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바다 건너에서 온 K-패션피플의 편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LOVE&LIFE

잘 지내? 바다 건너에서 온 K-패션피플의 편지

단절된 교류 속 바다 건너 도시에서 안부를 전하는 편지가 도착했다.

ELLE BY ELLE 2021.05.14
 

FROM 

FARAWAY

 

London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쇼디치에서.컬러가 예쁜 런던 집들의 대문월드 북 데이에 삐삐롱 스타킹의 삐삐로 코스튬한 시우.
김윤미 스타일리스트 @ym_studio 
한국을 떠나 올해 12세가 된 딸 시우, 까칠한 두 여자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과 함께 런던에 온 지 1년 3개월이 조금 지났다. 
요즘 런던은 세 번째 록다운이 된 지 4개월에 접어들었다. 답답한 록다운 상황에서도 커피를 들고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치유의 시간을 보낸다. 가장 좋아하는 공원은 홀랜드 파크. 그곳에 앉아 있으면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변화가 있다면 10년 넘게 살아온 가족끼리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며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불협화음을 맞춰가는 시간들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는데 1년 넘게 지속하다 보니 예전 리듬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다시 오지 않을 짧고 굵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고 있다. 런던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 브랜드 시우시우(SIUSIU)를 딸과 함께 만들고 있다. 서울에 있는 디자이너와 샘플을 주고받으며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한국에 도착하면 격리가 끝나자마자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왔던 비의 단골 곱창집으로 달려갈 거다.
 

Los Angeles

211호 클라라, 이서방 그리고 보리 형. 그들이 떠나기 전에 함께한 마지막 피자 나이트.우리 집 테라스에서 보이는 팜 트리hollywood 사인 아래서 밤이와 함께.
김주연 프리랜스 에디터 @joo2709
LA에 도착한 건 2020년 4월 말. 사진가인 남편 곽기곤과 강아지 밤이와 왔다. 요즘 LA는 낮엔 30℃ 가까이 올라가고 밤에는 보랏빛 석양이 함께하는 날이 많아졌다. 코로나19 상황도 신속한 백신 접종으로 좋아지는 중이다. 하지만 미국 내 심각한 아시아 증오 범죄가 계속되면서 로스앤젤레스도 긴장감이 살짝 감돈다. 
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로스앤젤레스로 온 이유 중 하나가 바다다. 베니스, 샌타모니카, 맨해튼 비치 등 우리 가족은 바다라면 다 좋아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해안선과 거침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린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생긴 변화 아무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의 개인 시간을 더 존중하려고 한다. 가족 간의 거리 두기랄까. 일부러라도 방문을 닫고, 각자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위안이 된 것 이곳은 한국 밖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다. 옆집에도 또래의 한국 부부가 살았는데 바깥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같이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듣고, 닌텐도 게임을 하며 어느덧 서로의 생활에 의지가 되는 사이로 발전했다. 2021년 판 ‘LA 아리랑’을 즐겼다. 하지만 올해 초 그들에게 사정이 생겨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밤이는 아직도 옆집 문을 툭툭 두드린다. 지면을 통해 그들에게 너무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Paris

운동할 곳이 모두 문을 닫아 요즘은 친구 정원에서 운동하고 있다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매일을 함께하는 남자친구.엄마와 매일 페이스 타임을 한다. 어릴 때 아빠와 함께 할머니에게 배운 위빙을 하거나 독서를 즐기는 곳. 한국에서 출산을 준비 중인 친구를 위해 세라믹으로 만들고 있는 아기 방의 벽 장식.
티아나 모델 @tianatolstoi
한국을 떠난 이후 2019년 11월 프랑스로 돌아왔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지금은 프랑스 남부에서 남자친구와 살고 있다. 프랑스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하게 됐을 때 다시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지금 엄마는 파리, 아빠는 파리 근교, 동생은 보르도, 나는 액상 프로방스에서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나려고 노력한다. 
프랑스는 지금 2020년 10월 이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록다운이 계속되고 있다. 레스토랑과 바, 뮤지엄, 영화관 등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프랑스에 있어도 이전보다 가족과 자주 보지 못한다. 엄마와 남동생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봤고 아빠는 파리에 일하러 갔을 때 본 정도. 그럼에도 힘이 되는 것 불안하고 슬플 때마다 나를 지지해 주는 남자친구. 그리고 최근 시작한 세라믹 작업. 줄스(Jules)와 에드가르드(Edgard) 두 형제가 운영하는 세라믹 공방 아틀리에8(Atelier8)에서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거의 매일 간다. 
한국에 오면 곧장 의성으로 가서 2년 동안 못 본 할머니를 꼭 안아줄 거다. 
그리운 음식 칼국수, 삼계탕, 설렁탕, 할머니가 만드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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