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머물고 싶은 일터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지옥이 되느냐, 공동의 비전을 좇는 열정의 일터가 되느냐는 책상이 놓인 ‘공간 풍경’이 한몫한다. 남다른 취향과 감각으로 꾸며진 네 군데의 근사한 사무실.::사무실,공간,사무실 풍경,사무실 인테리어,오피스,오피스 인테리어,매스토피아,마카롱 패밀리,패러다임 아트 컴퍼니,엘르,엘르걸,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4.09.30

 

Masstige deco매스티지데코/대표 김지수            

 

창작 공장 매스토피아
세련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로운 가구 문화를 선도하는 매스티지데코가 논현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3층 가정 주택을 리모델링한 사옥은 구석구석 직원들의 손길과 센스로 완성됐는데, 이렇게 탄생한 경쾌하고 안락한 일터를 ‘매스토피아’라 이름 붙이고 공간 기능에 따라 플레이먼트 존, 힐링 존, 크리에이티브 존으로 나눴다. 2층 크리에이티브 존의 하이라이트는 김지수 대표이사의 방. 한쪽 벽면을 채운 이미지보드와 진귀한 토이 컬렉션, 책상 위에 진열된 잡지와 문구류 등에서 문화 전반에 걸친 그의 관심사와 취향이 드러나는 동시에 가구 그 이상의 브랜드를 꿈꾸는 매스티지데코의 비전이 엿보인다.

 

사옥 전체를 아우르는 인테리어 컨셉트 첫째는 90년대 수준의 이전 인테리어를 제거해야 했고, 둘째는 최저 비용으로 최고 효과를 내고자 했다. 두 가지 전제에서 우리 색깔에 맞게 ‘세미 리뉴얼’을 추구했다. 매스티지데코의 주조색인 ‘스칸 블루’로 벽면을 칠하고 조명은 T-5 램프를 사용하는 등 몇 가지 컨셉트만 내가 제시했고 나머지는 직원들 스스로 꾸몄다.

회사의 정체성이 반영된 부분 내 방을 설명하자면, 과거·현재·미래의 트렌드에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공존. 매스티지데코의 정체성이 바로 SPA 브랜드들처럼 변화하는 트렌드를 가구라는 조형성에 입히는 것이다. 다양한 인문학, 마케팅 서적들부터 요즘의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가방과 소품까지 이곳의 많은 것들을 취합해서 결론을 내린 나만의 아젠다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열중하고 있는 생각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 브랜드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앞두고 있는 계획을 밝히자면, 하반기에 잠실 롯데백화점에 매장이 입점하고 해외 진출에도 좀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마카롱 패밀리’를 플랫폼 토이나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 산업으로 발전시킬 구상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글 쓰는 시간을 좀 갖고 싶은데, 요즘은 1시간도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

기억에 남는 공간 이태원 ‘mmmg’ 건물을 즐겨 찾는다. 3층 서점부터 지하에 있는 ‘디앤디파트먼트’까지 쭉 훑고 난 뒤, 뒷문으로 나가면 소담한 골목에 쿨하게 놓인 상점들의 정경이 참 좋다. 내 공간도 그렇게 투박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으로 꾸미고 싶다.

 

 

 

 

 

 

경쾌한 분위기의 회의실.

 

 

 

 

 

 

김지수 대표의 토이 컬렉션. 리미디트 에디션과 유명 작가와의 협업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김지수 대표가 직접 꾸민 이미지보드와 아끼는 기타.

 

 

 

 

 

 

직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간인 2층 ‘힐링 존’ 야외 정원. 

 

 

 

 

 

 

Paradigm Art Company패러다임 아트 컴퍼니/대표 강희경            

 

아트로 꽉 찬 오피스
1999년 아트 컨설팅 회사인 패러다임 아트 컴퍼니를 맨해튼에 설립, 이후 1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아트 컨설턴트로 살아온 강희경 대표. 뉴욕 그리고 서울을 오가면서 바쁘게 생활 중인 그녀의 서울 사무실은 푸릇푸릇한 식물로 가득 찬 테라스가 딸린 건물 맨 꼭대기 층에 자리하고 있다. 커다란 책상 그리고 몇 년간 공들여 수집한 아트 북과 친구들이자 애정의 대상인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으로 도배된 공간은 치열했던 지난 시간을 엿볼 수 있는 그녀만의 포트폴리오이자 세월 저장고와 같다.

 

공간을 꾸미는 철학 나는 나만의 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그 ‘틀’ 밖을 벗어나면 온종일 고민한다. 마찬가지로 사무실도 이것저것 정신 없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여도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된 모습이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손님이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액자가 삐뚤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오면 대화 중에 손으로 슬쩍 액자를 원 위치로 돌려놓는 성미랄까.

나만의 사무실 인테리어 룰 일단 책상이 커야 한다. 모든 일은 사실상 책상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든, 일적으로든 책상 앞에서 사람들을 만나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엔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이메일이나 전화로 용건을 전달하지만 네트워크가 중요한 나는 직접 사람들과 대면해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책이 가득 놓여 있어야 한다는 것.

곳곳에 놓인 아트 작품 중 소개하고 싶은 것 내 공간에 놓인 모든 것엔 스토리가 담겨 있다. 지금은 다들 유명한 아티스트가 됐지만 그들이 주니어였던 시절에 선물을 받거나 싼 가격에 구입한 것들이 꽤 많다. 비디오 아티스트 존 사이먼 주니어(John F. Simon Jr)가 80년대 애플의 하드웨어 제품을 활용해 컴퓨터 코드 메시지를 담은 설치작품이나 최종운 작가가 동 파이프를 용접해 만든 레터링 작품 ‘디스 이즈 핫(This is Hot)’은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나만의 자기 관리 비법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 뉴욕에 있을 때도 작가의 스튜디오를 찾아 굉장히 많이 돌아다녔다. 서로 주고받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초보 컬렉터이자 문화 애호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 문화라는 건 생활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된다. 공부도 즐거워야 잘하잖아. 비싸다고 좋은 물건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예술을 포함해 다방면으로 촉수를 놓치지 않고 사는 그녀의 관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가. 책장은 ‘Design within Reach’ 제품으로 원하는 대로 크기를 조립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강희경이 예술을 사랑하는 뉴욕의 컬렉터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사적 공간의 사진을 함께 엮은 저서 <더 컬렉터스 The Collectors>.

 

 

 

 

 

 

 

아티스트 앨런 맥컬럼(Allan McCollum)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놓인 스툴. ‘탱큐(Thank You)’라는 말을 사랑해 ‘탱큐’가 적힌 아이템을 수집한다는 그녀. 사무실 곳곳엔 제프 쿤스, 필립 스탁이 그녀에게 남긴 메시지를 비롯해 강희경 대표와 추억이 있는 아티스트의 선물들이 자리해 있다.

 

 

 

 

Credit

  • EDITORS 김아름
  • 김나래 PHOTO 맹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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