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셰프, 크리스틴 키시의 요리 전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TAR

스타 셰프, 크리스틴 키시의 요리 전쟁

젊고 아름다우며 실력까지 갖춘 미국의 차세대 스타 셰프 크리스틴 키시. 부엌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요리 전쟁. <톱 셰프>의 열 번째 승자이자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그녀가 들려주는 인생 레서피.

ELLE BY ELLE 2014.09.27

 

PROFILE
크리스틴 키시(31). 시카고에 있는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하고 8년 전에 보스턴으로 왔다. <미슐랭 가이드> 스타 셰프 기 마르탱의 레스토랑을 거쳐 미국의 유명 여성 셰프이자 레스토랑 그룹 소유주인 바버라 린치가 운영하는 ‘스터’에서 일하다가 <톱 셰프> 시즌 10에 출연해 최종 우승자가 됐다. 이후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멘톤’의 주방장으로 활약했다.

 

 

 

 

 

 

 

멘톤의 주방을 이끌던 크리스틴 키시의 모습.

 

 

 

 

 

 

 

 

MENTON

바버라 린치 그룹이 2010년 오픈한 레스토랑으로 보스턴 미식가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프랑스 요리를 기본으로 이탤리언 터치가 가미된 모던한 퀴진을 선보인다. ‘톱 셰프’ 키시가 주방장을 맡으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ADD 354 Congress St, Boston, MA 02210

 

 

 

 

 

 

 

SIENA FARMS

보스턴 근교 농장에서 친환경으로 재배된 농작물을 비롯한 최상의 품질을 지닌 제철 채소와 과일, 꽃 등을 만날 수 있는 숍. 레스토랑 ‘스터’ 바로 옆에 있어 그녀가 매일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찾던 곳이다.  
ADD 106 Waltham St, Boston, MA 02118

 

 

 

 

 

 

 

FORMAGGIO KITCHEN

1999년 문을 연 치즈 & 와인 전문 숍. ‘포마지오 키친’의 오너는 전 세계 농장들과 직거래로 제품을 수입해 오고 있다. 초콜릿, 올리브오일, 꿀과 과일 잼 등을 판매하며 선물용 피크닉 바스켓 세트가 인기 아이템.

ADD 268 Shawmut Avenu, Boston, MA 02118

 

 

 

 

 

 

 

크리스틴 키시를 ‘톱 셰프’의 길로 안내한 바버라 린치의 집에서.

 

 

칼과 불을 쓰는 전쟁터 같은 주방을 지휘하는 여성 셰프의 존재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욱이 그녀가 젊고 아름답다면! 2013년 미국 전역에 방송된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톱 셰프 Top Chef> 시즌 10 최종 우승자인 크리스틴 키시(Christine Kish). 시리즈 사상 여성 셰프로는 두 번째로 우승의 영광을 거머쥔 그녀는 방송에서 한국계 입양아임을 밝히며 모국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이후 유명 인사로 급부상한 크리스틴 키시를 만나러 보스턴으로 향했다. 그녀가 일한 레스토랑의 오너이자 멘토인 바버라 린치(Barbara Lynch)의 집에서 마주한 그녀는 방송에서처럼 쿨하고 친절하며 매력적이었다. 대학 시절 잠깐 모델로 일한 경험이 있어선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데 능숙했으며, 입양아로서의 경험과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전할 때는 더없이 진지했다.

 

왜 요리사가 되었나? 요리에 열중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 끝에 경영학과에 들어갔는데 그 결정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울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요리학교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고, 마침 그리 멀지 않은 시카고에 ‘르 코르동 블루’가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요리사가 된 것은 모두 어머니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톱 셰프> 출연은 어떤 경험이었나 당시 내가 일하고 있던 레스토랑의 오너인 바버라 린치의 추천으로 도전하게 됐는데, 촬영 기간 동안 정말 힘들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동시에 무척 재미있고 멋진 도전이었던 것도 분명하다. 우승 비결? 그건 심사위원들만 알고 있겠지(웃음). 다행히 미션마다 좋은 요리를 선보였고 매 순간 다른 상황에 최대한 적응을 잘했던 것 그리고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했던 덕분 아닐까.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한다든지, 더 멋지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방송 출연 후 달라진 점은 출연 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해야 할 듯.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준다. 지금 이렇게 <엘르> 코리아처럼 멋진 매체와 인터뷰하는 것도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요리에 대한 내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본인이 지닌 셰프로서 가장 특별한 장점은 요리를 잘하는 건 셰프의 기본 자질일 테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그게 다른 이가 만든 음식일 수도 있고, 처음 보는 예술 작품이나 새로 방문하는 도시, 우리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이기도 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들을 내가 만든 음식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스터(Stir)’와 ‘멘톤(Menton)’의 주방에서 일하며 배운 것이라면 바버라 린치의 식당에서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스터’에 자리가 났다는 소리를 듣고 바로 지원했다. ‘스터’는 10명 이내의 디너 손님만 받는 독특한 컨셉트의 레스토랑. 재료 구입부터 요리까지 모든 것을 다 했고, 손님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을 쌓았다. 반면 ‘멘톤’은 규모가 훨씬 크고 업무가 세분화돼 있어서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초보 요리사 시절 저질렀던 가장 큰 실수는 실수야 수도 없이 저질렀지만 예전의 나를 돌아봤을 때 가장 큰 실수는 열린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고가 되고 싶었고, 무엇을 하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별로 겸손하지도 못했다(웃음).

