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백미인 서까래와 툇마루가 아름답게 보존된 집. 문을 열면 어머니에게 선물받은 그림 아래 잘 정리된 다이닝 공간이 펼쳐진다.
마당과 맞닿은 문을 열면 부부의 침실이 자리하고 있다.
소파가 자리한 거실. 창밖으로는 ‘궁세권 뷰’가 펼쳐진다.
한옥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종이 화병. 집 안의 소품들은 데이트하며 틈틈이 모은 것들.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아래 선 집주인 최인영.
서울 광화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족히 100년 이상 된 듯한 한옥이 모여 있는 북촌 한옥마을에 다다른다. 관광객들이 몰려 있는 메인 거리에서 살짝 비껴난 고즈넉한 골목에 이미지 컨설팅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인영 커플의 신혼집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 한옥에 신혼집을 차린다는 것은 얼핏 큰 용기가 필요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유학할 당시에 살던 집들이 다 오래된 집이었어요. 시간이 켜켜이 쌓인 집에서만 받을 수 있는 영감 같은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 신혼집을 알아볼 때부터 한옥만 찾았고 4개월 동안 열 군데가 넘는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어렵게 골랐어요.” 대문에 들어서면 마당과 침실, 거실이 있는 사랑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집은 저희가 들어오기 전에는 문화재단 사무실로 쓰였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현대식으로 수리도 잘돼 있고 다른 한옥에 비해 깨끗한 상태였어요. 한옥에서 이 정도 컨디션을 찾기 쉽지 않아 바로 계약했죠!”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면 한옥의 백미인 서까래가 아름답게 노출돼 있고, 창밖으로 경복궁과 청와대의 한 부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녀는 이 집의 장점 중 하나로 ‘궁세권 뷰’를 꼽으며 웃는다. “한옥은 처마가 있어서 해가 아무리 내리쬐도 너무 덥지 않고 비가 세차게 내려도 빗물이 집 안으로 들이치지 않아요. 비 오는 날에는 문을 열어두고 빗소리를 들으며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아, 한옥에 살길 잘했다’고 느껴요.” 소담하게 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 집과 정말 잘 어울리는 안주인의 모습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