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요즘 가장 바쁜 디자이너들

매년 4월에 열리는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는 누구나 쉽게 와서 훌륭한 디자인을 접하도록 장외 전시회'푸오리살로네'를 연다. 이곳에서 일곱 팀의 디자이너를 만났다::밀란,밀란디자인위크,디자이너,푸오리살로네,인터뷰,엘르,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7.11.04


OKI SATO for NENDO

이번 디자인 위크에서 특별히 눈에 띈 프로젝트는 밀란 디자인 위크는 내게 선생님이자 학교다. 언제나 많은 영향을 준다. 내 디자인이 더욱 좋아졌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건 밀란이 날 가르쳤기 때문이다. 아직 이번 전시회는 둘러보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다(웃음). 

<보이지 않는 선 Invisible Outlines>이라는 개인전 주제가 인상적이다 질 샌더와 협업한 작품은 한 마디로 ‘오브젝텍스타일(Objetextile)’이다. 대상을 정육면체 프레임에 두고 사진을 찍은 뒤, 그것을 출력해 질 샌더 패션의 패턴이나 질감으로 변화시켰다. 3D에서 2D 출력물, 다시 3D로 가는 디자인이다. 특별히 질 샌더인 이유는 내가 좋아해서다(웃음). 중요한 점은 이 전시의 모든 것은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해온 작업물의 테두리(Outlines)라는 사실이다. 나는 우리가 무언가 바라볼 때 그것을 이룬 테두리를 인지하고 집중하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작업은 단지 완성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대상조차 그것을 이룬 테두리를 먼저 바라본다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어릴 때 동물을 좋아해서 애완동물 가게 주인이 되고 싶었다. 동물을 지켜주는 일이 아니라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곤 마음을 바꿨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작업은 애완동물 가게를 운영하는 일과 비슷하다. 디자인은 애완동물 같다. 친근하고, 언제나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난 내 아이디어를 키우고 고객에게 판 뒤, 아이디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결국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속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화두인데 지속 가능성은 주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그들 작업에 가치를 더하고자 “이 디자인은 지속 가능하다”라고 자랑해선 안된다. 당연한 일이니까. 모든 제품은 사용자 친화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자연 친화적이어야 한다. 마치 공기와 같은 일이다. 너무 중요해서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다음 프로젝트는 몇 년 전에는 초콜릿 디자인에, 올해에는 패션에 흥미가 많았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내가 가는 길에는 항상 새로운 것들이 계속 생겨난다. 전혀 일본인답지 않은 말이지만, 너무 체계적이거나 계획적인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한다(웃음). 유연하고 느긋해지고 싶다. 오늘 늦은 시간에 천천히 산책하고, 그러다 만난 누군가와 이야기하면, 그것이 내년 전시회를 위한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nendo.jp




BEN GORHAM & LUCA NICHETTO for SALVIATI

이번 프로젝트에 영감을 준 대상이 있다면 1년 전쯤 베니스 무라노에 있는 살비아티 공장에 방문했다. 어떻게 해야 무라노 유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살비아티의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까 고민했다. 우리는 마법 같은 빛의 숲을 묘사하고 싶었다. 빛은 글라스 램프마다 고유한 색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아름답게 섞인다. 무라노와 살비아티의 무한한 가능성처럼 말이다.

디자이너의 가장 큰 매력은 벤 고램(이하 벤) 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서 루카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거다(벤 고램은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를 설립한 오너로 향수와 액세서리 분야의 떠오르는 크리에이터다). 다만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물질로 실체화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흥미를 느낀다. 향수를 만들 때 이런 방식으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재미를 깨달았다. 루카 니체토(이하 루카) 디자이너가 돼야겠다고 계획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무라노에서 자랐기에 여름방학이면 용돈 벌이로 유리 공장에서 일하곤 했다. 당시에는 그걸 진중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이후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여름용 일이 직업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루카는 무라노의 작은 배를 타고 다니며 모두에게 안녕을 전하는 우편배달부가 됐을 거라고 확신한다. 루카 벤은 어느 작은 섬에서 고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그 섬은 무라노일 거다. 그래야 또 만나서 함께 일하지(웃음).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디자인의 역할은 요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한 많은 질문은 사고 버리는 일과 관계 있다고 생각한다. 품질이 답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절대 버릴 생각을 못할 만큼 훌륭한 램프를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루카 동감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 어머니는 40년 전에 산 ‘B&B 이탈리아’ 소파를 여전히 쓰고 있다. 어머니는 새로운 소파를 사야겠다고 생각조차 한 적 없다. 영원히 사용되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

다음 프로젝트는 아주 재미있는 모험을 시작했다. 아직 밝힐 수 없지만 한 가지 단서를 주자면, 멕시코.
byredo.eu  / nichettostudio.com




KONSTANTIN GRCIC for MAGIS

마지스와 오랜 기간 협업해 왔다 1999년부터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2016년에 선보인 ‘브뤼’ 컬렉션의 연장선이다. 가족의 재결합이랄까? 같은 컬렉션이라고 해서 서로 어울릴 필요는 없다. 다만 가족처럼 꽤 다르지만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 컬렉션을 구성하는 일은 동물을 사육하는 일과 마찬가지다. 각각에게 먹이를 주고 이름을 지어주면 그들은 나가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디자이너란 동물과 함께하는 농장주 같은 사람이다. 동물농장 말이다.

