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제이와 요니피의 새 집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스티브제이와 요니피의 새 집

화려할 땐 과감히, 미니멀할 땐 극단적으로 꾸밀 줄 아는 SJYP의 패셔너블 하우스.

ELLE BY ELLE 2016.11.17


지하 1층은 스케이트 파크다. 스트리트 팝 아티스트,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가 그린 현란한 아트 월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부부의 침실과 테라스, 드레스 룸, 욕실 등이 있는 2층. 공간의 경계마다 아치형 입구를 설치해 1층보다 사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부부의 취향이 가득 담긴 소품들이 곳곳에 배치된 1층 거실. 돼지 모티프의 사이드 테이블은 Moooi. 벽난로 위에 걸린 골드 프레임의 거울은 Nika Zupanc.



2층 욕실의 주인공은 다양한 패턴의 타일이다. 덕분에 모던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다이닝 테이블 주변에는 식물이 많다. 묵직한 8인용 원목 테이블은 Sedec, 반대편에 놓인 스튜디오 욥의 위트 있는 체어와의 매치도 그럴듯하다.



가장 ‘쿨’한 포즈를 요구했더니 바로 응답한 부부의 모습. 1층의 뚫린 천장 덕분에 집 전체의 채광이 매우 좋다.



입구에서 바라본 1층 전경. 골조를 사용해 천장과 바닥을 연결한 덕분에 디자이너 쇼룸 같은 느낌도 든다. 

조리대에 놓인 바 스툴은 Marcel Wanders by Moooi.



2층 침실에는 디자이너 부부의 취향이 담긴 컬러플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가구의 가짓수를 최소화해 공간 활용도를 넓히는 대신 조금 더 과감하고 개성이 묻어나는 아이템들을 배치했다.




“이 집을 향한 우리의 외사랑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 여기서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원래 살던 집이 나와요. 이 집 앞을 지나다니며 매물로 나오기만 기다린 게 꼬박 2년. 집주인이 할아버지였는데, 거의 포기 상태였죠. 그런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집을 내놓는다는 거예요. 둘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그래서였나 봐요. 이사 간다고 했더니 공사도 들어가기 전부터 전화가 엄청 오더라고요. 빨리 초대하라고.” 집주인이자 대한민국 패션 트렌드를 움직이는 패션 디자이너, 스티브 J와 요니 P(이하 스티브와 요니)가 번갈아 입을 열었다. 인스타그램 스타이기도 한 부부의 대대적인 공사의 역사를 SNS로만 훔쳐본 게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 만에 <엘르 데코> 팀과 둘이 새집에서 만났다. 

사방에서 남산의 풀 냄새가 진동하는 가파른 산중턱. 부부는 왜, 무엇 때문에 반드시 이 집이어야 했을까. “모르겠어요. 그냥 보자마자 이 집이었어요. 일단 지하가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취미 생활을 위한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워낙 조용하기도 하고,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사는 것도 좋았죠. 뻔한 말이지만 옛날에 지은 집이라 튼튼해요.” 하지만 좋은 것도 여기까지였다. 원하는 집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모두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할 정도로 구조가 너무 옛날식이었다. 이에 반해 새로 입주할 사람은 대한민국 최고의 힙스터 부부 아닌가. 이 낡고 훌륭한 집의 레너베이션을 위해 건축사무소 ‘짓다’의 크루들이 투입됐다. “친구이자 배우인 윤승아의 소개로 만났어요. 건축, 인테리어 분야만큼 파트너 결정이 까다로운 것도 없잖아요. 주변에 안 좋은 일을 겪은 모습도 많이 봤고요. 게다가 틀만 남기고 모두 다시 짓는, 재건축을 방불케 하는 대공사인 만큼 우리와 대화가 잘 통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우리보다 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원하는 감성과 취향을 이 공간에 그대로 담아주었거든요. 만족스러워요.” 1층 입구에서 거실을 지나 8인용 테이블이 놓인 다이닝 룸까지 모든 공간은 막힘이 없다. 여기에 바닥과 벽, 천장뿐 아니라 주방 조리대까지 화이트 톤으로 통일해 공간이 배로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까지 노렸다. 입체감을 주기 위한 장치는 문이나 벽 대신 Y자 모양의 골조를 택했다. 천장과 바닥을 연결하는 골조 기둥을 설치한 덕에 주택이면서 편집 숍 혹은 디자이너의 쇼룸 같은 분위기도 풍겼다. 거실에 앉으면 2층 천장이 보이는 흥미로운 설계에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1층 공사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에요. 천장을 트고 그 위에 사각 프레임을 씌웠어요. 채광이 어마어마해요. 2층 통창을 통해 1층까지 빛이 환하게 들어오거든요. 소파에 앉아서 위를 보고 있으면 빛이 쏟아지는 것 같아요. 우리 사진은 여기 앉아서 찍어도 될까요? 조명 없이도 얼굴이 가장 환하게 나올 수 있는 곳이거든요(웃음)!” 가장 편한 포즈로 소파에 기대 누워 그녀가 말을 이었다. 한눈에도 묵직해 보이는 8인용 원목 다이닝 테이블과 돼지 모티프의 사이드 테이블, 벽난로 위를 장식하고 있는 골드 프레임의 거울, 컬러와 디자인이 키치한 체어들. 구조뿐 아니라 소품에서도 부부의 취향은 한결같다. “집 꾸미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둘 다 모오이(Moooi) 제품을 좋아해요. 특히 니카 주판(Nika Zupanc)과 컬래버레이션한 가구요. 2주 전에 주문한 의자가 한국으로 배송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여기 두면 딱이겠죠?” 

