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ADO BOOKSHELF
 
벽과 천장을 2000개가 넘는 각목을 활용해 마치 파도가 휩쓸고 있는 형상을 만들었다. 언뜻 보면 엇갈리게 교차된 나무들이 빛의 산란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새가 둥지를 짓는 건축 기법 같기도 하다. 단아하고도 차분한 나무를 활용해 공간을 화려하게 변신시킨 일본 후쿠오카 스타벅스 커피 매장의 인테리어는 건축가 켄고 쿠마가 이끄는 디자인 스튜디오 켄고 쿠마 앤 어소시에이츠(Kengo Kuma & Associates)가 ‘거대한 새 둥지’를 모티프로 디자인했다.
 
 
 
 
WALL DECO
 
에이솝(Aesop)의 모든 매장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같은 원칙을 지킨다. 고급 소재를 지향하기 보다는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분위기를 최대한 반영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변화무쌍하게 이어간다는 점. 생토노레(Saint-Honore) 256번지에 자리 잡은 이 친환경 매장은 건축가 로드니 이글레스턴(Rodney Eggleston)이 파리 아파트의 마룻바닥에서 영감을 받아 ‘반복과 축적’이라는 컨셉트로 재해석했다. 두툼한 나무판들이 초현실주의 조각 작품처럼 벽에서 빠져 나온 듯한 입체감을 완성한 공간은 따스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WOOD BLINDs
 
우드 소재를 활용해 물결치는 커튼 월을 완성한 호주 멜버른의 한 빵집. 빵바구니의 곡선에서 영감을 얻은 호주 디자인 그룹 마치 스튜디오(March Studio)의 건축가들이 합판을 엮어 벽과 천장을 덮으니 유리 커튼 월보다 훨씬 분위기 있는 공간이 완성됐다. 어떤 합판들은 선반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모든 합판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HYPNOTIC TREND
 
바르셀로나의 W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 브라보 24(Bravo 24)의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 이자벨 로페즈 빌라타(Isabel Lopez Vilalta)는 작업 당시 애매한 크기 때문에 공간 구성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고민을 거듭한 그의 해결책은 바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나무로 옷을 입히는 것. 나무를 엮어 짠 듯한 마감을 통해 나무의 직선적인 아름다움이 교차된 이곳에 들어서면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UPCYCLING DESIGN
 
브라질의 디자인 듀오 캄파나 형제(Campana Brothers)가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픽 팰리스 호텔(Olympic Palace Hotel)’을 레너베이션하기 위해 차용한 아이디어는 나무 조각을 모아 완성한 자신들의 의자 ‘파펠라(Favela)’였다. 두 형제는 로비와 레스토랑 벽과 기둥을 재활용 나무 조각과 가구 부품으로 쌓아 올렸는데 이는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좋은 예로 통한다. 마치 자석으로 된 기둥이 나무를 빨아들이는 듯한 풍경이 입체적이다. 이 호텔은 레너베이션 이후 ‘뉴 호텔 다테네(New Hotel d’Athenes)로 이름도 바꿨다.
 
 
 
 
SLENDER BOUGH
 
이스튜디오 노마다(Estudio Nomada)의 건축가들은 산티아고 드 콩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문화센터 안에 있는 A 칸티나(A Cantina) 레스토랑을 디자인하면서 자연을 실내로 들여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산티아고 지역에서 매년 나무 아래서 만찬을 즐기는 전통 축제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축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길고 가는 참나무를 활용해 거대한 나무들을 재창조한 이곳은 세련된 디자인뿐 아니라 지역 문화를 녹여 넣었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CONSTRUCTION PLAY
 
‘젠가’가 연상되는 일본 토야마의 카페 쿠레온(Cafe Kureon)의 모든 인테리어는 속이 차거나 혹은 빈 나무 블록 쌓기 기법으로 이뤄져 있다. 나무 중 가장 저렴한 미국 소나무 모듈을 상하좌우로 쌓아 올려 미로 같은 공간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켄고 쿠마 앤 어소시에이츠로 이런 기법은 쉽게 분해해 다른 모양으로 쌓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CHIC & NORDIC
 
언뜻 보기에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시키기도, 디자이너 알바 알토(Alvar Aalto)가 즐겨 사용하는 피오르드의 곡선을 떠올리게 하는 천장 디자인이 멋스럽다. 어쩌면 우드 소재를 겹겹이 덧대 만든 천장 장식은 카페 스트리츠(Caffe Streets)의 대표 메뉴인 카푸치노 거품을 형상화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결을 살린 나무를 활용해 전체 공간을 도배하고 레이어드를 통해 디자인을 더한 이곳은 나무가 가진 본성, 바로 위풍당당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