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빛과 어둠의 인테리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영화같은 빛과 어둠의 인테리어

벽면은 어둡지만 큰 창으로 들어오는 빛 덕분에 거실도, 부엌도, 침실도 환하다. 어둠과 빛의 콘트라스트를 활용하는 것, 스톡홀름에 사는 패션 포토그래퍼와 영화감독 부부가 공간을 연출하는 방식이다.

ELLE BY ELLE 2016.03.21

거실에는 폴 키에르홀름(Poul Kjaerholm)이 디자인한 ‘PK 80’ 데이베드와 커피 테이블이 있다. 실크 러그는 Knut Mattor.








블루와 블랙 컬러로 통일한 아트워크들이 모노톤의 집안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아킬레(Achille)와 피에르 지아코모 카스틸리오니(Pier Giacomo Castiglioni)가 디자인한 ‘스누피’ 램프는 Flos.








다이닝 룸에 있는 테이블은 스웨덴 디자인 스토어 붐(Boom)에서 구매한 제품이다. 아르네 야콥센이 프리츠 한센에서 디자인한 화이트 컬러의 ‘시리즈 7’ 체어와 원목 테이블이 마치 한 세트 같다.








현관 입구의 빈티지 테이블 위에는 스투르 에켄그렌 (Sture Ekengren)이 그린 누드 드로잉이 걸려 있다. 카리나 세스 안데르손(Carina Seth Andersson)이 디자인한 커다란 ‘팔로(Pallo)’ 꽃병은 Skruf.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노크롬 톤의 아트워크와 소품들.








책상 위의 빈티지 거울은 우노 앤 오스텐 크리스티안슨(Uno & Osten Kristiansson)이 디자인한 제품으로 딥스(Dibs)에서 구매 가능.








침실. 어두운 벽면과 대조를 이루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베딩은 Merci. 침대 옆의 빈티지 체어는 Charles & Ray Eames. ‘90B’ 테이블은 알바 알토(Alvar Aalto)가 아르텍에서 디자인한 제품. 로낭과 에르완 부홀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가 플로스에서 디자인한 ‘에임’ 펜던트 조명.




스웨덴이라서, 스톡홀름이라서, 보통 상상하는 소박하고 내추럴한 느낌의 북유럽풍 인테리어를 생각했다면 완벽한 착각이다. 거실로 통하는 까만 문을 열자 어딘지 모르게 툭 하고 건드린 터치가 꼭 파리 시내의 낡은 아파트에 들어온 듯 무심하다. 패션 포토그래퍼 마리아 브렛블라드(Maria Wretblad)와 영화감독인 남편 아릴(Aril)의 집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소더맘(Sodermalm) 지역에 자리한다. “소더맘은 1900년대 초만 해도 허름한 빈민가였어요. 2차 세계대전 이후 돈 없고 가난한 젊은 아티스트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카페와 디자이너 부티크, 빈티지 숍들이 들어서면서 이곳만의 분위기가 형성됐죠. 지금은 스웨덴에서 가장 트렌디한 지역이고요.” 먼저 입을 뗀 마리아에게서 풍기는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소더맘과 닮았다.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은 곳은 높게 솟은 천장이다. “6년 전 여름, 이곳에 처음 왔던 날을 잊을 수 없어요. 유난히 높은 천장에 긴 직사각형 모양의 통창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경이로울 만큼 아름다웠죠. 지금껏 살았던 런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어요. 현관에서 거실을 지나, 부엌까지 공간 이곳저곳을 직접 걸어 다니며, 이곳에서 살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남편도 좋아했고요.” 집을 계약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페인팅 작업이었다. 그녀는 화이트 컬러를 바닥과 벽면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 채워 넣었다. “하얀색은 실내로 들어오는 빛을 극대화하고, 어둡고 차가운 겨울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주죠.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이 집의 구조를 더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였어요. 앞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가늠하기 위한 첫 단추였다고 할까요.”


얼마 전 마리아는 하얀 집에 적당한 컬러를 입혀 아이들의 방을 꾸몄다. 열세 살 난 딸 윌다(Wilda)의 방은 인디안 핑크 톤으로, 열 살짜리 아들 단테(Dante)의 공간은 그레이 컬러가 메인이다. 부부가 사용하는 침실은 블랙 컬러의 벽면에 화이트 바닥, 여기에 뉴트럴 톤의 가구를 놓아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집인데, 까만 벽이라니 제법 과감한 연출이다. “우리 부부에게 집은 휴식을 위한 곳인 동시에 작업공간이기도 해요. 공간의 컬러를 선택할 때 실용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거든요. 직업상 집에서도 종종 사진 리터치 작업을 할 수 있는 암실이 필요하니까요. 벽을 까만색으로 칠해버린 것도 그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는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긴 했지만요!” 


거실의 중앙에는 철제 소재의 커피 테이블이, 창틀 아래로는 블랙 컬러 가죽 소재의 데이베드가 자리한다. “폴 키에르홀름(Poul Kjaerholm)이 디자인한 제품으로 프리츠 한센에서 구매했어요. 이 집에서 제일 아끼는 가구예요.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맨 처음 광고 사진 촬영으로 번 돈을 다 털어 이 의자와 테이블을 샀어요. 빈티지 숍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소파는 카펫 컬러와 맞춰 상큼한 블루 톤의 모직으로 새로 커버링했고요. 거실 분위기가 한결 밝아지지 않았나요?”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아트워크와 오브제 역시 마리아의 안목으로 고른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앤티크 숍, 노르드링스(Nordlings, www.nordlingsantik.com)와 부코스키스 마켓의 옥션 하우스(bukowskis.com)는 그녀가 스톡홀름에서 발견한 최고의 숍 중 하나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들러, 어떤 신제품이 들어왔는지 체크한다고. “집 안에 아트워크들이 많아 보이지만 그저 장식만을 위한 디스플레이용 작품들이 아니에요.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거든요. 가구든 사진이든, 소품이든 이 공간을 말해줄 수 있는, 사연이 있는 것들이어야죠. 소더맘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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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photographer Kristofer Johnsson
    writer Emma Love
    stylist Sasa Antic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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