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들엔 돈 아끼지 마세요_돈쓸신잡 #49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이런 것들엔 돈 아끼지 마세요_돈쓸신잡 #49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은 '나 자신'이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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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만 켜도 경제, 재테크와 관련한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재테크 관련 채널을 운영하는 인기 유튜버들은 웬만한 연예인보다 인기가 많다. 그들 모두가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절약이다. 소비를 점검하는 것이 재테크의 시작이다.
절약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다. '굳이 안 써도 될 돈은 확실하게 쓰지 않는 것'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찍기 위한 소비들을 한번 떠올려보자. 상당수는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될 지출이었을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조금만 내려놔도 절약의 난이도는 확 내려간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할 영역도 있다. 그전에 잠깐 '안전 자산'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은 뭘까? 주식은 언제든 반 토막 날 수 있고 부동산 역시 무조건 항상 오르는 건 아니다. 현금 역시 인플레이션 때문에 갈수록 가치는 떨어진다. 그런데 한번 가치가 오르면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튼튼한 자산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쉽게 생각해 보자. 당신이 회사에서 연봉 400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다음 해에 비록 연봉이 크게 오르지 않을 순 있어도 적어도 3000만 원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워런 버핏은 "당신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최고의 투자"라고 말했다. 즉, 나의 레벨을 올리는 일에는 돈을 쓰는 편이 좋다. 이렇게 올린 레벨은 좀처럼 다시 강등되지 않는다. 그럼 어떤 일들이 우리의 레벨을 올려줄까? 우린 어디에 돈을 써야 할까?
 

인류 역사상 최고의 가성비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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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출판사에서 〈디 에센셜: 조지 오웰〉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조지 오웰의 그 유명한 소설 〈1984〉와 함께 이 작가가 남긴 에세이들을 함께 묶은 책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읽고 대학생 때도 읽었던 〈1984〉를 이 기회에 또다시 읽었다. 내친김에 오웰이 쓴 에세이까지 내리읽었다. 오웰은 지식인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는 작가이자 기자였다. 전쟁의 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기 위해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다가 총을 맞기도했다. 가까스로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그는 자신이 목격한 비극을 〈1984〉와 〈동물농장〉 그리고 에세이에 버무려냈다.
〈디 에센셜: 조지 오웰〉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은 후 커버를 덮었다. 책 뒤표지에는 가격이 적혀있었다. 18,000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위대한 인간이 한평생 목숨 걸고 연구를 하며, 그것을 최대한 벼리고 벼려서 압축한 글을 나는 파스타 한 그릇 가격으로 누리는구나' 그래서 가급적 책을 살 땐 돈을 아끼지 않아도 좋다. 독서만큼 가성비 좋은 취미는 찾기 힘들다.
 

최고의 재테크는 건강 관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다. 이 숫자를 무섭게 여기는 편이 좋다. 40%에 내가 속하지 말란 법은 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분명히 열심히 일하는데, 왜 노후에 경제적으로 궁핍해질까? 젊었을 때부터 노후준비를 안 했기 때문이다. 노후준비란 노후에 임박했을 때 하는 게 아니다.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노후준비란 취업과 동시에 하는 것이다. 본인이 금수저가 아니라면 가급적 '노인 빈곤율 40%'라는 수치를 머리에 박고 젊었을 때부터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해놓는 편이 좋다.
건강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 관리가 최고의 재테크다'라는 말이 있는데, 당연히 그렇다. 건강을 잃는다는 건 모든 걸 다 잃는다는 뜻이다. 본인만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곤란해진다. 건강 문제 역시 어느 정도는 교통사고와 비슷하다. 예상치 않게 내 인생에 갑자기 끼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될 대로 돼라'라며 손 놓을 순 없는 법이다.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면 최대한 낮춰야 한다. 즉, 건강 관리엔 돈을 쓰는 편이 좋다. 노후준비와 마찬가지로 건강 관리 역시 아플 때 하는 게 아니라 아프기 전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젊었을 때부터 병원과 친해지는 편이 좋다. 부자들이 괜히 주치의가 있는 게 아니다. 어딘가가 만성적으로 아프면 참지 말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훗날 치아에 수천만 원을 쓰고 싶지 않다면, 미리미리 단골 치과를 뚫어 정기 검진을 받는 편이 좋다.
 

여행에선 돈으로 추억을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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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건강에 돈을 아끼지 말라는 말은 교과서처럼 들릴 수도 있다. 대부분 식상해 하면서도 동의를 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나는 여행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박할 수 있다. '여행이야말로 욜로족들이 돈을 펑펑 쓰는 대표적인 과소비 아닙니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건 평소에 열심히 일하다가 겨우 여름휴가 정도에 한 번쯤 큰마음 먹고 떠나는 사람들을 말한다.
여행이라는 건 돈만 있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다 함께 시간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게 뭘까? 기껏 해외에 나가놓고도 돈을 아끼려 포기한 것을 떠올리며 아쉬워한다. 좋은 호텔을 잡아놓고도 돈이 아까워서 조식을 패스한다든가, 여행지에서만 살 수 있었던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을 보고 내려놓는다든가.
평소에 무분별하게 돈을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겨우 1년에 한 번인 여름휴가에서는 어느 정도 돈을 지출해도 괜찮다. 그 정도로 인생이 무너지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여행 중에는 돈의 힘을 빌려서 최대한 좋은 추억과 경험을 만드는 편이 좋다. 이런 자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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