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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탐험 3탄, 케냐 나이로비

고독과 자연을 추구하는 소수의 행운아들을 맞이하는 곳, 나이로비에서 가장 품격있는 부티크 호텔 헤밍웨이

프로필 by ELLE 2017.07.16

케냐 나이로비

‘차가운 강’이라는 뜻의 나이로비는 케냐인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교관, 여행자들로 가득한 혼잡스러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크리스털 고층 건물들의 그림자가 흙 바닥 위로 도시 외곽이나 가난한 동네까지 제멋대로인 그림자를 늘어놓는다. 부티크 호텔 헤밍웨이는 나이로비에서 가장 품격 있는 지역에 있다. 식민지 시대의 영국 스타일로 꾸며진 스위트룸에서는 케런 블릭센(<아프리카의 추억>을 아이작 다인슨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덴마크 작가)의 연인인 사냥꾼 데니스 핀츠 해튼의 무덤이 있는 구릉지를 볼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매일 밤 사자 한 쌍이 이 방을 지킨다고 한다. 헤밍웨이 호텔은 작가의 생가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시드니 폴락 감독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속 키쿠유 부족과 작가가 살았던 농장은 호기심 많고 낭만적인 여행가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다.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또 다른 장소는 부모 잃은 코끼리들을 돌보는 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보호소다. 이곳은 코끼리를 보호하려는 케냐인들의 노력과 땀이 느껴지는 상징적인 곳이다. 마법처럼 아름다운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거치지 않고 나이로비 시내에 머무는 여행자는 극히 드물다. 곳곳에 구덩이가 있는 영국식 도로를 따라 울퉁불퉁한 해변을 향해 달리다 보면 도로 양옆에 마치 거대한 인테리어인 양 나무들이 솟아 있고, 현지어로 ‘샴바’라 부르는 조그만 마을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 어슬렁거리는 과일 장수와 목상, 바틱, 핸드메이드 비누를 파는 노천시장도 볼 수 있다. 암보셀리에 가까워질수록 기린과 얼룩말, 타조, 가젤 떼의 행진이 이어진다. 키쿠유 부족과 랜턴의 빛에 의지해 어둠 속을 걷는 것, 사바나를 탐험하며 속삭이는 것, 분홍색 플라밍고로 물들여진 호수의 수평선을 감상하는 것, 밤의 고요함을 듣는 것, 마사이 부족의 전통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해 보는 것, 사륜차를 타고 국립공원의 최고 서열자인 맹수를 찾아나서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암보셀리 전역에서 고급스런 야영도 즐길 수 있다. 사타오 엘레라이 캠프에 가면 킬리만자로의 끝자락에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헤밍웨이는 킬리만자로의 각진 정상이 “세계만큼 넓다”고 표현했다. 버팔로 떼가 지나가는 압도적인 풍경과 모닥불, 이것과 함께 샴페인을 마시며 별이 가득한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향락주의자에게 주어진 선물과도 같다. 남해안까지 달려가면 인도양이 펼쳐진 디아니의 백사장에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묵었던 알파히리 빌라 같은 럭셔리 리조트들이 몰려 있다. 좀 더 도시인들의 편의를 고려한 풀 옵션 빌라나 므삼브웨니 비치 하우스를 포함해 해변가의 아기자기한 빌라 등 선택지는 무수하다. 낮 동안에는 동방박사들이 향유와 몰약을 나른 것으로 전해지는 돛단배 ‘도(Dhow)’를 타고 밤에는 해변에서 캔들 디너를 즐기면 된다. 사파리를 뒤로하고 다시금 도시의 혼잡스러움으로 돌아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향신료를 구할 수 있는 몸바사 시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자연에 흠뻑 빠져들었다가 도시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끝내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큰 자연의 작은 일부인가를 기억하며 일상을 향하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나이로비다.



1 므삼브웨니 비치 하우스로 가는 입구. 



2 헤밍웨이 호텔 로비 계단은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조명과 함께 블랙 컬러로 통일감을 줬다. 



3 사바나의 일몰을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



4 뜨거운 사바나 햇빛을 막아주는 사타오 엘레라이 캠프의 쉼터. 제멋대로 생긴 나뭇가지들이 멋진 구조를 만든다.

Credit

  • photographers giorgio baroni
  • remedios valls writers marie-claire blanckaert
  • julieta martialay editor Lee Kyong Eun art designer byun eun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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