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 쿠튀르에서 무슨일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오트 쿠튀르에서 무슨일이?

오직 오트 쿠튀르에서만 볼 수 있는 위대하고도 경이로운 이야기.

방호광 BY 방호광 2023.08.11

CHAˆTEAU CHIC 

이것이 오트 쿠튀르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이번 쿠튀르 컬렉션을 위해 파리 시내에서 2시간 남짓 떨어진 샤토, 샹티이 성으로 초대했다. “장소는 아이디어이자 상징이다”라는, 프레스 노트에 적힌 문구를 보는 순간 왜 이렇게 먼 샤토로 게스트를 초대했는지 알 것 같았다. 샤토는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과거에는 엘리트주의와 지위에 대한 상징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과거의 역사로 거기에 살아온 사람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모든 이를 위한 샤토로 존재하며 평등과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청량한 바람과 호수, 진한 풀내음과 고성에 울려 퍼지는 웅장한 선율 그리고 아름다운 76벌의 쿠튀르 피스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뭉클한 감정선을 자극하는 진정한 오트 쿠튀르의 감동을 선사했다.
 
오트 쿠튀르가 열리기 하루 전인 7월 2일 밤, 셀린느의 남성 컬렉션 쇼가 열릴 예정이었다. D-1, 7월 1일 오전 에디 슬리먼의 인스타그램에 셀린느 쇼를 취소한다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프랑스에서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건에 반발하며 시위를 넘어선 폭동이 연이어 일어난 것. 이에 안전상의 이유와 애도하는 마음으로 이번 쇼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발렌시아가, 꾸레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취소되며 쿠튀르 위크는 보다 신중하고 엄숙하게 시작됐다. 
 
 

메텔을 느껴봐

파리의 센 강이 돋보이는 레오폴드 세다르 상고르 다리에서 선보인 알라이아의 2024 S/S RTW 컬렉션. 해 질 녘의 아름다운 미장센을 배경으로 등장한 파워 우먼은 〈은하철도 999〉의 메텔이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는 메텔이 피터 뮬리에의 향수를 자극한 게 아닐는지. 쇼 시작 전 피터가 참석한 모든 이에게 직접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 그만의 순수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NAKED CASH

프런트로에서 이불 덮고 잠자기, 피에로 분장하기, 뜨개질하기 등 기상천외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쇼장의 악동 토미 캐시가 이번에는 발가벗고 장 폴 고티에의 쇼장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프런트로에 앉아 스트레칭부터 아령 들기, 단백질 먹기 등 몸짱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벗고 온 건 아니에요. 이건 지아웨이 한의 머슬 수트라고요!”
 

어부바

지난 시즌 위로, 옆으로, 뒤로, 사방팔방으로 꽂힌 입체적 튤 드레스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은 빅터 앤 롤프가 3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의 컬렉션을 재탄생시켰다. 멀티 리본부터 입체적인 슬로건, 초현실적 와이어, 러플 등 자신의 아카이브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 것. 그중에서도 새롭게 선보인 건? 바로 어부바 패션. ‘빠마’ 머리 언니 모델들은 턱시도를 입은 마네킹을 앞으로, 뒤로, 위로, 양옆으로 짊어지고 등장했다. 쇼장엔 유쾌한 웃음과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브라보, 서른 살의 빅터 앤 롤프!
 
 

내가 청바지일까?

(왼쪽부터) Jean Paul Gaultier, Valentino, Balenciaga

(왼쪽부터) Jean Paul Gaultier, Valentino, Balenciaga

청바지 같지만 청바지가 아닌 쿠튀르 데님 이펙트. 수만 개의 시드 비즈로 데님의 질감을 표현한 발렌티노부터 캔버스에 한 올 한 올 트롱프뢰유로 그린 발렌시아가 그리고 장 폴 고티에의 글리터 페인팅 팬츠까지. 데님의 무한 변신. 그냥 501 입을까?
 
 

바람의 왕자들

52번째 발렌시아가 쿠튀르에는 한 올 한 올 퍼 코트처럼 그려진 페인팅 코트부터 2만 개의 아일릿 드레스, 1964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무대에 선 모델 다니엘 슬라빅의 첫 드레스를 재탄생시켜 69세의 다니엘 슬라빅이 다시 입고 런웨이에 등장하는 등 진정성이 묻어나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발한 신상은? 바람에 날리는 코트와 머플러. 가만히 서 있어도 바람에 휘날리듯 형태를 완성시킨 것. 그 속의 비밀은 아이론으로 한 올 한 올 컬을 준 후 딱딱하게 굳혀 완성했다고. 이 시대 새로운 패션 발명품.
 
 

COUTURE QUEEN

이번 시즌 쿠튀르의 여왕은 바로 카디 비. 스키아파렐리, 발렌시아가, 장 폴 고티에, 펜디, 톰 브라운 등 많은 쇼에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다. 수많은 스타가 있지만 특별히 주목받은 이유는 그녀의 유쾌한 쇼맨십도 한몫했다. 거리에서 트월킹을 하다 튜브 톱 드레스가 내려가는가 하면, 자신의 엉덩이를 때리고 오프셋과 뜨거운 애정 행각까지! 하지만 무리한 스케줄 탓이었을까? 그녀의 쿠튀르 위크 마지막 행사였던 가우라브 굽타 쇼에는 온실처럼 뜨거웠던 쇼장에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해 야유를 받았다. 디어 쿠튀르 퀸, 다음부턴 늦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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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방호광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디지털 디자이너 장정원
    IMAXtree.com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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