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피어나는 장들레 #2주의뮤지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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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피어나는 장들레 #2주의뮤지션

마음에 콕 박히는 장들레의 일상적인 가사

성채은 BY 성채은 2022.06.03
장들레의 프로필

장들레의 프로필



사랑이 가진 힘은 사랑 하나로 충분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 사람들로 인해 이 세상이 버텨지는 것 같다.  


 격주 금요일마다 업로드되는 #2주의뮤지션. 지난 #2주의뮤지션에 함께했던 구원찬이 추천한 곡 ‘모르겠어요’의 주인공이자 와우산레코드 소속의 아티스트 장들레(@deulrejang)는 꾸밈없는 목소리로 솔직 담백하게 노래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최근 가족들을 향한 애정과 미안함을 노래한 싱글곡 ‘가족들에게’를 발매하며, 5월 28일에는 제주도의 ‘책방 무사’에서 기획한 〈무공해〉 프로젝트에 초대된 아티스트로서 공연장의 문을 연 장들레. ‘사랑하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서’와 같은 곡으로 사랑을 노래해 온 장들레에게 지향하는 음악을 물었다.


최근 발매한 싱글 '가족들에게'의 커버

최근 발매한 싱글 '가족들에게'의 커버

 
장들레라는 이름은 민들레에서 따왔다고 들었다. 싱글 곡 ‘가족들에게’에서도 ‘콘크리트 사이의 민들레처럼 살고 싶다’고 했는데 강인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뜻이었을까
그런 의미도 있고, 민들레가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지 않나. 씨앗도 ‘후’ 불면 확 날아가고, 꺾이기도 잘 꺾이고. 그렇지만 콘크리트나 건물 벽, 하수구처럼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피어나는 모습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나도 그런 질긴 생명력을 가진 노래를 하고 싶다.
  
제주 '책방 무사'에서 열린 공연 〈무공해〉의 포스터

제주 '책방 무사'에서 열린 공연 〈무공해〉의 포스터

최근에 ‘책방 무사’에서 〈무공해〉 공연이 있었다. 소규모에다가 야외 공연이었기 때문에 색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는지  
〈무공해〉라는 게 ‘무사 공연해요’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무사히 공연을 잘했고 이번에 첫 번째 아티스트로 서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사실 장들레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두 번째로 한 것이라 많이 떨렸다. 어떠한 제한된 공간이 아닌 하늘도 볼 수 있고, 바람도 느낄 수 있는 자연에서의 공간이어서 그런지 더 좋았다. 또 공연을 위해 정말 많은 분이 고생을 해주셨다. 어떠한 걸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다 같이 함께하는 느낌으로 준비를 하다 보니 더 바랄 게 없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기리보이의 앨범 〈22522〉의 두 번째 곡 ‘물’에 코러스로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 곡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처음 ‘물’이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슬펐다. 정말 쉬지 않고 달려온 것 같았고, ‘쉬었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이 꼭 모두에게 쉼을 뜻하는 게 아니고 자신만의 쉬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쉼’다운 쉼을 찾았으면 좋겠고, 나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코러스를 만들었다.  
‘가족들에게’는 어떤 계기로 쓰게 되었는지
이 곡을 쓸 당시에 집안 사정이 조금 어려웠다. 나를 포함해 가족들도 모두 처음 겪는 일이어서 많이 놀랐던 것 같다. 어떠한 변명으로 서울에 와버렸고, 그때 서울로 와서 썼던 곡이다. 사실 가사가 사적이기도 하고 맥락 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서 조금 바꿔 보려는 시도도 했지만 바꿀 수가 없더라. ‘그때의 내 마음 그대로를 부르자’고 결정했다.  
반려견 샛별이가 ‘가족들에게’ 가사에도 등장하고, 유튜브 채널 ‘장들레의 가능성 그리고 타임머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샛별이는 장들레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
아기를 키우는 느낌이다. 항상 신경이 쓰이고 책임감이 어마무시하다. 자취를 하다 보니 그 책임감을 엄마한테 미루는 것 같아 죄송하다. 엄마, 아빠, 샛별이 이렇게 셋이서 식탁에 둘러앉아 매일 티 타임을 갖는다(웃음). 물론 샛별이는 차를 못 마시니까 간식을 먹는다. 샛별이가 오히려 부모님을 챙겨주는 것 같고, 나의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 같다. 엄마도 내가 샛별이에게 해야 하는 역할을 대신 해주시니까 모두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가족들에게’를 쓸 때 그런 감정이 더 들었을 것 같다
당연하다. 또 서울에서 만난 친구들,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친구 같은 가족들에게, 가족 같은 친구들에게’. 이 부분이 내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다. 가족들을 떠났지만 가족 역할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수 있었다.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사랑을 더 표현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가족들에게’ 영상도 생각난다
있는 그대로 집에서 찍긴 했는데 아빠가 갑자기 안 하던 앞치마를 하시더라(웃음).  
작사할 때 특히 신경을 쓰는 지점은
일기를 쓰듯 일단 마음을 적어 내려가는 방식으로 곡을 쓰다 보니 가사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도록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다들 한 번쯤은 있었을 것 같은 이야기를 같이 더 나누고, 같이 생각하고, 또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웃고 우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실을 공유하고 ‘사랑받고 싶어서’ 피처링에도 참여하기도 한 뮤지션 이진아와의 첫 만남은
진아와는 고등학교 때 실용음악 학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는 사실 별로 안 친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서울의 어느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리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망원동으로 왔는데 진아를 홍대 부근에서 또 우연히 만났다. 그때부터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관계가 깊어졌고 연습실에서 같이 생활을 하고 있다.  
장들레와 이진아

