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에게 통하는 K팝 가사 트렌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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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에게 통하는 K팝 가사 트렌드

Z세대에게 통하는 대중 가요 콘셉트 이성애적 사랑보다는 ‘내가’로 시작하는 가사. 사랑노래는 진부해, ‘남'보다는 '나'를 주목할 것.

이재희 BY 이재희 2022.11.19
사랑 노래가 만연한 시대. ‘사랑’은 대중가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소재이자 흥행의 절대 공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가슴 절절한 사랑 타령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것. 몇 년 사이 셀프 프로듀싱이 가능한 뮤지션이 대거 등장하며 ‘자신’에 대한 솔직한 자아 표현하는 곡이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어요.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자신을 드러낸 대표적인 아티스트는 최근 첫 솔로 앨범 [ERROR]을 낸 AKMU 이찬혁입니다. 그는 타이틀곡 ‘Panorama’에서 죽음에 빗대어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겠다는 메시지를 담았죠.
“이렇게 죽을 순 없어,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이찬혁

이찬혁

이찬혁

이찬혁

 
지난해 〈엘르〉의 뮤직프로젝트 앨범 [RECONNECT]의 타이틀곡 ‘치열(Cheers)(with ELLEKOREA)’를 기억하시나요? 코드쿤스트와 뮤지션 AKMU 이찬혁, 콜드, 소금(sogumm)이 함께 만든 이 노래의 주제는 ‘치열하게 사는 지금의 아름다운 청춘을 위하여’입니다. 은유적이지만 자전적이었던 가사는 지금 우리, 요즘 세대의 치열함에 대한 칭찬이자 응원, 예찬이었습니다.
"Look how we cheer, 깊은 바닷속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것처럼, Look how we 치열하고 또 아름답게, 완성되고 있어 우린, 난 여전히 헤매고
있네, 무언가 찾기 위해서, 난 아직 그대로인데, 멀어지는 듯해 왜, 걱정도 잠시 다시 찾아 왔지, 눈부신 아침 어젯밤 꿈을 산책해, 한참을 지나고 보니 아무렇지 않게, 나는 여기서 우린 여기 서 있네”


“보릿자루 꿔다 놓은 듯, 가만히 앉아있는 것은, 토하기 전까지 일하는 것보다도, 괴로운 거야, 남기자 살아있는 동안의 흔적, 우린 깨어있는 동안 말도 안 되는 걸 해야 하니까, 잘 자고 잘 먹고 칭찬도 하고, 서로 부둥켜도 안고 사랑하면서”
타이틀곡 '치열(Cheers)(with ELLEKOREA)'

타이틀곡 '치열(Cheers)(with ELLEKOREA)'

 
‘남’보다 ‘나’에게 시선을 맞춰 자신을 탐구하는 메시지는 (여자) 아이들의 앨범 [I Love]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소연이 작사와 작곡을 맡은 타이틀곡 ‘누드(Nxde)’는 사회적 편견을 깨는 가사로 칭찬받고 있어요. ‘누드’를 신체를 드러낸다는 의미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썼죠. 편견을 깨는 주체적인 콘셉으로 가고 싶다며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밝힌 바 있기도 합니다. ‘마릴린 먼로’를 오마주한 누드(Nude) 콘셉트, 제목에서 ‘너’를 의미하는 ‘U’대신 ‘X’를 사용해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Z세대를 나타냈죠. ‘누드’라는 단어가 가지는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꿔놓은 이 곡은 단연 차트 순위권을 지키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실례합니다, 여기 계신 모두, 야한 작품을 기대하셨다면, Oh, I'm sorry 그딴 건 없어요, 환불은 저쪽, 대중은 흥미 없는 정보, 그 팝콘을 던져도 덤덤 행복과 반비례 평점 but my 정점, 멋대로 낸 편견은 토할 거 같지”
(여자)아이들

(여자)아이들

 
그리고 역대 K팝 걸그룹 역사상 데뷔 후 가장 짧은 시간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에 진입한 르세라핌(LESSERAFIM). 14위를 기록하며 미니 2집의 수록곡 'No CeLEstial’에서 강인한 자신의 내면을 노래했어요.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자신의 색깔을 지키고픈 의지를 드러냈죠.
“꼴이 볼품없대도, 망가진다 해도, 다시 사랑받지 못한대도, Yes I’m a nude”
“천사 같은 완벽함은 bye, 틀에 박힌 fantasy, 발칙하게 시작해 내 fight, RuLE은 필요 없잖니 oww!”
“멋대로 던져대는 시끄러운 얘기들, 건질 게 없네 한 귀로 흘려, 소란한 세상 속에 내 목소린 Volume up”
 
또 르세라핌은 ‘ANTIFRAGILE’에서는 그야말로 ‘갓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충격 혹은 변화로 인해)강해지는/ 단단한 어려운(물건)’이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자신감, 용기, 도전에 대한 노랫말을 적었죠.
“높은 관심은 환영, 귀여운 질투는 go ahead,  줄 달린 인형은 no thanks 내 미랠 쓸 나의 노래, Yeah, gimme that, 걸어봐 위엄 like a lion, 눈빛엔 거대한 desire, 더 부어 gasoline on fire, 불길 속에 다시 날아 rising”
르세라핌(LE SSERAFIM)

르세라핌(LE SSERAFIM)

 
아이브(IVE)는 'MZ되고 싶은 아이콘’으로 불리며 당돌한 가사로 사랑받았습니다. 세 번째 싱글의 타이틀 곡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는 구체적인 Z세대의 사랑법을 그렸어요. 자기애를 기반으로 자신감 넘치는 사랑에 대한 태도가 정형화된 세계관에서 벗어났죠.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듣는 노래, 자존감을 높이는 가사라는 팬들의 평을 얻고 있어요.
“두 번 세 번 피곤하게 자꾸 질문하지 마,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방금 내가 말한 감정 감히 의심하지 마, 그냥 좋다는 게 아냐 what's after 'like’?”
아이브(IVE)

아이브(IVE)

 
이 모든 것들이 점철된 쇼 프로그램은 Mnet ‘쇼 미더 머니11’입니다. 2차 예선인 60초 팀 래퍼 캐스팅 무대에서 이영지는 ‘2차 벌스는 어떤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곤 바로 비트콜을 외치고 공연을 시작했죠. 랩 잘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본인 이야기에 대한 진정성과 에너지가 모두의 공감을 샀습니다.
“I guess 들어만 봤던 달콤함에 당최 감당을 못해서, 주제넘게도 텅텅 빈 그릇을 갖다 대곤 외쳐, 덜어 줘 더 벌어서 멀어진 격차를 메꿀게, I see you kicking, I see you jumping, For all your miserable journey,  여전히 뭘 원하던 준비 안 된 넌 제자리,  아파도 미친 척 무뢰배 계속 직진, Ok so what am I looking for?
 
요즘 세대는 음악 한 곡을 소비하더라도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파악하려는 경향이 짙습니다. 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나오면 유튜브에 뒤따르는 ‘가사 해석’ 콘텐츠들이 이를 증명하죠.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요즘 젊은 세대는 연애나 결혼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자아실현이나 꿈, 내면의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흐름 속에서 Z세대 아티스트들 역시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의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행복이 중요한 Z세대, 확실한 것은 한정적인 주제로 국한되던 K팝에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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