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모던하기 이를 데 없는 집

낡은 공장은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바바라 가로팔로를 만나 모던하기 이를 데 없는 집이 되었다.::인테리어,바바라 가로팔로,공간,모던,집,데코,엘르데코,엘르,elle.co.kr::

프로필 by ELLE 2015.11.23



모던함의 시작
한때 직물 공장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모던한 공간 분위기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펼쳐지는 바닥에서부터 뿜어져 나온다. 연한 회색의 바닥은 레진으로 코팅해 완성했다. 단층집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중이층 구조. 계단 옆의 트인 방은 미팅을 진행하는 업무 공간이다.






생기를 더한 주방
유리가 없는 창틀을 파티션으로 활용해 주방의 독립성을 지켰다. 대리석 상판이 더해진 우드 테이블은 할머니 안젤라 브루노치가 물려준 것으로 바바라가 가장 아끼는 가구 중 하나. 빨간색과 원목 소품들로 식사 시간에 아늑함을 더했다.






집 속 갤러리
원래 공장에 남아 있던 검은색 창틀을 따라 난간도 검은색으로 장식했다. 소파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리넨으로 덮어두는데, 바바라와 남편이 좋아하는 빈티지 가구들과 어우러져 마치 갤러리에 온 듯 예술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벽화 같은 수납장
여백의 미를 지향하는 공간에도 수납은 필요한 법. 바바라는 개방형 철제 캐비닛을 통해 가리는 대신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디자인의 세계
바바라의 작업실. 작은 재봉틀을 놓은 책상은 남편이 직접 만들었다. 코트용 옷걸이에는 코트 대신 작업 도구들을 걸어놓아 실용성과 인테리어 효과를 동시에 잡았다.






작은 서재
푹신한 쿠션과 인더스트리얼 풍의 조명만으로 꾸민 침실 한켠. 볕이 잘 드는 곳은 아무런 가구가 없어도 훌륭한 서재가 된다.






빛의 공간
창밖의 풍경과 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나지막한 가구로 침실을 꾸몄다. 빈티지 리넨과 블랭킷은 Beyond France. 앉아서 햇빛 쬐기 좋은 낮고 널찍한 의자는 Cappellini.




이탈리아 로마에는 아름다운 유적지는 많아도 낡은 공장 건축물은 드물다. 도시의 세련된 풍경에 투박하고 허름한 공장은 없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면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바바라 가로팔로(Barbara Garofalo)는 그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도심 근처에 자리 잡은 바바라의 집, 모던하기 그지없는 이 집은 본래 직물 공장이었다.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 낡고 오래된 공장이었는데 그녀는 한눈에 반해 바로 계약했다. 텅 빈 공장은 무엇으로든 바꿀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빈 도화지였기 때문이다. “항상 순수한 공간을 꿈꿔왔어요. 마치 텅 빈 상자와 같은 공간이요.” 그리하여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집으로 탈바꿈한 이곳에서 그녀는 아내이자 엄마로서 남편과 여덟 살 난 딸과 살고 있다. 그리고 패션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레이블인 ‘a.b’ 컬렉션도 준비하고 있다. ‘a.b’라는 이름은 이 레이블의 시초인 안젤라 브루노치(Angela Brunozzi)의 이니셜. 1902년부터 일상적인 색채, 군더더기 없는 형태의 모던한 디자인을 고수해온 안젤라 브루노치는 바바라의 할머니이기도 하다. 할머니 안젤라, 엄마 마리사를 거쳐 이제는 바바라가 ‘a.b’를 책임지고 있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디자인은 이 집과도 닮았다. 집을 채운 주 색채는 티 없이 하얀색. 여기에 회색과 검은색으로 힘을 더하고 ‘a.b’의 시그너처 컬러인 빨간색을 중간중간 활용해 차분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는데, 무엇보다 바바라는 공장의 공간 구조를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했다. 높은 천장과 많은 창문이 그 예다. 그녀는 천장이 높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계단을 배치했다. 지면에 높낮이를 만들어 중이층 구조로 분할한 것. 덕분에 같은 면적의 다른 집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데다 공간 활용성도 높아졌다. 공장에서 사용하던 검은색 프레임을 그대로 둔 창문은 여백을 많이 살린 인테리어에 중후함을 더한다.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은 덤이다. 바바라는 버릴 것 없이 간결하고도 말끔한 이 집에서 볕이 쏟아지는 침실 창가에 앉아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창밖으로 아니에네 강이 흐르는 풍경을 보다 보면 좋은 디자인이란 유행을 좇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고 덧붙였다. “누군가에게 집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면 제게 이 집은 영감을 주는 곳이에요.” 그녀의 말에 원래 공장은 낡고 더러운 곳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사실이 문득 생각났다. https://apunto.it/ 

Credit

  • writer Jo Froude
  • photographer Helenio Barbetta
  • stylist Chiara Dal Canto
  •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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