장들레와 이진아

‘사랑하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서’처럼 장들레는 항상 사랑을 노래해 왔다. 전쟁과 혐오로 물든 이 시대에 사랑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
사랑이 가진 힘은 사랑 하나로 충분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것 같다. 이런 시대에 사랑이 없다면 세상이 무너질 텐데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 사람들로 인해 이 세상이 버텨지는 것 같다.  
가족과의 사랑, 애인과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처럼 여러 형태의 사랑이 있다. 앞으로 장들레가 하고 싶은 사랑 이야기가 있다면
별개의 사랑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사랑인 것 같더라. 나는 계속 사랑에 대해서 노래하고 싶고, 미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잘 미워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미워해야 또 결국에 사랑할 수밖에 없으니까. 잘못 미워하게 되면 나도 상대도 다 같이 파괴되는 느낌이 들더라.  
장들레가 좋아하는 장들레의 곡은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요즘은 좀 괜찮은데, 부를 때마다 계속 울어서 감정이 주체가 안 될 정도로 힘들었다. 과거의 기억도 나고, 지금은 다들 건강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다 보니 노래 부를 때 그 감정을 모두 마주하는 느낌이 든다.  
프로듀서이자 소속사 대표인 옥상달빛의 김윤주 씨와는 어떤 걸 주고받는 사이인지
(윤주)언니랑 계약서 쓸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언니, 혼인신고서 쓰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웃음). 같이 일도 하지만 가족 같은 관계이다 보니 아낌없이 주신다. 언니에게 받은 사랑으로 나도 그런 사랑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 친언니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한 윤주 언니는 다양한 역할을 해줘서 나에게 선물 같은 존재이다.  
유튜브 채널에 올린 직접 찍은 소소한 일상들이나 잔잔한 자연의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요즘은 어떤 장면이 장들레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가
자연을 너무 좋아해서 나무나 구름, 하늘을 많이 찍는 편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포인트가 있으면 꼭 찍는 편이다. 요즘은 계속 똑같은 느낌으로 찍는 것 같아서 구성을 조금 더 재미있게 해보려고 고민하는 중이다.  
요즘 관심 있는 것은
볼링. 제주도에 가서도 볼링을 쳤다. 볼링을 치는 데에 있어서 정신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안 쳐지는 때가 있는가 하면, 그냥 쳤는데 ‘팍’ 스트라이크가 터지기도 하는 게 인생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잘 됐을 때, 같이 박수 쳐주고 하이파이브하는 교감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장들레가 믿는 장들레의 가능성은
일본에서 공연하고 싶은 꿈이 있다. 그냥 나는 계속 노래하고 싶다. 내가 계속 노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싶고 더 믿어줘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게 있다면
6월부터 박문치, 이진아, 이제하라는 친구들과 함께 연기 레슨을 받는다. 이 취미가 또 어떤 뿌리를 내릴지 모르겠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지
구멍가게처럼 언제든지 쉴 수 있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가져갈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꾸준히 음원으로 인사를 할 것 같다. 그리고 연말 공연을 통해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장들레의 추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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