 

칼과 불을 쓰는 주방에서 ‘여성’ 셰프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여성 셰프가 그다지 놀라운 존재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어떤 셰프’인가 하는 거니까. 요리사가 원래 힘든 직업이고 주방이라는 환경 또한 매우 거칠다. 나도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일하면서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의식해 본 적은 없다.

 

좋아하거나 닮고 싶은 셰프는 바버라 린치, 다니엘 블뤼(Daniel Boulud), 가브리엘 해밀턴(Gabrielle Hamilton), 수잔느 고인(Suzanne Goin), 에릭 리퍼트(Eric Ripert).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이면서 동시에 겸손한 분들이다.

 

방송에서 한국계 입양아라는 사실과 모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방송 출연 전에는 경비가 부담이 돼서 어려웠고, ‘톱 셰프’가 된 후에는 일이 너무 바빠서. 아직 친부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는 꽤 행복하게 지내왔고 친부모를 찾아서 메워야 할 구멍 같은 것은 없으니까. 다른 입양아처럼 정체성에 대한 위기도 있었지만 나를 길러주신 현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한다. 다만 친부모님의 사진은 한 번 보고 싶다. 사람들이 엄마와 아기를 보면 서로 닮았다고 이야기하지 않나. 난 크면서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난 병원, 입양되기 전까지 있었던 시설과 고아원에도 가보고 싶다. 그곳에서 양부모를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는 매일 나를 안아주고 우유를 먹여주고 사랑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받았던 것을 나와 같은 아이들에게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 음식 투어도 계획에 들어가 있나 물론이다! 한국 음식을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 아주 좋아한다. 예전에 한국 요리 강습도 받았다. 김치와 잡채, 쌀밥을 즐겨 먹고 특히 요새는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에 빠져 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한국 방문을 그려보고 계획했는데, 아마도 곧 이뤄질 것 같다. 무척 기대된다.

 

좋아하는 취미나 놀이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제이 Z, 밴 모리슨, 폴 사이먼, 비틀스 등 장르도 다양해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골라 듣는다. 어릴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는데, 레슨을 빼먹지 않았던 걸 보면 꽤 좋아했던 것 같다.

 

최근 가장 맛있게 먹었던 요리 집에서도 요리를 즐겨 하지만 외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열광하는 음식 중 하나는 뉴욕에 있는 ‘폭 폭(Pok Pok)’이란 식당의 돼지고기 요리. 목살을 구워 얇게 썰어 내고 다양한 종류의 식초와 시트러스, 고추와 피시 소스를 곁들인 음식이다.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다.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은 복숭아, 자두 종류의 과일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날것으로 먹지 못한다. 양고기는 요리하는 것은 즐기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매우 퀄리티가 좋은 신선한 연어만 먹을 수 있다. 훈제연어는 절대 못 먹는다.

 

늘 맛있는 것들을 접하면서 매력적인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 솔직히 말하자면 타고난 것 같다. 신진대사가 왕성하다고 할까(웃음)? 늘 건강하게 먹으려는 편이지만 까다롭게 음식을 가리진 않는다. 주방에서 온종일 서서 일하는 것 자체가 체력 소모가 많은 일이라 살이 안 찌는 것 같기도. 일할 때는 따로 식사를 챙기기보다 오고가며 이것저것 집어 먹는다. 디저트 섹션에 들러서 단것도 조금 먹고, 냉장고에서 견과류 몇 종류를 덜어서 걸어 다니면서 먹기도 한다. 계속해서 음식 냄새를 맡고 간을 보기 때문에 배가 고픈지 잘 못 느낀다.

 

최근 ‘멘톤’의 주방장 자리를 그만뒀다고 들었다. 구상 중인 계획은 현재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계약상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어 미안하다(에디터의 추측으로는 머지않아 그녀를 방송에서 볼 수 있을 듯하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지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0% 확실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요리를 할 것이고 언젠가 내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열 거라는 것!

 

크리스틴 키시의 레스토랑은 어떤 요리를 선보일까 내가 만드는 음식이나 요리 스타일을 말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요리하면서 내가 늘 생각하는 점은 있다. 섬세하고 정교하며(Refine),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조율된(Perfectly uted) 음식을 만들고 싶다.

 

 

 

Keyword

Credit

    editor 김아름
    CORRESPONDENT 이치윤
    photo 민혜령,COURTESY OF BArBARA LYNCH FOUNDATION
    DESIGN 하주희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