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가구박람회의 재미 포인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밀란 가구박람회의 재미 포인트

에어비앤비, 이케아, 질샌더, 이솝이 참여한 가구 디자인

ELLE BY ELLE 2017.05.19

이케아가 차린 공장 

전 세계 어느 대도시든 간에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공장지대엔 젊고 가난하지만 반짝이는 아티스트들이 모여든다. 밀란 서쪽 외곽 지역의 람브라테도 그렇다. 이 지역에서 이케아는 디자인 위크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만큼 ‘쿨’한 이케아 팩토리를 세웠다. 이 공장에서 이케아는 북유럽 디자인 브랜드 헤이(Hay), 톰 딕슨과의 협업을 공식 발표했고, 이케아의 신제품들로 각각 다른 컨셉트의 방을 꾸몄으며, 입구에선 아티스틱 몬스터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케빈 라이언(Kevin Lyons)이 직접 월 페인팅을 하질 않나, 카페와 미니 마켓까지 열렸다.

 

 

칼리코의 범상치 않은 벽지 

벽 앞에 가구를 막아 세우기엔 너무나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벽지 브랜드 칼리코는 올해도 기가 막힌 협업을 시도했다.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일러스트레이터나 회화 작가가 아닌 설치미술 예술가들을 등장시킨 것. 스내키컬처가 만든 ‘토포그래피’는 손으로 종이를 찢어 만든 3D의 등고선 무늬를 2D로 프린트해 입체감과 종이 질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BCXSY가 구현한 ‘마이크로코스모스’는 컬러를 섞은 비눗방울을 실제로 불어 터뜨려서 만든 무늬를 그대로 프린트했다. 놀랍기도 하지만 예뻐서 벽지 특유의 촌스러움에 치를 떠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알려주고 싶다. 규격 사이즈의 롤로 판매하지 않고, 소비자가 필요한 사이즈를 측정해 주문하면 국제 배송을 한다는 사실도.

 

 

큐레이트 by 에어비앤비

디자인 회사도 가구 회사도 아닌 에어비앤비는 감히 이 세계적인 규모의 디자인 행사에서 대담한 큐레이션을 시도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에게 개인적으로 수집하는 물건들을 달라고 요청해, 아주 고풍스럽고 거대한 저택에 그들의 소장품들을 전시한 것이다. 디모레 스튜디오의 온갖 앤티크들, 포르마 판타즈마의 자료조사용 돌멩이들, 마테오 순의 수채화와 드로잉들…. 전 세계에 퍼져 사는 스무 명 이상의 작가들이 자신의 집에 초대해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누군가의 집에 간다는 게 그의 취향을 엿보는 것이란 에어비앤비의 가치를 기가 막히게 잘 전달한 전시다.

 

 

 

올해 가장 바빴던 디자이너

 

넨도와 파네라이의 ‘시간의 조각’.

 

넨도 with 파네라이, 질 샌더

오키 사토가 이끄는 디자인 스튜디오 넨도는 올해 질 샌더와 <인비저블 아우트라인> 전시, 파네라이와 ‘시간의 조각’ 설치미술 작품을 내놓았다. <인비저블 아우트라인>은 볼펜으로 낙서한 듯 끊임없는 동심원을 입체적으로 설치했는데, 무의식적으로 외곽선을 따라 객체를 인지하는 인간의 경향을 꼬집어 윤곽선을 흐릿하게 해 내외부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업. ‘시간의 조각’은 16m 길이의 텅 빈 플라스틱 관을 조각조각 잘라내면서 잘라진 조각에 폴리싱, 샌드블라스트 등 시계를 진짜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톱니바퀴처럼 거쳐가면서 설치 말미에 도달하면 시계가 만들어지도록 해 인간이 시계로 시간을 분할해 온 긴 역사를 은유한다.

 

 

사빈 마르셀리스와 블록(Bloc) 스튜디오가 협업한 ‘마블 매터스’. 

 

사빈 마르셀리스 with 이솝, 프레임, 놀

떠오르는 신예 사빈 마르셀리스는 올해 무려 9개의 전시에 초대됐다. 그녀 특유의 컬러플한 레진 작업은 집이나 상업 공간 어디에도 잘 어울려 2017 <엘르 데코> 코리아 봄/여름호에서도 주목했듯이 전 세계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그녀와 함께하길 원했다. 놀에서는 <건축적인 패널> 전시를, 프레임과는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새 호텔 룸메이트 로비와 이솝 매장을 꾸미는 전시를 진행했다.

 

 


하이메이욘이 디자인한 러그는 니나 마르키아에서 나왔다.

 

하이메 아욘 with 케사르 스톤, 니나 마르키아, 프리츠 한센

하이메 아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동시에 가장 활기가 넘치고 가장 수다스런 디자이너다. 올해도 그의 유쾌한 성격과 지치지 않는 상상력이 빛을 발한 전시들은 여기저기서 수많은 관람객을 모았다. 프리츠 한센은 ‘프리츠 호텔’을 컨셉트로 부티크 호텔 로비 같은 공간을 하이메와 함께 꾸몄고, 니나 마르키아는 하이메의 낙서장 한 장을 쭉 찢어 만든 것 같은 러그 컬렉션을 내놓았다. 케사르 스톤은 서커스를 주제로 하이메 특유의 현란한 이미지들을 이용해 공간 인스톨레이션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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