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착한 디자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세상을 바꾸는 착한 디자인

타인과 '연결'되며 살아가는 법을 잊지 않는 이들을 만났다. 모두의 안녕을 위한 지금의 고립이 끝나면 우리는 또다시 어깨를 맞댈 수 있을 것이다.

ELLE BY ELLE 2020.11.14
 
 

아이들의 꿈이 현실 디자인이 되다 

아이의 이야기 패턴이 전면에 담긴 스퀘어형 리틀백과 카드 지갑.

아이의 이야기 패턴이 전면에 담긴 스퀘어형 리틀백과 카드 지갑.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탄생하는 에이드런의 디자인. 해당 패턴의 이름은 낙엽 속 꽁꽁.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탄생하는 에이드런의 디자인. 해당 패턴의 이름은 낙엽 속 꽁꽁.

털나무가 진짜라면 패턴.

털나무가 진짜라면 패턴.

미술수업을 이끌고 있는 김지민, 최재은 공동 대표의 모습.

미술수업을 이끌고 있는 김지민, 최재은 공동 대표의 모습.

에이드런의 시작 미술학원에서 처음 만난 후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꾸준히 보육원에서 미술 교육 봉사를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에이드런이 탄생했다. 
 
‘투명인간 마법요리’ 가방, ‘바나나 무지개’ 키 링 등 제품명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의 표현을 그대로 활용한다. 제품을 제작할 때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아이들의 순수한 표현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담긴 에이드런의 패턴 오브제 구매를 통해 더 많은 아이의 세상과 만날 수 있다. 
 
미술 수업의 진행 방식 은평천사원과 영락보린원을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의 질도 중요하기에 ‘대화 중심의 미술교육’이라는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재도 직접 제작했다. 전문 예술 강사가 커리큘럼에 따라 미술 수업을 진행하면 기록 강사로 참여한 패턴 디자이너가 수업 시간에 나온 아이들의 말과 그림을 아카이빙해 추후 제품 디자인으로 활용한다. 코로나로 인해 태블릿 PC를 활용한 온라인 수업 방식을 조금씩 시도하는 중인데 역시 아이들은 변화에 쉽게 적응하더라. 
 
아이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 무조건적인 칭찬 대신 왜 이런 모양을 그렸고, 왜 이 색깔을 썼는지 묻는다. 아이들의 작은 선택과 판단에 집중하는 태도가 항상 더 깊은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에이드런만의 디자인 철학 우리의 취지나 기부 시스템보다 항상 제품 자체를 앞세우자고 다짐했다.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려면 결국 제품 디자인과 품질이 사랑받아야 하니까. 
 
에이드런을 통해 더 큰 세상과 ‘연결’되는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우리 또한 아이들 덕분에 더 큰 세상을 경험하게 됐다. 나이를 기준으로 어른과 아이를 함부로 구분하거나 일방적인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개별적 주체로 만나려 한다.
 
A’DREN│김지민·최재은 공동대표 @adren_design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린 디자인 

아트 워크숍의 한 장면.

아트 워크숍의 한 장면.

함께할 발달장애 아티스트가 정해지면 일정 기간 진행되는 아트 워크숍을 통해 최종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다.

함께할 발달장애 아티스트가 정해지면 일정 기간 진행되는 아트 워크숍을 통해 최종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다.

그레이프랩의 제품은 주로 재생지나 비목재지 같은 버려진 종이로 만들어 진다.

그레이프랩의 제품은 주로 재생지나 비목재지 같은 버려진 종이로 만들어 진다.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그레이프랩의 아트 에디션 제품.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그레이프랩의 아트 에디션 제품.

그레이프랩의 김민양 대표.

그레이프랩의 김민양 대표.

디자인 스튜디오를 창업하면서 ‘상생’이란 가치를 고려하게 된 이유 카카오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이모티콘 서비스 론칭을 맡았다. 이모티콘 판매로 발생한 수익을 웹툰 작가와 절반씩 나누는 파격적인 사업 모델을 도입했는데 그 결과 웹툰 산업의 생태계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며 상생의 기쁨을 느꼈다. 퇴사 후 영국 유학생활 동안 작은 조직이 포도송이처럼 넝쿨로 연결돼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논문을 썼는데 그 생각이 그레이프랩의 비전으로 이어진 셈이다. 상생을 위한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 사회에서 우리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싹튼 계기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먹었던 샌드위치 포장지에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최상의 품질을 위해 노력하지 않겠습니다. 환경을 위해서 적당한 제작과 포장, 운반 공정에 만족하겠습니다.’ 이후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며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디자인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친환경 디자인을 위한 그레이프랩의 노력 버려지는 소재에 대한 관심이 크다. 브랜드를 기획할 당시 주목했던 재생지와 비목재지로 그레이프랩의 대표 제품인 ‘g.flow’ 노트북 스탠드와 ‘g.stand’ 휴대용 멀티 스탠드를 만들었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g.flow stone’은 채석장에 버려진 돌로 만들어진 비목재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다양성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누구나 언젠가는 힘없고 약해지며, 갑자기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소수자를 소외시키는 것이 결국 나를 소외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걸 의식하면서 살아가려 한다.”  
 
‘아트 에디션’은 발달장애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다. 구체적인 작업 과정이 궁금한데 김현우, 배경욱 작가 등 복지관이나 발달장애 예술단체 등을 통해 만난 작가 4명과 지금까지 함께했다. 아티스트 선정 후 일정 기간 아트 워크숍을 진행한 뒤, 이때 나온 디자인이 제품에 적용되면 작가와 회사가 수익을 3:7로 나눠 갖는 구조다. 이 외에도 회사에 고용된 8명의 발달장애 직원들이 제품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경제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발달장애인이 직업 의식을 갖고,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근로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믿음이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장애인이 시설이나 복지관에서 주로 생활하며 현실로부터 유리되는 데서 거의 모든 장애인 처우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비율을 균등하게 만들고, 공간 구분을 두지 않는 등 자유롭고 평등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가장 최근 워크숍에서 커다란 종이 한 장 위에 약 20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커다란 그림을 그렸다. 모든 참가자들이 ‘우린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10월에 연희동 캐비닛 클럽 하우스에서 팝업 전시가 열린다 〈Waste-based〉라는 전시명처럼 버려진 소재로 만든 다양한 종이를 소개하는 전시다. 수십 종류의 재생지와 비목재지로 꾸린 ‘소재 도서관’과 이곳에서 구매한 종이로 나만의 다이어리를 제작할 수 있는 ‘페이퍼 팝업샵’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레이프랩│김민양 대표 @grape.la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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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 / 류가영
    일러스트레이터 김다예
    디자인 김려은
    기사등록 온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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