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하우스!

독일 출신 디자이너 마이크 마이어와 주얼리 스타일리스트 미셸 엘리가 함께 사는 집은 록 시크, 미니멀, 젠 등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 있는 생활 현장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영혼이 깃든 갤러리를 넘나든다. 현대 예술 작품과 디자인 아이콘 그리고 친숙한 생활의 흔적들 사이에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얘기하는 아티스트들을 만났다.::마이크 마이어,미셸 엘리,독일 디자이너,스타일리스트,집,현대 예술,인테리어,아티스트,트레이시 에민,소파,거실,조명,세르주 무이,그림,파비안 마르티,스위스 예술가,데이안 허스트,앤디 워홀,정원,주방용품,오브제,마크 퀸,침실,리타 아커만,세르게이 옌센,베른드 임미어,욕조,엘르,엘르걸,엘르 데코,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3.12.17

 

러블리한 소품과 혼란스러운 가구, 아트 작품이 아름답게 혼재돼 더욱 매력적인 거실. 디자이너 마이크 마이어의 집에 들어서면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하트 모양 설치미술 작품 <무제 Untitled>가 공간을 압도한다. 스툴 ‘알토(Aalto)’의 스페셜 에디션은 Artek. 패브릭을 덧입힌 ‘테이트(Tate)’ 의자 시리즈는 Morrison.

 

 

 

 

영국 아티스트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이 철학적으로 휘갈겨 쓴 네온 조명 시리즈 중 <판타스틱 투 필 뷰티풀 어게인 Fantastic to Feel Beautiful Again>이 글자 모양 그대로 빛나고 있다.

 

 

 

 

편안한 라운드 소파가 배치된 거실 천장에는 세르주 무이(Serge Mouille)의 시그너처 디자인 조명이, 벽에는 아티스트 플로리안 바우드럭셀(Florian Baudrexel)이 골판지로 만든 아트 작품 <당케 Danke>가 걸려 있다.

 

 

 

 

자신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마이크 마이어. 흰색 벽에 질서 정연하게 걸려 있는 그림은 컬러의 면 분할이 인상적인 그의 최근작들이다. 다만 어깨 위에 놓여 있는 ‘이상한 손님’은 그가 2006년에 작업한 <농장 프로젝트>에 등장한 새 오브제다.

 

 

 

 

1, 2 마이크 마이어의 집은 시대와 장르 불문하고 그가 예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공간이다.


3 스위스 아티스트 파비안 마르티(Fabian Marti)의 최면과 관련된 프린트 <코스믹 로터Ⅱ Cosmic Laughter Ⅱ>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고, 그 앞엔 데미언 허스트의 <12사도 The twelve Disciples> 가운데 하나인 소의 두상 <피터 Peter>가 놓여 있다.


4 아르텍의 스툴 ‘알토’와 플로어 조명, 벽에 걸린 그림까지 거실 한 켠의 컬러 조합이 재미있다.


5 신발장 위에 놓인 앤디 워홀의 초상화(1966년).

 

 

 

 

1 통창에서 들어오는 채광이 유독 좋은 휴식공간.

 

2 작업실에서 자신의 작품을 배치하고 있는 마이크.

 

3 항상 열려 있는 주방은 야자수 잎과 꽃들로 장식해 마치 정원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준다. 주방용품 사이사이 특별한 아트 오브제를 더해 감성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4 레고 ‘스타 워즈’ 시리즈로 가득 찬 아이 방에도 아트 피스는 끊이지 않는다. 벽에는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의 대형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5 인간의 다채로운 모습과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조각가 마크 퀸(Marc Quinn)의 <제이미 글리스피 Jamie Gillespie>가 놓인 거실.

 

 

 

 

침실 역시 마이크에게 영감을 주는 많은 책들이 놓여 있고, 침대 옆엔 리타 아커만(Rita Ackermann)의 작품이 벽을 가득 채운다.

 

 

 

 

침실 벽에는 세르게이 옌센(Sergej Jensen),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 유리 카르첸코(Yury Kharchenko)의 그림들이 걸려 있다. 벽난로 위에 놓은 르네 드 생-마르소(Rene de Saint-Marceaux)의 조각상 <아를레키노 Arlecchino>에 전등갓을 씌워 위트를 더했다.

 

 

 

 

마이크 마이어는 자신만큼이나 개성 강한 아들 3형제, 젝(Zec), 요크 준(York Jun), 케이시 니(Casey Ny)와 함께 에너제틱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멋진 드럼 풀 세트, 전자 기타가 공간을 채우는 이곳은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놀이방. 드럼 세트를 더욱 멋지게 장식하는 그림은 베른드 임미어(Bernd Imminger)의 작품이다.

