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유튜브의 위상이 그저 위성 플랫폼에 머물렀던 시대는 이미 오래 전 끝났습니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트래픽은 전 세계 발생량의 절반에 가까운데요. 셀럽들도 기성 방송 출연보다 유명 유튜브 출연을 선호할 정도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유튜브 트렌드로 쏠리는 이유죠.
 
 
그럼 올 한 해 유튜브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던 동영상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의외로 셀럽이 아니었습니다. 구글코리아의 5일 발표에 따르면, 4월 공개 이후 약 8개월 동안 조회수 2538만을 달성한 건 '티타남' 채널의 '에버랜드 아마존 N년차의 멘트! 중독성 갑'이었는데요. 단 2분 30여 초의 영상에는 놀이공원의 기구 탑승 안내 멘트를 배경음악에 맞춰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직원이 담겼어요. 이 직원이 화제가 된 건 단순히 멘트를 잘 외워서가 아닙니다. 마스크 위 영혼이 가출한 듯한 눈빛 때문이었죠. 표정은 건조하지만 기구를 타는 손님들의 흥만은 한껏 돋우고 말겠다는 프로다운 모습에  '소울리스좌'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이 영상은 2022년 봄 한국을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랩을 연상시키는 멘트의 중독성부터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지는 얼굴까지, 시청자들은 영상의 다양한 포인트에 호응을 보냈죠. '소울리스좌' 김한나 씨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그는 당시 경력 4년차의 에버랜드 캐스트(아르바이트)였는데요. 인터뷰 동영상이 조회수 459만을 기록하고 퇴사 날에는 매체 취재까지 올 정도였어요. 몸 담고 있던 에버랜드부터 쿤달, 폴라포, 11번가, SK on, 티웨이항공, 이니스프리에 한국관광공사 등의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고요. 에버랜드 캐스트 업무를 마무리한 후에는 '티타남' 채널을 운영하는 마케팅 부서 소속으로 활동 중이며, 개인 유튜브 채널도 꾸렸습니다.
 
 
이후 순위도 궁금해지는데요. 먼저 2위는 '딩고 뮤직'에 올라온 '태연의 킬링보이스를 라이브로!' 영상입니다. '킬링보이스'는 딩고 뮤직이 제작하는 웹 예능으로, 아티스트의 대표곡 하이라이트를 라이브로 담는데요. 솔로 활동으로도 많은 인기곡을 냈던 태연인 터라, 해당 영상은 업로드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렀습니다. 이어 3위는 KBS의 K-pop 채널에 게재된 KBS 〈뮤직뱅크〉 8월5일자 방송 중 뉴진스의 'Attention' 원테이크 클립이었습니다. 4위는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채널의 ITZY 채령 편, 5위는 '숏박스' 채널의 11년 장기연애 커플 상황극이었군요.
 
 
한편 2022년 한국에서 최고로 인기있는 크리에이터로 꼽힌 건 '숏박스'였습니다. 이 차트는 구독자 수의 변동이 순위 선정 기준인데요. 개그맨 김원훈과 조진세가 시작, 엄지윤이 합류해 운영 중인 '숏박스' 채널은 인기 동영상 5위를 차지한 장기연애 커플 콘텐츠를 비롯해 연예부 기자, 친남매, 헌팅 등의 상황극으로 공감과 웃음을 함께 잡았다는 평을 받습니다. 현재 구독자 수는 무려 234만 명까지 올랐는데요. 내용은 물론 단순한 썸네일과 제목이 오히려 구독자들을 쉽게 끌어들인 것으로 보이네요.
 
여전히 대세인 숏폼 시장에서 유튜브 쇼츠 중 올해 가장 인기를 끈 건 '1분요리 뚝딱이형' 채널에 올라온 '한국에서 10년 산 외국인도 보고 기겁한 한국음식 1위'였습니다. 마늘보쌈을 다룬 이 쇼츠는 그야말로 핵심만 담은 설명으로 시청자들을 모았죠. 뮤직비디오 분야에서는 임영웅이 강세였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들의 블루스', '무지개' 등의 뮤직비디오를 차트 10위 안쪽에 올려 놓았거든요. 여러분은 발표된 차트에 등장한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들, 전부 알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