이번 디자인 위크에서 특별히 눈에 띈 프로젝트가 있나 카시나를 위한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의 아름다운 전시를 진심으로 즐겼다. 겸손과 더불어 그윽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플로스(Flos) 전시장에서도 돋보이는 스탠드를 보았다. 플로스는 그들이 가진 근육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매우 놀랍다.

왜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나 물가에 살아본 적도 없는데 보트를 만들고 싶었다. 선박수리소까지 찾아갔지만 아무도 날 써주지 않았다. 결국 보트 대신 가구 만드는 일을 하게 됐고 금세 빠져들었다. 첫 직업은 오래된 가구를 복원하는 일이었다. 옛날 물건을 좋아했지만 새것이 오래된 것보다 낫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었고 지금은 새로움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됐다.

협업에 필요한 조건이 있나 아주 간단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야 한다. 같은 공기와 문화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3개월에 한 번은 공장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큰 차이를 만든다.

요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 화두다 개인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100%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산업과의 관계에서 디자이너는 제조업자를 압박해 디자인 과정의 모든 면을 세심히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 사용하는 재료, 보관과 운송 방법, 쓰레기의 재활용 등 여러 면에서 말이다. 복잡함 속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음 프로젝트는 아직 흐릿하다. 가구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평범한 형태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지금은 거의 건축에 가까운 가구를 고안하고 있다.

도전해 보고 싶은 또 다른 분야가 있다면 이동성 개념의 일을 해보고 싶다. 어릴 때 꿈꿨던 보트나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도 될 수 있다. 디자인 분야가 얼마나 세밀하게 나눠져 있는지 나조차 신기할 정도다.

konstantin-grcic.com




BOUROULLEC BROTHERS for CASSINA

올해 무엇을 보여줬나 이번에 처음 협업한 카시나는 진보된 산업과 고전적 장인 정신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마치 오트 쿠튀르 같았다. 매우 수준 높은 엔지니어들과 아름다움에 대해 논하는 일. 일반적이지 않지만 카시나에서는 가능했다. 덕분에 우리는 목표를 이뤘다. 앉을 수 있는 프라다 백 같은 의자가 증거다.

브랜드와 협업할 때 특별히 원하는 조건이 있나 브랜드와의 협업은 연애와 같다. 매우 복잡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열정적인 사람과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고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그 점을 수용할 수 있는, 내면에 힘을 지닌 사람과 일하고 싶다. 또 하나는 우리 의견에 반대할 줄 알아야 한다. 단지 우리가 유명하다는 이유로 멋지다고 말하면 절망적이다. 우리는 집단지성을 좋아하고 반대의견을 사랑한다. 그게 우리가 협업하는 이유다.

다음 협업의 대상은 어딘가 최근 큰 규모의 도시 기반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많았다. 현재 2018년 말에 완공 계획으로 파리 샹젤리제에 기념 분수를 작업 중이다. 독일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의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 빌딩 옆에 들어설 분수도 디자인할 예정이다. 이 분수는 어린이를 위해 기다란 모양이 될 거다.

디자인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좋은 제품이란 진심으로 좋아해서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다. 불행하게도 요즘 디자인이란 단어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팔 때 쓰이거나, 부수적인 존재가 됐다. 우린 디자인이 어떻게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됐는지 마음이 매우 안 좋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 화두다. 우리가 생각하는 해답은 제대로 계획되고 기술적으로 강력한,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란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여덟 살 무렵 부모님 친구 댁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긴 소파를 보고 놀란 기억이 난다. 열다섯 살에는 어느 작은 가게에서 파는 카시나와 리트펠트(Reitveld) 의자를 보고 흥분했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무렵에는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와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에 빠져 있었다.
이 모든 두근거림에 디자인이 있었다. 그게 디자이너의 매력이다. 

bouroullec.com




STUDIO SWINE for COS

거대한 나무 같아 보이기도 하는 작품이다 COS에서 협업을 제안받았을 때 산업과 자연의 합성이 떠올랐다. 패션은 계절에 따라 바뀐다. 우리는 계절의 변화에 경의를 표현하고 싶었고 아름다움과 일시성, 허무함에 대해 사람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이 모든 면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가 일본의 벚꽃 축제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밀란이라는 도시에 보내는 찬사도 있다. 무라노 유리로 만든 샹들리에, 여전히 숨쉬는 바로크풍의 궁전, 현대 디자인을 관통하는 아킬레 카스티글리오니(Achille Castiglioni)의 작품들…. 이 모든 것에 대한 경의다.
디자인 외에 관심 있는 것은 알렉산더(오른쪽) 동화책 쓰는 것을 좋아한다. 훌륭한 동화책이 많다. 좋은 동화책을 읽으면 아이의 관점에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우리가 디자인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포드란디아(Fordlandia)’라 부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라질 아마존 우림에는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를 세운 헨리 포드가 조성한 공장지대가 있다. 100년 가까이 텅 빈 채 말이다. 이 프로젝트를 포드란디아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새롭게 이을 계획이다. 실제로 헨리 포드의 도시라 불리는 디트로이트를 들러보고 있고, 프로젝트를 함께할 회사도 찾아보는 중이다. 자동차 부품이 아닌, 무언가를 만드는 자동차 산업회사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화두와 맞닿아 있는 듯한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속 가능성이란 표현은 따분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개념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됐다. 그래도 지속 가능성 그 자체가 프로젝트 시작점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아름다움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롭고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없다. 다만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환경에 덜 해롭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자연을 도울 수 있을까?
studioswine.com




