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의 반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DECOR

미니멀리즘의 반전

도쿄 아오야마의 명물, 프라다 매장을 선보인 건축가 듀오 헤르초크 & 드 뫼롱이 12년 만에 그 맞은편에 미우미우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어 올렸다. 뻔한 속편 대신 대조되는 스타일을 지닌 강렬한 신작이 완성됐다.

ELLE BY ELLE 2015.09.15
DEXT5 Editor

 

오렌지 컬러와 라임그린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실내 인테리어.

 

 

 

 

 

 

매장 안의 가구들은 모서리가 곡선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왼쪽) 헤르초크 & 드 뫼롱의 대표인 자크 헤르초크.
(오른쪽) 손짓하듯 빼꼼히 벌어진 차양 아래로 올려다본 2층 매장의 쇼윈도.

 

 

 

 

 

 

건너편 프라다 매장의 벌집 모양 창문을 통해 바라본 미우미우 플래그십 스토어.

 

 

 

 

 

 

밤에 바라본 미우미우 스토어의 외관. 

 

 

 

 

도쿄 중심부 야오야마 거리에 세계적인 건축가 듀오 헤르초크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만든 금속 박스 형태의 건물, 미우미우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섰다. 이들 듀오가 2003년 패션 하우스와의 첫 번째 협업으로 완성한 프라다 부티크 바로 맞은편이다. 벌집 모양의 외관을 통해 내부가 완전히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건축’을 선보였던 그들은 12년 만에 같은 자리에 정반대 스타일의 건물을 디자인했다. 그것도 마치 커다란 붓이 표면을 쓸고 지나간 것 같은 매끈한 강철 패널이 뚜껑처럼 덮인 비밀스러운 건물을. 일단 이 건물에는 거창한 간판이나 로고 장식이 없다. 대신 상자의 한쪽을 살짝 열어둔 듯한 거대한 메탈 차양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이끌리듯 그 아래를 지나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날카로운 외관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실내가 펼쳐진다. 매력적인 상품들이 놓인 테이블과 디스플레이 케이스뿐 아니라 한번 누워 보고 싶은 소파와 안락의자들이 자리한 널찍하고 편안한 공간. 2층 매장 끝까지 닿아 있는 강철판의 안쪽 면은 부드러운 표면의 구리로 돼 있어 진열된 상품들의 근사한 배경이 돼준다. 실내의 다른 벽들은 미묘한 라임그린 컬러의 브로케이드 패브릭으로 덮여 있으며, 모서리를 라운딩 처리한 소파와 스툴들도 같은 패브릭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상점이라기보다 집 같고, 오픈돼 있기보다는 숨겨져 있고, 과장되기보다 절제돼 있으며, 투명하기보다 불투명한 곳’이 헤르초크 & 드 뫼롱이 밝힌 메인 컨셉트. 자크 헤르초크가 <엘르 데코> 코리아에 들려준 몇 가지 이야기가 더 있다.


2003년에 선보인 프라다 스토어는 독특한 외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12년이 지나 같은 곳에서 이뤄진 이번 작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프라다 스토어를 만들 때와는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건축물 규제법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았다. 그래서 보다 작은 규모의 박스 형태를 구상하게 됐고, 덕분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최소한으로 절제된 요소들을 통해 작은 디테일까지 완성하려고 노력했다. 한마디로 미니멀리즘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미우미우라는 브랜드의 어떤 점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또 협업 과정에서 헤르초크 & 드 뫼롱의 건축학적 DNA와 어떻게 조화를 이뤘는지 궁금하다 미우미우의 특정한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았다기보다 여성스러운 동시에 엉뚱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요소를 믹스해 우아하게 완성한 컬렉션들에 영감을 받았다. 프라다 관계자들, 특히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와의 협업은 우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예전에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린 베르디 오페라 <아틸라>를 위해 우리가 무대 세트를 맡고,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가 의상 디자인을 맡아 협업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해체주의적인 접근방식으로 전혀 새로운 것을 이끌어내는 그녀의 작업에 큰 인상을 받았다. 패션 디자이너라기보다 훌륭한 예술가와 심도 깊고 즐거운 작업을 했다는 기분이 든다.

 

패션 하우스와의 협업 같은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라면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클라이언트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얻었을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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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아름
    PHOTO COURTESY OF MIU MIU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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