 

 

 

 

모던한 욕조와 화려한 세공이 돋보이는 돈브라치(Dornbracht)의 70년대풍 수도꼭지가 조화를 이루는 욕실. 화가 즈비그뉴 로갈스키(Zbigniew Rogalski)의 그림이 걸려 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완성한 각 층의 공간은 우리 인생의 단계를 반영한다. 그리고 패션과 예술 작품, 장난감이 뒤섞인 환경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의 방은 우리 가족의 다양한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독일 출신 아티스트이자 바우하우스 정신을 이어가는 그래픽 디자이너 마이크 마이어(Mike Meire′)는 2007년 베를린을 대표하는 문화 잡지 <032c> 아트 디렉터로 참여하면서 잡지 표지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였다. 호불호를 논하는 독자들 덕에 당시 굉장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032c>를 서점 가판대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잡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그리드의 규칙을 철통같이 지키되 사진을 좀 더 감각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한 그의 디자인은 컬러와 면 구성이라는 디자인의 기본을 색다르게 해석한 것으로 이런 작업은 개인 프로젝트로 이어져 현재 그는 독일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활발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16년 전만 해도 마이크 마이어는 미니멀리즘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기본적인 관심사가 꽤 특이했다”고 인정하면서 “테크노 음악만 들었고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 옷만 입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별도의 공간을 두고 메이저 클라이언트들과 수준 높은 매체들을 상대하는 디자이너로 활동하지만 소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예전에는 주로 이 집에서 미팅을 갖곤 했다. 이곳은 16년 전부터 마이크 마이어가 일과 삶을 넘나든 집인 동시에 인생의 다채로운 경험만큼이나 다양한 분위기로 변모해 온 공간이기도 하다.

 

벨기에에 인접한 쾰른 지역의 1900년대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 아파트에 처음 살기 시작했을 때는 바닥을 하얗게 칠한 후 은빛 커튼을 드리우고 호두나무로 만든 각진 소파를 배치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몄다. 하지만 아내인 주얼리 스타일리스트 미셸 엘리(Michelle Elie)를 만나면서 공간도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 미셸 역시 삶에 대한 열정과 혁신을 가진 사람이고 그런 성향을 생활 공간에 녹여내야만 했다. 마이크는 그런 그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정해진 원칙 따위는 버려두고 사물의 일반적인 정의를 바꾸면서 그 안에서 온전히 순응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웃는다. 그녀를 위해 더 낮은 바닥재를 구입했고 결국 부엌까지 모두 손봤다. 건물 다락방부터 테라스까지 집안 곳곳을 다시 정리하고 리모델링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고,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아내를 위한 패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완성한 각 층의 공간은 우리 인생의 단계를 반영한다. 그리고 패션과 예술 작품, 장난감이 뒤섞인 환경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의 방은 우리 가족의 다양한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들조차 자신의 방에 스스로의 성격을 반영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개성으로 빛나는 공간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바로 거실이다. 파스텔 톤 조명과 소품, 각기 다른 디자인의 의자들이 뒤섞인 거실에는 거대한 핑크빛 하트 모양의 캔버스에 진짜 나비를 접착제로 붙여 언뜻 보이기에는 아름답지만 사실은 사랑의 허망함을 상징하는 데미언 허스트의 2000년 작 <무제 Untitled>가 공간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여기에 1960년대의 상징적인 스툴 ‘알토(Aalto)’와 디자이너 이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의 테이블, 장 누벨(Jean Nouvel)의 가구들도 배치돼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이크의 집에서 두드러지는 건 뮤지엄을 방불케 하는 아트 컬렉션이다. 앞서 얘기한 데미언 허스트의 <무제> 외에도 <12사도 The Twelve Disciples> 시리즈 중 하나인 <피터 Peter>는 물론 영국 여성 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사인 시리즈 중 <판타스틱 투 필 뷰티풀 어게인 Fantastic to Feel Beautiful Again>, 독일 아티스트 플로리안 바우드렉셀(Florian Baudrexel)이 골판지를 소재로 한 아트 작품 <당케 Danke>, 영국 컨템퍼러리 미술가 마크 퀸(Marc Quinn)의 조각상 <제이미 글리스피 Jamie Gillespie>, 프랑스 조각가 르네 드 생-마르소(Rene′ de Saint-Marceaux)의 작품 <아를레키노 Arlecchino>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예술품들이 하나의 가구처럼 마이크가 사는 모든 공간을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다.

 

 “사람들은 카테고리별로 분류하는 걸 너무 좋아하고 구체적인 틀에 생각을 집어 넣으려 한다. 난 솔직히 공간을 구분하고, 그 속에 예술품을 나눠 배치하는 것보다 모든 요소들이 완전한 가구가 되어 공간 속에서 융화되는 편이 낫다고 본다.” 하나의 공간에 가족 각자의 색깔을 녹여내고, 자신의 관심사인 아트 작품들을 채워 넣은 마이크 마이어의 집은 일반인이 감히 꿈꾸지 못할 꿈의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자신의 관심사를 하나씩 공간에 채워 넣다 보면 우리 집 역시 마이크의 집만큼 특별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최근 그는 동양철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그와 관련된 책과 소품 등을 하나 둘씩 집으로 불러모으고 있으며, 창작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명상실을 따로 만들었다. 관심사에 따라 새롭게 꿈틀거리는 이 집은 결국 그의 삶과 역사를 대변한다. 어쩌면 마이크 마이어의 집이 부러운 이유는 럭셔리한 취향이나 고급 가구로 채워진 공간의 아름다움보다 16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이곳에 투영시킨 동시에 그것들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채워온 이 남자의 특별한 라이프스타일 때문은 아니었나 생각된다.


 

 

Credit

  • EDITOR 채은미 WRITER MARCO VELARDI PHOTO JASON SCHMIDT
  • CARLOTTA
  • MANAIGO(TRUNK ARCHIVE)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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