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와 '헤어'질 결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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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와 '헤어'질 결심

이별에도 예의라는 게 있다. 한 올 한 올 소중한 모발, ‘탈모’라는 불가피한 이별 앞에서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지혜 BY 김지혜 2022.10.04
 
샴푸 후 욕실 수챗구멍을 덮은 머리카락을 치울 때마다 짙어지는 한숨. 조만간 휑한 가르마와 마주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비단 에디터만의 고민은 아닐 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3만 명. 그중 20~30대가 44%를 차지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체의 42.9%로 나타나며 여성 탈모 현상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노화나 유전적 원인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인한 후천적 탈모 증상을 겪는 젊은 환자의 증가로 탈모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님이 드러난 것. 여기에 탈모시장 규모가 약 4조 원대로 성장했다는 소식은 현재 수많은 사람이 탈모 관리에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져 각질과 트러블을 악화시켜 탈모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미 시작된 탈모를 완벽하게 정복할 순 없어도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원인 파악과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혹시 탈모일까

아름다운 모발을 위한 관리에 관심이 고조되는 건 당연하다. 모발은 외부로부터 우리의 머리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장식적인 미(美)의 기능이 크기 때문. 전문가들은 탈모가 시작되면 긴 치료 과정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기에 탈모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빠르게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차움피부성형클리닉 최유진 피부과 교수는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개 정도 빠지는 건 정상 범주로 보며, 그 이상 빠질 때는 탈모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발 개수를 하나하나 셀 수 없기에 모발이 급격히 많이 빠지거나 얇아진다고 느낀다면 가볍게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보세요. 두피의 여러 부위에서 시행했을 때 한 부위에서 네 가닥 이상 빠진다면 탈모가 진행 중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탈모는 크게 가족력으로 발생하며, 헤어라인이 뒤쪽으로 점차 밀려나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안드로겐 탈모와 일시적으로 생장기의 털이 휴식에 들어가 비정상적으로 모발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로 나뉜다. 모두 성별과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지만 남성호르몬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의한 안드로겐 탈모는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호르몬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 의약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여성의 경우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바르는 의약품 ‘미녹시딜’이 대표 치료법이며,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는 가임기 여성에게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금기시되고 있다. 완전히 모발이 빠지는 남성과 달리 헤어라인은 빠지지 않고, 정수리 부위 모발이 가늘어지고 두피 중심을 기준으로 모발의 밀집도가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해마다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늘어나는 탈모는 대개 휴지기 탈모로,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후천적 요인들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저스트 에즈 아이엠 상품기획팀 나선인 파트너는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소 결핍과 과도한 스트레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갑상샘 질환이 있지 않은지, 머리를 잡아당기듯 묶는 습관 혹은 염색과 펌을 자주 하지 않는지 등 자신의 생활 패턴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확대된 탈모시장 속 똑똑하게 대처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2022년 상반기 기능성화장품 심사 품목 통계자료’에 따르면 탈모 관련 품목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8% 증가했다. 이는 탈모인뿐 아니라 탈모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 증가로 탈모 관련 제품이 주목받고 있음을 입증한다. 달라진 탈모 시장의 변화는 이뿐 아니다. 기존 탈모 제품이 중년 남성들에게 소구해 왔다면 최근 뷰티 업계는 MZ세대를 겨냥해 젊고 감각적인 헤어 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각각 비비와 광희를 모델로 기용한 저스트 에즈 아이엠과 닥터그루트가 그 예로, 마케팅을 넘어 자연 유래 성분(유황, 병풀)을 강화하고 니치 향수에 버금가는 고급스러운 향을 더해 2세대 탈모 샴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탈모시장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두피와 모근은 쉽게 손상되지만 다시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안드로겐 탈모는 탈모 샴푸와 같은 제품 관리를 통해서는 예방이 어렵고, 약을 복용하며 탈모 제품을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죠. 반면 휴지기 탈모는 홈 케어로도 개선될 수 있어요.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탈모에 관한 기능성으로 지정한 정식 허가 목록은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이를 어긴 표기법은 과대 광고로 볼 수 있어요.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의 광고에 주의해야 합니다.” 보스피부과 김홍석 원장의 조언을 참고하자. 또 예민한 피부라면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오히려 두피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피지 분비가 많은 지성 피부의 경우 탈모 케어 성분 중 모공을 막는 경우가 더러 있어 모낭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에 성분을 꼼꼼히 확인해 보는 것도 잊지 말자. 무엇보다 탈모는 앞서 언급했듯 제품만으로는 치료와 예방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특히 탈모가 진행된 상태라면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 후 치료를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모발을 지키는 습관