다이닝 테이블 주변에는 식물들이 가득하다. 그 위는 물론이고, 양옆 바닥에 놓인 자이언트 화분까지. 한눈에 봐도 보통 손이 가게 생긴 게 아니다. 24시간도 모자랄 것 같은 이 부부에게 식물이라니. 의아한 표정을 읽었는지 이내 스티브가 입을 열었다. “이사 오면서 라이프스타일에 전보다 더 큰 관심이 생긴 게 사실이지만, 제일 크게 변한 건 실내, 실외 조경이에요. 인테리어에 식물들을 활용한다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손이 많이 가도 어쩔 수 없죠. 집에만 있는데 둘 다 얼마나 바쁜지 몰라요. 퇴근 후 혹은 비가 오면 할 일이 갑자기 늘어나요. 나는 정원에 풀을 뽑고, 요니는 실내 화분을 돌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는다니까요.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졌어요. 집에서 할 일이 많아졌죠. 말 그대로 ‘집안’ 일이요.” 1층의 전체적인 골격이 직선적이라면, 2층은 곡선을 섞어 한층 부드럽다. 침실, 드레스 룸, 욕실처럼 사적인 공간이 중심인 만큼 아치형 입구를 턱의 경계마다 설치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살렸다. 삼각 모양으로 높게 치솟은 천장 덕분에 웅장함은 물론이고, 곡선과 직선의 충돌이 주는 반전 효과 또한 극대화됐다. 침실은 디자이너 부부의 개성이 돋보인다. 은 거울을 장식한 하트 페인팅이며, 입술 모티프의 새빨간 소파, 요니가 가장 아끼는 니카 주판의 핑크 컬러 조명등까지 외국 잡지에서 한 번 정도 봤을 법한 방의 모습이다. 블랙과 화이트 톤으로 통일한 오리엔탈풍 욕실은 바닥 타일에 힘을 실어 모던함을 유지했다. 지하는 부부뿐 아니라 동네 친구들이 자유롭게 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스케이트 파크다. 스티브와 요니의 삶을 말해주는 듯한 ‘LIFE IS BEAUTIFUL’이란 문구가 그려진 아트 월은 스트리트 팝 아티스트인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의 손에서 탄생했다. 보드 파크 옆에는 롱 보드를 직접 만들고 컬렉팅하는 스티브의 개인 보드 작업실이 자리하고, 더 안쪽에는 서핑 홀릭인 부부의 서핑 용품을 진열한, 미완성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공간이 눈길을 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스티브가 흥미로운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했다. “곧 공사를 시작하는 스티브와 요니의 두 번째 서퍼 하우스는 조금 더 자유롭고, 이국적으로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서울 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요. 일단 문을 열면 입구에서 모래를 먼저 털어야겠죠? 하와이처럼요!” 잠깐만, 아직 채 채우지 못한 이 집을 두고 또 다른 집이라고? 대답인즉, 주말마다 서핑하러 양양에 간다는 부부와 친구들을 위해 스티브와 요니식 서퍼 하우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 집에 열광 중인 부부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계속 패션 하실 거죠?”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함께 유쾌한 대답이 들려왔다. “당연하죠! 두 집 모두 채우려면 부지런히 옷 만들어야 해요. 시간이 흐를수록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 밀접하다는 사실을 느껴요. 다른 분야지만 서로 영감을 주고받거든요. 집을 꾸미기 위한 소스를 찾다가 옷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고요. 결론적으로 삶도 일도 다채로워졌어요. 막 풍성해요.” 일이 삶으로, 또 삶이 다시 일로 연결되는 이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이야말로 모든 영감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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