FORMAFANTASMA FOUNDATION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번개와 렌즈에 대한 일련의 연구다. 아름다운 로마 건축에서 얻은 영감도 불어넣었다. 우리 프로젝트는 매일 겪는 삶의 경험에서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와 실험이다. 디자인에도 맥락이 있다. 우리는 그 맥락을 직접 조사하고 실험해서 풀어낸다.

디자인의 구체적인 근거를 찾는다는 이야기인가 가령 현재 호주 멜버른 국립미술관 NGV(빅토리아 국립미술관)가 의뢰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는 디자이너와 연관 없는 분야를 조사하기로 했다. 호주는 광물과 금속을 자급자족하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우리는 원자재가 생산을 거쳐 다시 자재로 돌아가는 과정을 분석하기로 했고, 특히 전자제품 분야의 금속 재활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재활용과 쓰레기 문제에 관심 가질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그렇다. 우리는 디자인을 통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주고 싶다. 과정과 전략, 제안을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한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번 디자인 위크에서 눈에 띈 프로젝트는 에어비앤비의 작업이 흥미로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당시에 살았던 고저택 카사 델리 아텔라니(Casa degli Atellani)에 앤티크 가구와 오브제를 전시했는데, 변치 않는 영원한 감성이 충만했다.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시모네(오른쪽) 공예에 관심이 많아서 순수미술을 하고 있겠지만 솔직히 언제 어느 나라에서든 디자이너가 되길 택했을 것이다. 안드레아(왼쪽) 나도 그렇다. 이 직업을 둘러싼 떠들썩한 이야기들이 항상 유쾌한 것은 아니지만 디자이너란 직업을 사랑한다.

디자인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아예 다른 분야에서 디자인의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나사(NASA) 같은.

formafantasma.com




BARBER & OSGERBY for Hermes

올해 에르메스를 위해 테이블을 디자인했다.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에르메스는 우리에게 테이블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전부였다. 간단했지만 ‘테이블’이라는 테두리는 넘어서길 바랐다. 생각해 보면 테이블은 매우 자유로운 오브제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일상 한가운데 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품이니까. 마치 조각상처럼 말이다. 그 점에서 착안했다. 눈에 거슬리지 않지만 마음에 와 닿고 흥분되는 무언가를 만들려 했다. 그래서 테이블에 조각적인 특성을 입히고 소재로 황동을 활용했다. 외형은 가장 기본적인 구조로 만들되 질감에 힘썼다.

왜 디자이너를 꿈꿨나 바버(왼쪽) 원래는 조소나 순수미술을 하고 싶었다. 실제로 전공 과목으로 조소를 택했는데 마지막에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후회한다(웃음). 되짚어보면 어릴 때 보트를 타던 기억이 난다. 얇은 합판으로 만든 조그마한 나무 보트였는데 당시 그 구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디자인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기억만은 생생하다. 오스거비(오른쪽) 무언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있었지만 그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영국에서는 예술학교 시스템 중 하나로 전공을 택하기 전에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파운데이션 코스가 있는데, 그때 이것저것 경험해 보며 제품과 가구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불꽃놀이도 꽤 좋아해서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불꽃을 제작했을지도 모른다(웃음).

지속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일례로 우리는 지속 가능한 재료로만 작업한다. 불법으로 벌목한 나무를 쓰지 않고 재료를 낭비하지 않는다. 몇몇 사람들은 그에 상관없이 트렌드를 따른다. 그런 제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팔리지 않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유행을 좇는다. 우리는 무언가 디자인할 때 그것이 진실되고 오랜 생명력을 갖도록 만들고자 한다.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가치관을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지지해 주고 있다.

이번 디자인 위크에서 특별히 눈에 띈 프로젝트는 LG 설치미술 작품을 디렉팅한 도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 커다란 배경 공간과 연기 그리고 3만 개의 LED 스크린만 있었다. 스크린 기술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정말 멋졌다. 그 안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다음 프로젝트는 에르메스와 많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테이블은 그중 첫 번째 작업으로 나머지 프로젝트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에르메스 외에도 10개 남짓한 회사와 일하고 있다. 그게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회사와 일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최고라고 믿는 회사와 협업하고 있고.

barberosgerby.com

Credit

  • 사진 VALENTINA SOMMARIVA
  • 글 ALICE IDA
  • 에디터 김은희
  •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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