성장과 탈락을 반복하는 모발의 생존 기간은 3~6년이다. 일반적인 성인 기준 모발의 수는 약 10만 개이며, 하루에 0.2mm씩 자란다. 두피에 있는 모공 하나에서 평생 나는 머리카락은 25~35개로 한정돼 있기까지 하다. 즉 머리카락이 빠지는가보다 얼마나 다시 잘 자라는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모발과 더는 이별하고 싶지 않다면 무엇보다 아래 행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뭐든지 치료보다 예방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1 자극이 적은 약산성 샴푸를 사용해 손의 지문으로 두피를 가볍게 마사지하듯 두드려주고 5분 이내에 빠르게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카락 대신 두피를 꼼꼼히 세정한다는 느낌으로 관리하자.
2 두피를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곰팡이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머리를 말릴 때는 헤어드라이어를 두피에 직접 대지 않고 사용하자. 뜨거운 바람은 피하고, 송풍을 이용해 두피의 모근 건강과 모발의 수분을 지켜줄 것.
3 하루 한 번 브러시를 이용한 두피 마사지 시간을 갖자. 헤어라인에서 정수리 방향으로 두피를 쓸어 올려 모근을 자극한 뒤, 브러시를 두피에 대고 원을 그리며 뒤에서 앞으로 빗으면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걷어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너무 촘촘하고 딱딱한 빗은 모발을 끊거나 뽑을 수 있으니 천연 재료로 만든 브러시를 고르자.
4 두피도 피부이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손상과 노화를 동일하게 겪는다. 야외 활동 시 두피에 전용 항산화 제품을, 모발에 자외선 차단 미스트를 사용하거나 양산 또는 모자를 이용해 철저하게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5 두피 온도가 1℃ 올라가면 피지 양은 10% 증가한다. 주 2회 정기적인 두피 스케일링을 통해 두피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멘톨이 함유된 두피 전용 쿨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탈모를 예방하는 지름길.
6 얼굴 세안 후 에센스나 크림을 바르는 것처럼 샴푸 후 귀찮더라도 깨끗한 두피 상태에서 두피 세럼을 발라 영양을 공급할 것. 모발의 길이가 길다면 엉킴에 의한 모발 빠짐을 막기 위해 트리트먼트로 머릿결을 관리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풍성한 거품과 부드러운 사용감의 데일리 리프레시 안티-헤어 로스 샴푸, 3만9천원, LOiViE.두피 진정과 모발을 보호하는 아이엠 트리트먼트 N1 안티 헤어 로스 케어, 3만원, Just as I am.두피 밸런스를 조절해주는 수딩 안티-댄드러프 큐어, 14만5천원, Hair Rituel by Sisley.일시적으로 약해진 두피를 위한 긴급처방, 트리파직 두피 앰플 리액셔널, 5mlx12개입, 8만6천원, Rene Furte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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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김지혜
    사진 KLEIN MEINKE
    ADVISERS · 김홍석(보스피부과 원장)
    ADVISERS 나선인(저스트 에즈 아이엠 상품기획팀 파트너)
    ADVISERS 이윤정(차움헤어스파 부매니저)
    ADVISERS 이주엽(LG생활건강 두피과학 연구팀 선임연구원)
    ADVISERS 정성희(르네휘테르 교육팀 부장)
    ADVISERS 최유진(차움피부성형클리닉 피부과 교수)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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