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취직한 사람들 - 공간 고민 상담가 '공방'의 두 남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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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 취직한 사람들 - 공간 고민 상담가 '공방'의 두 남자

<엘르>가 만난 커리어 개척자들. 취업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취업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 말문을 여는 이들은 공간 고민 상담가 박영국, 김원일이다.

ELLE BY ELLE 2016.02.01

아름답고 실용적인 공간 고민 상담가 * 박영국, 김원일

건축학과 졸업 동기 선후배 둘이 공간 공방 미용실(美用實)을 차렸다. ‘공방’이란 이름을 선택한 건 뭐가 됐든 공간에 관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기 때문이다. 



건축설계사무소가 아닌 공간 공방을 차린 이유

김원일(이하 김) 대학에 다닐 때 대학 교육에 만족하지 못했다. 작업실 같은 걸 만들어보자 해서 초창기 멤버 여섯 명과 만든 게 미용실이다. 졸업 후에 다들 흩어지고 2인 체제로 다시 팀을 꾸렸다. 

박영국(이하 박) 작업실에 간 이유는 건축에 대해 대화할 친구가 없어서였다. 다들 대기업 건설사 취직 준비에 바빴다. 내 경우엔 취직 준비보다 설계에 관심이 더 컸다. 


미용실에서 하는 일 

건축은 여전히 도제 시스템으로 교육을 받는다. 건축사들이 일하는 회사에서 실무 경력을 쌓아야 예비건축사 자격이 생기고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 시스템을 밟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제작자’란 표현을 쓴다. 

설계부터 인테리어, 소규모 시공까지 다 하는데 규모가 작다 보니 직접 나서서 한다. 덕분에 ‘공사’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가끔 목수 일도 한다. 



미용실만의 룰

우리가 좋은 사람하고만 일을 한다. 일을 하다 클라이언트와 맞지 않아서 돈을 다 돌려준 적도 있다. 일을 시작하면 한 달 혹은 반 년 이상 걸리는데 서로 호감이 없는 상태에서 일하면 괴롭다. 그러면 작업 결과물도 잘 안 나온다. 행복을 반납하면서까지 일하진 않는다. 

우리랑 성향이 맞아야 우리가 잘한다고 평가받는 부분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김 덕분에 일이 끝나고 나서도 클라이언트와 잘 지낸다. 그 분들이 또 소개도 해 주니 영업적으로 봤을 때도 그게 더 나은 것 같다(웃음). 


미용실이 나아갈 방향 

어떤 팀 혹은 어떤 스타일의 디자인이 뜨면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린다. 뜬다는 것에 부정적이다.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되 남들이 따라갈 가치를 못 느끼게 아주 ‘저공 비행’하는 게 목표다. 너무 높이 날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아류가 생기니까 우리가 밀린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벼웠으면 좋겠다. 툭 쳐도 부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하고 싶다. 

김 미용실이란 플랫폼 안에서 우리 두 사람이 잘하는 걸 세분화해서 잘해 나가고 싶다. 훗날 박선생님, 김선생님 하고 찾아와 일을 맡기는 사람도 생길 거고 혹시 둘 중 하나가 미용실을 떠나도 유지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공간

공간적인 철학으론 집을 설계하고 고치는 일에 마음이 더 간다. 상업 공간은 화장하는 느낌이 든다.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한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도 집. 집주인의 얘기를 듣고 특징을 잡아내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재미있다. 


모두가 멀티플레이어인 세상 

못하는 걸 버리고 잘하는 것만 하자는 게 원칙이다. 멀티플레이어가 되면 좋지만 그게 안 되니 어쩌겠나. 개인마다 결핍이 있는 건데 그걸 막 채우려 시간을 쏟느니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낮춰 잘하는 것을 계속 파고드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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