다.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이태원에서 형성되면서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10·29 참사를 둘러싼 개인적 경험
최장민 사무실로 쓰던 퀘스트를 2022년 1월, 와인 바로 개조했다. ‘아지트처럼 놀자’는 목적이었다. 친구들과 이태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주말이면 퀘스트 앞 도로가 사람으로 꽉 찼지만 지금은 한산하다. 우리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가게가 유지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발생한 일이고, 주민들과 활기 띤 소통이 부재한다는 사실이 와닿지 않는다.
권혁인 개인의 힘이란 게 너무 미약하다는 것.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 방식,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태원 주민과 상인들이 느끼는 무력감. 이태원 주민이자 이곳에서 생업을 잇는 우리는 그날 이후 분명 사회의 어떤 면을 보았고, 크게 상실감을 느꼈다.
 
미디어 보도 중 인상적인 장면
권혁인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용기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달려들어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다. 업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족한 구조 인력을 대신해 손발 걷고 나서주었다.
 
어떤 문제가 빨리 해결되길 바라나
최장민 참사가 조명된 후 젊은이들과 주민을 향한 외부인들의 부정적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 이태원에 대한 인식 개선은 개인이 바꾸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태원에는 문화적으로 멋있고 유수한 가게들이 많다. 하지만 대중은 일반 유흥 가게로 보더라. 인식 변화를 위한 장치를 모색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시급하다.
권혁인 이태원은 관광객과 사람들이 자주 찾는 만큼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고 신선한 경험이 펼쳐지는 곳이다. 하지만 참사 이후 사람들은 이태원 동네 자체를 손가락질하더라. 이곳이 생겨난 이유와 영유해 온 과정을 살펴봐야 하고,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차원의 안전 예방, 문화적 지침 설정 및 개선, 마지막으로 이태원 프레임을 없애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태원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최장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참사 이후 이태원이 다시 ‘리셋’됐다고. 이국적이고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이들이 찾았던 과거의 이태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권혁인 특별하고 생경한 풍경을 찾는 사람만이 오는 이태원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고, 안전하고 즐거운 동네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사람과 기관, 단체가 노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해가 ‘쨍’했던 어느 날, 보광동 골목을 기록했다.

해가 ‘쨍’했던 어느 날, 보광동 골목을 기록했다.

 
어느 새벽, 레스토랑 마이첼시 앞에서 친구들과.

어느 새벽, 레스토랑 마이첼시 앞에서 친구들과.

 
이태원이 활기를 띠던 시절엔 어느 골목을 다녀도 즐거웠다.

이태원이 활기를 띠던 시절엔 어느 골목을 다녀도 즐거웠다.

 
보광동에 자리 잡은 ‘비즐라’ 건물 옥상. 유독 하늘이 맑았다.

보광동에 자리 잡은 ‘비즐라’ 건물 옥상. 유독 하늘이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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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전혜진/정소진
    사진 김형상
    아트 디자인 김려은
    디자인 장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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