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오두막에 스며든 감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외딴 오두막에 스며든 감각

이탈리아 사우스 티롤 지역의 눈 덮인 외딴 계곡에는 조각가의 농장을 개조한 아늑한 오두막이 있다. 누가 이런 곳에까지 디자인 감각이 스며 있으리라 상상했을까만 이 산장에는 영리한 디자인과 빈티지 소품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ELLE BY ELLE 2015.12.29

이탈리아 사우스 티롤의 빈슈가우에 자리 잡은 우드 캐빈. 낙엽송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처음엔 휴가용 코티지로 사용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집주인 오트마르 프레너가 뮌헨에서 이주해 살고 있다.




눈 덮인 풍경이 고요한 별장.






오트마르는 삼촌이 살았던 이 코티지를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저 휴가철 머무는 곳이 아닌 내가 살아가야 할 곳임을 깨닫게 됐어요.”




욕실은 완전한 화이트 컬러로 꾸몄다. 나무가 아닌 요소가 공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샤워 부스는 가장 간결한 형태의 유리 가림막으로 완성했다.




욕실에서 우드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히노키 스타일로 나무 욕조를 만들었고, 수납장처럼 문을 달아 내부 설비를 숨겼다.




거실의 커다란 창으로 눈 덮인 평온한 계곡 풍경이 바라다보인다. 천장에 매달린 벽난로는 Focus. 오트마르의 카시트 체어와 움(Womb) 시터는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이 디자인했다.




스위스 소나무로 패널링한 침실 한쪽에는 오트마르가 만든 크리스마스 눈꽃송이 조각상과 낡은 벽걸이 램프 그리고 바우하우스로부터 영감을 얻은 소파가 자리 잡고 있다.




직접 만든 선반에 축음기 음반들을 정돈해 놓은 엔터테인먼트 공간. 목재 애니멀 조각상 역시 집주인이 직접 만든 것으로 눈 덮인 바깥 풍경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오픈된 계단은 두 개의 공간으로 이어지는데, 하나는 창가를 향한 오트마르의 스튜디오이고 또 하나는 주방과 다이닝 룸이다.




메인 베드룸의 풍경. 느릅나무로 만든 침대와 조각 작품을 연상시키는 블랙 벽걸이 램프는 Floss. 중앙의 화이트 테이블은 라스 대리석으로 조각한 것.




통로를 지나는 작은 공간에는 집주인이 직접 만든 조각품과 여행지에서 발견한 소품들이 장식돼 있다. 프랑스제 벽걸이 시계는 150년이나 됐다.




낙엽송으로 꾸며진 다이닝 공간.




다이닝 룸에는 가구를 조각 작품처럼 생각하는 오트마르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집주인인 오트마르 프레너(Othmar Prenner)는 집 안 곳곳을 땜질하거나 뚝딱뚝딱 자르고 붙이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뮌헨에 살던 이 조각가는 워낙 다양한 재료로 실험하길 좋아하는데, 특히 나무로 오브제나 기능적인 소품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에게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언젠가부터 공간 속에 조각 작품처럼 놓인 가구들을 좋아하게 됐어요.” 어느 날 그는 작지만 우아한 소품을 만드는 일은 물론 가구를 제작하는 단계를 너머, 자신이 살 집과 공간을 직접 개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몇 년 전 오트마르는 이탈리아 북쪽 끝에 있는 사우스 티롤 지역에서도 아주 작은 도시인 빈슈가우(Vinschgau)의 낡은 농장을 구입했다. 14세기에 지어진 농장은 거실 한 개, 창고 한 개, 건초를 보관하기 위한 다락으로 이뤄져 당시의 주거 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었다. 처음엔 휴가용 별장으로 개조할 생각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빈슈가우 근처 산기슭에서 보내며 삼촌이 농장을 별장으로 사용했던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깨닫게 됐어요. 이곳은 휴가철에나 머무를 곳이 아니라 살아가야 할 곳임을 말이에요. 빈슈가우 계곡은 내게 굉장히 특별해요. 알프스 일대를 통틀어 아마 가장 훼손되지 않은 지역일 거예요.” 구입하고도 2년이 지나서야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그는 숙련된 목수인 동생 아르투르와 함께 본격적인 개조 작업을 시작했다.


“거창한 프로젝트 플랜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저 자르거나 바꾸거나 없애거나 덧붙이는 작업이 하나하나 이어졌죠.” 마침내 145m2의 기존 건물에 박공지붕을 얹은 모던한 샬레(스위스식 오두막집) 하우스가 완성됐다. 거실은 침실로 바뀌었고, 창고는 오픈된 계단을 통해 이어지는 두 곳의 작은 공간으로 개조됐다. 하나는 오트마르의 오피스 겸 스튜디오이고, 또 하나는 주방 겸 다이닝 룸이다. “아마도 우드와 석회가 이렇게 투박하면서도 편안하게 만나는 공간은 쉽게 발견할 수 없을 거예요!” 단 한 면의 석회 벽만 제외하곤 공간 전체를 나무로 둘렀지만 단조롭지 않도록 그가 평생 만들고 모아온 가구를 오브제처럼 곳곳에 배치했다. 괴짜스러운 ‘스타게이저(Stargazer)’ 체어부터 대형 우드 테이블 그리고 소중한 비닐 레코드 컬렉션이 담긴 선반에 이르기까지 편안함 속에서 상상력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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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writer Kerstin rose
    photographer Christian Schaulin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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