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마라톤을 완주한 최초의 여성이 탄생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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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의 마라톤을 완주한 최초의 여성이 탄생했다

탈옥범의 루트에서 영감을 얻은 기상천외한 마라톤의 정체는?

박지우 BY 박지우 2024.03.25
세계에서 가장 힘든 울트라마라톤 중 하나인 ‘바클리 마라톤’에서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탄생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40대 여성 재스민 패리스는 60시간 안에 약 160km를 주파해야 하는 극한의 레이스에서 단 1분 39초를 남겨두고 결승선에 도착했는데요. 대체 바클리 마라톤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악명 높은 레이스로 손꼽히는 걸까요?
 
바클리 마라톤은 매년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 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리는 마라톤입니다. 32km에 달하는 코스를 5바퀴 달리고,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2배가 넘는 약 18,900m의 산악지대를 오르내려야 하는 극한의 코스로 악명 높죠. 밤새도록 달리는 것은 물론, 길이 없는 땅까지 헤쳐나가야 하니까요.
 
이토록 엽기적인 마라톤은 1977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암살한 제임스 얼 레이가 인근 브러시 마운틴 주립 교도소에서 탈옥했다는 소식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습니다. 당시 레이는 수색을 피해 숲속을 50시간 이상에 걸쳐 약 19km를 질주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바클리 마라톤의 창시자 캔트렐은 "나라면 160km도 뛰겠다”며 그를 조롱했고, 바로 여기서 악명 높은 바클리 마라톤의 모든 것이 시작됐죠.
 
마라톤에 참여하는 방법 또한 녹록지 않습니다. 우선 꼭꼭 숨겨진 채 소수만 아는 이메일 주소를 찾아내 ‘바클리 마라톤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죠. 출발 시간마저 정해져 있지 않아,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보면 시작 1시간 전 나팔 소리가 이를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코스를 완주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증명하냐고요? 참가자들은 코스 중간중간 숨겨진 책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페이지를 찾아내, 각 루프를 완주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단, 루프의 위치를 알려주는 별도의 지도가 없는 만큼 오로지 기억에 의존해 완주를 해야 하죠. 이보다 불친절한 마라톤도 없을 겁니다.
 
1989년 이후 지금까지 이 혹독한 레이스를 완주한 사람은 단 20명에 불과합니다. 올해에는 재스민 패리스를 비롯해 총 5명만이 결승선을 통과했죠. 세계 최악의 마라톤에 도전할 분, 혹시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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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지우
    사진 @howiestern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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