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머물고 싶은 일터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지옥이 되느냐, 공동의 비전을 좇는 열정의 일터가 되느냐는 책상이 놓인 ‘공간 풍경’이 한몫한다. 남다른 취향과 감각으로 꾸며진 네 군데의 근사한 사무실.::사무실,공간,사무실 풍경,사무실 인테리어,오피스,오피스 인테리어,로베르토 앤 컴퍼니,크루치아니,이솝 코리아,이솝,aesop,엘르,엘르걸,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4.09.26

 

Roberto & Company로베르토 앤 컴퍼니/매니징 디렉터 우성희

 

여유로운 ‘카페’ 사무실
크루치아니를 전개하는 로베르토 앤 컴퍼니의 사무실은 여유로운 카페 같다. 화이트 컬러 가구를 중심으로 지그재그 형태로 달린 긴 조명, 편안한 나무 벽이 눈길을 끄는 업무 공간은 흔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무실에 대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깨뜨리는 풍경. 톡톡 튀는 컬러와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크루치아니의 니트 브레이슬렛처럼 개성 강한 모습이다. 제품이 전시된 쇼룸이자 언제든 근사한 향의 에스프레소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는 직원들의 자랑이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명으로 여기는 로베르토 앤 컴퍼니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로베르토 앤 컴퍼니를 설명하는 키워드 한마디로 정의하면 ‘럭셔리 팝(Luxury Pop)’! 한국 사무실처럼 딱딱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나. 컬러와 디자인의 종류가 다양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크루치아니’의 실 팔찌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젊고 톡톡 튀는 유니크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체적인 사무실 스타일 모든 인테리어는 로베르토 앤 컴퍼니의 수장인 로베르토(김병선) 사장님이 직접 디자인했다. 노출 콘크리트 형태의 바닥과 천정, 목재 마감한 내벽으로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공간을 꾸몄다. 사무실 책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칸막이 없이 쭉 일렬로 배치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수평적인 조직이란 뜻과 내가 맡은 일 외적인 업무도 동료들과 협업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로베르토 앤 컴퍼니만의 기업 문화 늘 젊고 크리에이티브하게 생각하고 일하자는 게 우리 회사의 모토라 사무실 분위기도 밝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스타일 또한 우리만의 기업 문화다. 쇼룸,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회의하는 직원, 테라스나 옥상에 나가서 일광욕을 즐기는 직원....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너무 딱딱한 곳에서 일하면 사고가 경직된다는 게 크루치아니의 생각이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습관 긴 통나무 테이블이 놓인 쇼룸 겸 카페테리아에서의 아침 시간을 사랑한다. 출근하면 버릇처럼 이곳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고 하루를 준비한다. 오전엔 이메일 체크와 같은 사무실 업무를 처리하고 오후엔 대체로 매장을 돈다.

사무실 자랑 직원이 많지도, 공간이 아주 넓지도 않지만 우리 사무실은 공간 활용도가 높다! 자유롭게 이 공간, 저 공간 움직이면서 일할 수 있다. 아, 우리 사무실에 샤워실도 있다는 얘기 했나?

 

 

 

 

 

 

지그재그 형태로 매달린 조명, 친환경적인 우드 소재의 벽면이 눈에 확 들어오는 사무실 전경.

 

 

 

 

 

자유로운 분위기의 카페가 절로 연상된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으로 채워진 ‘크루치아니’의 쇼룸 겸 카페테리아.

 

 

 

 

 

 

 

Aesop Korea이솝 코리아/마케팅 매니저 송현정

 

미니멀리즘 속의 여유
자연이 주는 아로마, 그 깊고 풍부한 향 덕분에 마니아 층이 두터운 코스메틱 브랜드 이솝(Aesop). 최근 청담동에 재단장한 이솝 코리아의 사무실은 피부뿐 아니라 건강하고 균형 있는 삶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브랜드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일과 휴식을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도록 사무실 안에 찰나의 쉼을 위한 라운지와 주방을 갖추고 있다. 부드러운 자연광이 쏟아지는 내추럴한 분위기의 사무실은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 단순한 미학이 돋보인다.

 

이솝만의 인테리어 컨셉트 흰 벽, 내추럴한 컬러의 우드, 조명, 이솝의 제품이 담긴 갈색 병은 전 세계 어떤 이솝의 사무실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Dennis Paphitis)의 초창기 사무실과도 동일한 모습이다. 화려함보다 깔끔함을 추구하다 보니 사무실 곳곳엔 숨어 있는 공간이 많다. 일할 때도 꼭 필요한 물건만 책상 위에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용 사물함에 집어넣는다.

이솝만의 규칙 볼펜은 검정색, 형광펜은 노란색을 사용한다는 것. 다이어리와 노트도 검정색으로 커버링된 제품만 써야 한다는 것. 그 외에도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오면 무늬가 없는 갈색 병, 손잡이가 달린 투명한 컵에 덜어 마셔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사무실에서 좋아하는 곳 한스 베그너(Hans J. Wegner)의 ‘GE 290’ 체어가 구비돼 있는 라운지와 발코니! 간단한 차와 견과류를 즐기면서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어 좋다. 사실 이 체어에 관해선 할 말이 많은데 색이 같은 2개의 의자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겨우 덴마크 코펜하겐의 빈티지 가게에서 어렵게 공수해 온 체어를 다시 덴마크 크바드랏(Kvadrat)의 할링달(Hallingdal) 원단으로 교체했다.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품이 가장 많이 든 공간 본사의 정책에 맞게 직접 나무로 맞춘 책상과 벽장 그리고 이번에도 어렵게 공수해 온 카스텔리(Castelli)의 스태킹 체어(Stacking Chair) 10개가 놓인 회의실. 본사에서도 같은 의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우연히 영국 한 시골마을의 딜러가 보유하고 있는 걸 어렵사리 찾았다. 사실 이 공간이 재미있는 것은 유연성이 있어서다. 천정까지 이어진 나무 문을 쉽게 여닫을 수 있어 회의실과 넓은 연회 장소 등 자유자재로 용도를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숨은 인테리어 포인트 회의실 벽장에 싱크대가 숨어 있다. 언제라도 이솝 제품을 테스팅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장소다.

 

 

 

 

 

 

라운지에 놓인 다기. 이솝 문화를 풀이하는 격언이 찻잔 속에 숨어 있다. 커피보다 견과류, 초콜릿을 나눠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무실의 쉼터.

 

 

 

 

 

 

집처럼 편안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주방에 놓인 테이블.

 

 

 

 

 

 

어렵게 구해온 한스 베그너의 의자가 놓인 라운지.

 

 

 

Credit

  • editors 김아름
  • 김나래 photo 맹민화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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