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세트 디자이너의 거울 하우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무대를 마음대로 ‘누비는’ 세트 디자이너 에르베 소바주(Herve´ Sauvage). 그의 ‘거울 하우스’는 디자인이 제자리에 가만히 놓여 있을 때조차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예시다.::디자이너,패션 브랜드.인테리어,소품,에르베 소바주,램프,선반,공간,책장,소파,샬럿 페리앙,우드 바닥,벽,회색 페인트,플로스,거실,세트 디자이너,거울,파리 집,가구,엘르,엘르걸,엘르 데코,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3.12.18

 

 

집안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거실의 바닥재 역시 우드. 문은 회색으로 칠했다. 벽은 절반만 회색 페인트로 칠하고 나머지는 거울로 덮어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공간의 다양한 풍경이 거울에 담기니 그 자체로 활력 넘치는 인테리어가 된다. 직접 디자인한 빨간색 책장 위의 램프는 플로스(Flos)의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가 디자인한 루미네이터(Luminator). 책장 바로 옆 침대 겸 소파는 샬럿 페리앙이 디자인했다.

 

 

 

 

 

 

제가 직접 만든 것 이외의 나머지 소품엔 크게 정을 두지 않으려 해요.

 

거실엔 샬럿 페리앙이 만든 또 다른 침대 겸 소파가 놓여 있다. 친구인 장 크리스토프 바이양이 거울을 재료로 만들어준 작업대. 그 옆에 걸린 작품은 좋아하는 비베케 탄트베르그장 샤를르 블래의 것이다.

 

 

 

 

복도 벽엔 거울 그리고 큰 사이즈의 사진을 걸었다.

 

 

 

에르베 소바주는 자신의 판타지를 소스로 삼아 아이템을 이리저리 배치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 디자이너이자 세트 디자이너다. “패션쇼에 대해 아무런 배경 지식도 듣지 못한 채로 얼떨결에 처음 일을 맡았죠.” 디자이너 니나리치의 급작스런 요청으로 패션쇼 무대 세트를 디자인한 이래로 발렌시아가 이적한 니콜라스 게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의 첫 쇼, 에르메스, 톰 포드의 무대를 거쳐 지금껏 패션계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그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서 언제나 그만의 정돈된 분위기를 풍기곤 한다. 에르베 소바주의 작업은 꿈꾸는 듯한 몽롱함이 느껴지는 예술성 넘치는 무대이기도 하다. 비교적 수명이 짧은 디자인 월드에서 생생한 크리에이티브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실험해 온 에르베의 에너지는 파리에 있는 고향 집 인테리어에도 적용됐다. 그가 파리 집에서 행한 첫 번째 시도는 800년대의 고전적인 프레임을 무너뜨리는 것. 보아세리(Boiserie 18세기 프랑스 건축에서 주로 사용됐던 조각을 입힌 장식 판자) 형태의 벽은 회색으로 절반만 페인트 칠을 했고 그 윗부분에는 거울을 달았다.

바닥은 모래 컬러로 표백한 오리지널 우드로 마감했다. 샬럿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이 50년대에 디자인한 침대 겸 소파와 같은 빈티지 가구, 클래식한 토넷 체어, 작은 크기의 이색 오브젝트가 더해진 집은 다양한 장르의 실험 작품이 뒤섞여 있어 흡사 살아 있는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특히 강렬하게 시선을 붙잡는 건 오랫동안 에르베의 제품을 만들어온 장인의 도움을 받아 색칠한 붉은 산호색 선반. 두 개의 방에 각각 세워진 선반은 사용하지 않는 오리지널 벽난로를 덮기 위해 디자인했다. 거실의 작업대는 에르베의 친구인 장 크리스토프 바이양(Jean-Christophe Vaillant)이 만들었다. 바로 옆엔 사진가 비베케 탄트베르그(Vibeke Tandberg)의 사진과 장-샤를르 블래(Jean-Charles Blais)의 작품을 배치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에르베의 작업방식은 끊임없이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호기심 어린 물건을 찾아 다니는 것. 이미 집 안에 존재하고 있는 아이템의 배열을 무너뜨리면서 인테리어를 수정해 나가는 일도 잦다. “파리 집 인테리어를 마친 뒤 2년이 지나서야 ‘진짜로 해냈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아끼는 샬럿 페리앙의 가구만 빼고 나머지 물건은 당장 내일이라도 팔고 새롭게 집을 꾸밀 수 있어요. 제가 직접 만든 것 이외의 나머지 소품엔 크게 정을 두지 않으려 해요.”

 

 

Credit

  • EDITOR 김나래
  • WRITER DANIELLE MILLER
  • PHOTO RICHARD POWERS
  • DESIGN 하주희

이 기사엔 이런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