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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8. SAT

HOME SHOW ROOM 두 여자의 트라이베카

매력적인 크리에이티브 듀오가 함께 사는 맨해튼 로프트 하우스를 공개한다. 패션과 예술, 디자인을 넘나드는 취향을 지닌 두 여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집에서부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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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슨 레드클리프가 디자인한 아연 소재 테이블이 벽에 걸려 있는 릭 로드니(Rick Rodney)의 사진 작품과 대화하는
    것 같다.



    NES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의 공동대표 엘리자베스 보두앵과 내털리 시리니언이 마이클 펠릭스가 디자인한 검은색 가죽 소파 ‘Standard’에 앉아 있다. 앞에 놓은 강철판 테이블 ‘Gravity’는 에릭 슬레이턴이 제작했다.



    캐널 스트리트 남쪽 끝에 오래된 산업용 건물은 이미 개발될 대로 개발된 뉴욕 맨해튼에서 얼마 남지 않은 최적의 로프트 공간이었다. 맨해튼에서 거의 멸종된, ‘긁지 않은 복권’을 찾아낸 주인공은 내털리 시리니언(Natalie Shirinian)엘리자베스 보두앵(Elizabeth Baudouin). NES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듀오는 이 공간을 그들의 집 겸 쇼룸으로 꾸몄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등 창조적인 이들의 다양한 작업이 ‘안목 높은 큐레이션’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홈 쇼룸’이 탄생한 것이다.


    트라이베카(TriBeCa)는 캐널 스트리트 아래 삼각지(Triangle Below Canal Street)란 위치적 특성을 그대로 축약한 이름이다. 맨해튼 남부의 트라이베카 지역은 과거에는 산업의 메카이자 공장지대였다가 아메리칸드림이 이뤄지던 황금시대에는 급성장하는 기업들의 오피스 지역이었고,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후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갤러리와 로프트로 변신해 온 긴 역사를 통해 뉴요커들에게 향수를 부르는 가장 매력적인 지역이 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수많은 셀러브리티와 예술가들이 트렌디한 감각을 첨가한 것도 사실이다. 내털리와 엘리자베스가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결정적 이유도 다르지 않다. “뉴욕에서 여기만큼 풍부한 역사를 가진 데도 없을 거예요. 새로운 유행이 제일 먼저 불어닥치는 지역인데도 여전히 옛 세상을 느낄 수 있죠.” 미국 전역을 떠돌며 살아온 두 사람은 이곳에서 직업적인 필요와 삶의 영감 모두를 얻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LA에도 직접 운영하는 에이전시의 지사가 있기 때문에 꼭 뉴욕에 살아야 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 둘의 이름 앞 글자를 딴 NES 크리에이티브를 7년 전에 창업했어요. 패션과 일상의 간극을 줄이고, 미학적 가치가 있는 것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전시 기획부터 브랜드 컨설팅, 영상 제작, 광고디자인 등 언론사 및 브랜드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들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데커레이터, 포토그래퍼들과 꾸준한 협업을 해왔다. 빛나는 재능을 가진 파트너들과 멋진 작업을 성사시킨 듀오는 이내 그들과 친구가 됐다. 내털리와 엘리자베스가 먹고 자고 쉴 집을 직접 꾸미기로 결정하자, 사방에 있는 친구들과의 연결 고리를 집까지 연장하고 싶다는 소망도 마침내 현실이 됐다. “이 집은 기본적으로 매우 넓지만 안엔 아무것도 없었어요. 휑할 만큼 텅 빈 공간이 우리 눈엔 화이트 캔버스나 갤러리처럼 가능성으로 가득 차 보였죠!”


    공간 구조 덕에 ‘홈 쇼룸’ 프로젝트는 가속도가 붙었다. 결과적으론 오브제들로 가득 찬 이 집에서 작가 브라이언 토린(Brian Thoreen)이 네오프렌 고무와 청동으로 만든 장식장이 특히 눈에 띈다. 가구 디자이너 에릭 슬레이턴(Eric Slayton)이 만든 테이블은 남자 네 명이 옮겨온 이후로 쭉 검정색 가죽 소파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 디자인 위크 ‘영 탤런트’ 부문을 수상한 후 더 바빠진 앨릭스 P. 화이트(Alex P. White)가 디자인한 얼룩말 패턴의 암체어도 마찬가지. 컬러와 소재들이 모두 제각각인 가구와 천장의 샹들리에, 곳곳의 조명까지 화려함으로 가득하기에 벽은 대부분 블랙이나 화이트, 그레이 톤으로 채웠다. 대부분 심플하게 꾸민 벽들과 달리 브렛 디자인(Brett Design)에서 만든 커스터마이징 벽지를 시공한 벽에 대해 물었을 때, 이 공간 전체를 꾸민 일종의 규칙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벽을 덮는 목적,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벽지가 빛을 받거나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때의 변화가 꼭 제임스 터렐의 조명 설치미술 작업을 연상케 해요. 집에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작품이에요.” 빛과 그림자를 만나 모든 요소가 작품이 되는 곳. 홈 쇼룸에서 예술과 동거한다는 건 멋진 작품을 벽에 걸어두는 것 그 이상의 친밀감이라는 멋진 말이었다. 성공한 프로페셔널 여자들의 맨해튼 로프트가 얼마나 화려하고 값진 물건들로 채워져 있고, 어떤 트렌드를 반영했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녀들이 사랑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예술과 패션, 디자인이 곁에 있고, 그 작업이 친구들의 작품이라면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트라이베카 시내 전망.


    로프트 중앙에는 커스터마이징한 부드러운 소파가 하얀 섬처럼 놓여 있다. 앞에 보이는 2개의 얼룩말 무늬 암체어는
    알렉스 P. 화이트가 디자인한 ‘The Creatures’. 스프링쿨러 시스템이 배열된 천장엔 철과 유리 소재의 샹들리에가 빛나고 있다. 


    광택이 있는 검은 벽면이 공간에 분위기를 더한다. 천장에 달린 클래식한 조명은 세르주 무이의 작품. 


    앤티크한 그림과 멋진 짝을 이루는 아파라투스 스튜디오의 벽걸이 조명.


    부엌은 브렛 디자인의 예술적인 벽지를 사용해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시선을 붙드는 그림은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글로리아 노토(Gloria Noto)의 작품이다. 


    부드러운 색조로 꾸민 침실. 침대는 크레이트 앤 배럴에서 구입했다. 나침반 모양의 조명은 아파라투스 스튜디오(Apparatus Studio) 디자인.


    캐비아 컬러로 칠한 벽에는 ‘남편과 아내’라는 이름의 17세기 작품이 걸려 있다. 그 앞엔 켈리 램이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였다.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M 스튜디오가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